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기반 패션 플랫폼 ‘브랜디’가 동대문 패션 상품을 당일 또는 새벽에 받을 수 있는 ‘하루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이제 브랜디에는 오늘 오전 8시까지 주문하면 오늘 오후 8시까지, 오늘 오후 9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새벽 7시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 카테고리가 추가된다. 이로써 본격적인 동대문 패션 당일배송 시대가 열린다는 평가다.

동대문 하루 배송의 의미

동대문 패션 시장은 종전, 사실 지금도 D+2일 배송이 완성형이다. 고객 주문 후 사입 구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오늘 들어온 고객 주문을 사입자가 오늘 밤 동대문 새벽시장에 방문하여 매입하고, 그렇게 가지고 온 여러 상품을 물류센터에서 분류, 포장해서 고객에게 택배 출고하는 구조인데 여기까지 D+1일이 걸린다. 택배는 허브앤스포크가 기본형이기 때문에 여기에 하루가 더 붙는다. 그렇기에 고객은 동대문 패션 상품을 아무리 빨라도 주문 시점 기준 D+2일에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 동대문 업계에선 ‘사입 실패’라고 불리는 도매상 재고 결품 문제가 겹쳐져 실질적인 배송일은 더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브랜디는 지난해 2월 동대문 상품 당일출고 서비스 ‘오늘 출발’을 시작하면서 이 문제를 풀었다. 기존 주문후 사입 구조를 ‘주문전 사입’으로 바꾸는 방식을 통해서다. 브랜디가 운영하는 물류센터에 동대문 패션 상품 재고를 선입고하여 익일 배송의 속도를 만들었다.

이렇게 한다면 최종 고객까지 D+1일의 속도를 만들 수는 있지만 판매 실패로 인해 생기는 사장 재고를 업체가 가져가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브랜디는 사장 재고의 문제를 매일 거래되는 수만 개의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 예측’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여 해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디에 따르면 현재 2200평 규모 동대문 풀필먼트 센터 내 전체 물량의 20%를 선매입하고 있고, 재고회전기간은 약 4일이다.





브랜디 동대문 풀필먼트센터가 입지한 맥스타일 상가 모습. 바로 옆이 동대문 도매상가 거리의 시작점이다.

연결이 만드는 물류 타임라인

이로써 브랜디는 크게 세 개의 배송 타임라인을 갖게 된다. 하나는 오후 2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내일 보내주는 ‘오늘 출발’. 이건 브랜디가 원래부터 했던 것이다. 창고 안에서의 물류 운영은 브랜디가 맡고, 물류센터 출고 이후 고객 전달까지 과정은 우체국 택배와 협력한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는 “(오늘 출발이든, 저녁 도착이든, 새벽 도착이든) 상품 카테고리별로 배송 타임라인을 구분하여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요예측 알고리즘 기반으로 선입고 시켜놓은 모든 상품이 대상이며, 고객 입장에서 가격과 상관없이 어떤 상품이든 두 개 이상 주문하면 저녁 도착과 새벽 도착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운영하던 오늘 출발은 한 상품만 구매해도 받을 수 있는 물류 서비스”라 설명했다.

① 저녁 도착 – 체인로지스 협업

여기에 이번에 새로 추가된 것이 두 개다. 첫 번째는 오전 8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저녁 8시까지 받을 수 있는 ‘저녁 도착’이다. 동대문 상품을 브랜디 물류센터에 재고로 선매입하는 구조는 ‘오늘 출발’과 같다. 하지만 ‘택배’는 허브앤스포크 구조의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D+0 배송이 어렵다.

