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화장품, 써보고 구매하는 앱 출시

화장품 종류는 워낙 많지만 그 중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사람마다 피부톤과 특성이 다르기에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특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기자 같은 사람한테 저런 말을 해도 뭔 소린지 모른다. 화장품은 스킨, 로션이 전부 아닌가. 내 피부는 중성일까 지성일까 건성일까 민감성일까 복합성일까. 13호, 21호, 23호는 인조인간 번호인가.

기자의 여성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20대 여성 지인 A씨는 화장품을 구매할 때 먼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것이다 보니 매장에서 직접 써보고, 경험한 제품을 구매한다는 설명이다.

40대 여성 지인 B씨는 화장품의 성분표를 보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인지 검토하고 구매한다고 한다. 브랜드 신뢰도나 지인 추천, 온라인 리뷰를 새로운 제품 구매에 참고하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피부 타입이 다 달라서 매번 맞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온라인에 구현한 ‘체험’

나에게 맞는 화장품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해서 구매 실패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이들을 고객으로 겨냥하여 지난 6월 1일 론칭한 앱이 있다. 제주지역 뷰티 스타트업 컴짱이 개발한 화장품 체험앱 ‘피부컨설팅 피팅’이다. 피팅을 이용하는 고객은 온라인 주문으로 약 7회 사용할 수 있는 샘플을 무료로 받아 직접 써볼 수 있다. 마음에 든다면 할인된 가격으로 사용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앱에 들어가서 ‘샘플’로 받아보고 싶은 제품을 선택하고 주문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은 없다. 물론 택배비가 공짜는 아닌데 이건 업체가 부담한다.

실제 사용해 본 제품이 마음에 든다면 사용자는 리뷰 작성 후 그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 때 피팅은 고객에게 10~3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한다.

이렇게 노출되는 여러 제품 중에 하나를 고르면 된다. 기자는 치약 샘플을 주문했다.

피팅에는 현재 약 20개 업체의 60여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제주 창업 기업답게 제주도에서 인증 받은 특화 화장품 업체가 우선 입점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코리아나화장품 등의 업체가 신규 입점 예정이며 매주 10~12개씩 판매 카테고리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체리피킹’을 막는 방법

누군가는 혹할 수 있겠다. 7회 사용 가능한 화장품 샘플을 피팅을 통해 계속해서 공짜로 받아쓴다면 화장품을 굳이 사서 쓸 이유가 없지 않은가. 아쉽게도 체리피킹 사용자를 막기 위한 여러 장치들은 마련돼 있다.

첫 번째로 고객은 피팅에서 ‘무제한’으로 화장품 샘플을 받아 챙길 수 없다. 한 번에 하나의 샘플만 배송할 수 있으며, 두 번째 샘플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배송 상품의 ‘리뷰’를 필수로 작성해야 한다. 동일한 샘플을 추가 요청하기 위해서는 60일 이후부터 가능한데, 이 또한 체리피킹을 막기 위한 장치다.

기자에게 노출된 추가 샘플 배송 불가 안내 배너. 피팅은 샘플 배송 신청을 선물이라 부른다.

여기에 더해 피팅은 ‘포인트제’를 운영한다. 정해진 포인트 안에서만 샘플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한 것이다. 예컨대 피팅에 처음 가입을 하면 지급 받는 것이 1000포인트다. 샘플 하나를 배송 요청하면 한 번에 700포인트가 차감된다. 이후 피팅 사용자는 더 많은 샘플을 지급받기 위해서 하루 최대 10회 가능한 출석체크((최초 3회 20포인트, 4~10회 10포인트 지급), 친구 추천(500포인트 지급) 등을 통해 포인트를 모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피팅은 아무나 이용할 수 없는 ‘폐쇄형 멤버십’으로 운영한다. 6월 30일까지는 아무나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먼저 가입한 사람의 추천을 받아야만 피팅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재석 컴짱 대표는 “체리피커를 막기 위해서 폐쇄형 네트워크로 앱을 구성한 것”이라며 “이와 함께 지인 추천으로 앱 가입을 유도한다면 어느 정도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에 이탈률이 적은 것을 사전 테스트를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뭐 먹고 살까

피팅의 수익모델은 크게 두 개다. 하나는 ‘수수료’. 샘플을 구매한 고객이 제품이 맘에 들어 실제 구매까지 이어진다면 발생하는 판매금액의 중개 수수료를 입점 업체로부터 받는다. 피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10~30% 상당의 제품 할인 쿠폰 또한 입점 업체와 분담해서 진행하는 마케팅 비용이다.

두 번째 수익모델은 ‘광고’다. 피팅 사용자는 앱에서 상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광고를 만나게 되는데 이게 다 업체의 수익과 연결된다. 피팅은 입점 업체로부터 고객에게 전달할 샘플 화장품을 공급받는 대신 앱 광고를 무료로 제공해주기도 한다. 고객이 더 많은 샘플을 받는 과정에서 자연히 쌓이는 ‘리뷰’ 또한 추후 피팅 입점 업체가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자산이 될 수 있다.

피팅은 회원 가입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피부 특성’과 ‘파운데이션 넘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개개인에게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앱에 포함하고자 R&D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나에게 맞는 화장품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화장품을 구매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고객이 원하는 화장품 샘플을 구매 전에 사용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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