핀테크 업체들의 등장으로 금융권의 최대 경쟁처는 모바일 뱅킹이다. 은행들은 사용자들을 유입하는 동시에, 이탈 사용자를 최소화화 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모바일 뱅킹 사용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어떤 것 때문에 이탈하는지, 특정 구간에서 어떤 사용패턴을 보이는지 파악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국내 A 증권사는 비대면 계좌 개설과 관련해 사용자들의 앱 사용행태 분석에 나섰다. 이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통계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사용자들은 본인인증 과정, 휴대폰 공인인증서 과정, 신분증 촬영 단계에서 앱을 종료했다.

이 증권사는 심층적인 분석하기 위해 프로세스 마이닝 기법을 사용했다. 분석 결과, 기존 통계 기반에서는 알 수 없던 사용자들의 특이한 앱사용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꽤 많은 사용자들이 ‘계좌개설신청’ 단계에서 이전 단계인 ‘상품선택’ 단계로 되돌아가는 것을 파악했다. 계좌개설 단계에서도 약관동의 단계로 되돌아가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즉 일부 사용자들은 비대면 계좌개설에서 비주요 항목인 상품선택에 시간을 많이 들이고, 약관동의 단계에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 증권사는 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절차를 간소화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변경했다.

A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 개설 관련 사용자들의 앱 사용행태 분석. 위는 기존 통계 기반의 분석. 아래는 프로세스 마이닝을 통한 분석. (자료=퍼즐데이터)

김영일 퍼즐데이터 대표는 “금융사는 사용자 앱 이용 데이터를 활용해 전체 프로세스를 도출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앱 프로세스와 UI를 개선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사용자 경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데이터로 읽어내는 것이 ‘프로세스 마이닝’

A 증권사의 분석에 활용된 기술은 ‘프로세스 마이닝’이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시스템 이벤트 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세스 맵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흔히 기업들이 업무 프로세스 혁신(PI)을 할 때 쓰인다.

과거에는 PI를 위해 컨설턴트가 직접 투입되어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을 관찰해 현재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수작업 프로세스 진단은 개개인의 업무 특성을 살펴 볼 수 없으며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프로세스 마이닝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프로세스를 자동으로 분석해준다. 업무 시 기록되는 이벤트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현재 업무 프로세스를 만든다.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도식화하며 반복되는 구간이나 지체 구간을 알아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프로세스 마이닝 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이벤트 로그를 추출하는 것이 필수다. 이때 꼭 필요한 데이터는 케이스 아이디, 액티비티, 타임 스탬프로 세 가지다. (자료=퍼즐데이터)

프로세스 마이닝 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이벤트 로그를 추출하는 것이 필수다. 이때 꼭 필요한 데이터는 케이스 아이디, 액티비티, 타임 스탬프로 세 가지다.

케이스 아이디의 경우 ‘대상’이 된다. 은행이라면 회원번호, 물류회사라면 송장번호, 공장이라면 제조생산번호가 해당된다. 액티비티는 ‘행동’ 분류를 말하는데 은행이라면 접수나 창구업무, 일반 회사라면 회의가 해당된다. 타임스탬프는 ‘시간’이다. 여기에 더 구체적인 데이터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면, 이벤트 로그를 추가하면 된다.

김영일 대표는 “프로세스 마이닝은 데이터로 사람들의 업무, 행동 등을 찾아낸다. 이를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만들고 재설계하는 과정을 반복해 업무 과정, 고객경험 등을 혁신할 수 있다”며 ”또 비효율에 대한 원인 분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환자들 내원부터 귀가 과정도 ‘프로세스 마이닝’으로

재밌는 사례가 또 있다. 병원에서 환자들의 진료 과정에도 프로세스 마이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병원에 가면 사람이 많은 것과 상관없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구간이 있다. 일반적으로 진료나 엑스레이 촬영 등은 오래 걸리는 반면, 진료접수나 예약, 수납은 빠르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데이터’다. 병원에는 환자들이 내원해 접수, 진료, 검사, 수술, 퇴원까지 일련의 기록이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수납할 때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사람들이 몰리는 구간은 어디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절차를 바꿔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다.

왼쪽은 병원이 만든 진료 과정 도식화. 오른쪽은 프로세스 마이닝이 만든 도식화. (자료=퍼즐데이터)

실제로 B병원 2712명 환자들의 약 3만 건의 이벤트 로그를 분석한 결과, 264건의 서로 다른 프로세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병원은 프로세스 마이닝 기술을 활용해 환자 대기시간 지연 분석했고 병동별, 진료과별 업무시간을 개선했다.

김영일 대표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데이터로 찾아야 한다”며 “인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황에 맞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프로세스 마이닝”이라고 전했다.

게임이나 유통 분야도 마찬가지다. 게임사의 경우 아이템 구매 등 특정행동 구간에 대한 패턴,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쇼핑객의 동선, 행동패턴, 빈도를 파악할 수 있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다양한 상황, 업무 등의 프로세스를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퍼즐 데이터에 따르면 병원, 게임회사, 공장, 은행 등 프로세스 마이닝 적용 산업군은 최근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김영일 대표는 “프로세스 마이닝은 디지털로 만든 프로세스 맵으로, 디지털 혁신의 가장 기본”이라며 “사용자 경험 또한 편의성, 효율성이 만족되지 못하면 사용자들은 떠날 수 밖에 없다. 프로세스 마이닝에 대한 수요가 전 산업군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