브랜디는 이를 이륜차 당일, 시간배송 업체 ‘체인로지스’와 협업하여 풀었다. 체인로지스는 여러 등록 고객사의 화물을 도심 물류센터에 당일 집하해 규모의 경제를 만든다. 이륜차 배송기사는 그렇게 모인 여러 물량을 한 번에 실어 나름으로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브랜디의 동대문 패션 상품 같은 경우 부피, 무게가 작아서 통상 한 명의 기사가 30개 정도의 상품을, 최대 50개까지 실어나를 수 있다는 체인로지스측 설명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다. 오전 8시까지 브랜디에 고객 주문이 들어온다. 이렇게 들어온 주문건에 해당하는 상품을 체인로지스 1톤 화물 픽업기사가 오전 11시까지 브랜디 동대문 물류센터에 방문하여 픽업(집하)한다. 픽업한 여러 상품은 체인로지스 용산 물류센터로 이동한다. 이렇게 모인 상품들을 40여명 상당의 체인로지스 이륜차 기사에게 분배하여 오후 1시 출고하여 최종 고객까지 배송을 마무리 한다. 통상 출발 시점 기준으로 평균 2시간 30분 안에는 배송이 완료된다는 체인로지스측 설명이다. 혹여 오후 1시에 미출고된 물량이 있다면 오후 5시에 추가 회차 배송을 가기 때문에 오후 8시까지 배송을 마무리할 수 있는 구조다.

체인로지스 관계자는 “브랜디의 저녁 도착은 고객의 내일 아닌 ‘오늘 뭐 입지?’라는 질문을 완성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브랜디 입장에선 (물류비 측면에서)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인데, 그런 투자를 감행하더라도 고객을 더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특히 뒷단인 풀필먼트의 선입고 구조와 빠른 피킹, 패킹이 없었다면 이어지는 당일배송이든, 새벽배송이든 작동할 수가 없는데 브랜디 풀필먼트 조직 ‘헬피’의 능력이 발현된 모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했다.

② 새벽 도착 – 팀프레시 협업

마지막 하나는 오후 9시 이전까지 브랜디에서 주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익일 새벽 7시까지 배송해주는 ‘새벽 도착’ 서비스다. 이 또한 동대문 상품을 브랜디 물류센터에 재고로 선매입하는 구조는 같다.

하지만 이후 배송망은 택배가 아닌 새벽배송 전문업체 ‘팀프레시’와 협력하여 진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팀프레시는 신선식품 카테고리에 집중하여 콜드체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특화해서 제공해주는 업체다. 갑자기 상온 상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무엇인가 싶을 수도 있겠다.

이에 대해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는 “팀프레시는 앞으로도 신선식품과 콜드체인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신선식품 카테고리가 가장 다루기 어려워서인데, 이 분야에서 역량을 쌓는다면 자연스럽게 향후 상온상품 물류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은 현재 팀프레시를 이용하는 고객사가 200여개인데 이들이 판매하는 상품 포트폴리오에 자연스럽게 상온 상품이 추가됐다. 고객사 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상온 상품도 새벽배송 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브랜디와 팀프레시의 구체적인 협업 방법은 이렇다. 브랜디 새벽 도착 주문 마감 시간인 오후 9시 이후 팀프레시 간선차량이 브랜디 물류센터에 방문한다. 각 차량은 수거한 상품을 일산, 수원, 하남에 있는 팀프레시 분류터미널로 이동시킨다. 이곳에서 브랜디뿐만 아니라 여러 업체의 상품들을 한데 모아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물류비를 절감하고, 최종 고객에게 팀프레시의 새벽배송 공유망을 통해 전달하는 구조다.

이 대표는 “아직 초기 단계라 어느 정도 물량이 나올지 예측이 되지 않아서 주문마감 시간을 오후 9시로 잡았지만 더 늘릴 수 있는 여지는 있다”며 “팀프레시 앞단의 포장이 포함된 창고 운영은 브랜디가 직접하고, 그 다음 배송단은 우리뿐만 아니라 택배와 체인로지스 당일배송으로 지원하는 구조”라 설명했다.

동대문 배송이 빨라지는 이유

브랜디는 점점 더 빠른 배송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2019년 2월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동대문 패션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0년 5월 26일 오늘부터는 오늘 주문하면 오늘 받거나 내일 새벽에 받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브랜디가 배송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드는 이유는 고객이 원했기 때문이다. 서정민 브랜디 대표는 “남성들은 조금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여성 고객들은 내일 뭐 입을까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며 “내일 할 일이 데이트냐, 회사 미팅이냐, 혹은 날씨에 따라서 옷을 바꿔 입는사람들이 많은데 내일 뭐 입을지 고민을 해도 오늘 온라인에서 옷을 사서 내일 받아 입을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다. 그래서 퇴근하고 오후 9시 전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7시까지 문고리에 걸어진 옷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든 것”이라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