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는 고객의 쇼핑 동선을 분석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타겟이나 코스트코 등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서 어느 위치의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분석한 다음 마케팅에 활용한다.  지그재그는 여기에 주목했다. 그리고 가능성을 봤다.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온라인 쇼핑 구매 패턴과 매칭하면 유의미한 데이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서정훈 지그재그 대표는 13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이커머스 비즈니스 인사이트 2020에서 패션 커머스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오프라인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객 입장에서 나에게 맞는 쇼핑몰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보급 초기 시절인 지난 2014년에는 모바일 온라인 쇼핑이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았다. PC 기반의 온라인 쇼핑은 포털 광고 외에는 맞춤형 쇼핑몰을 찾는 어려움이 있다.

고충은 판매자에게도 있었다. 자사 상품에 맞는 고객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포털 등에 온라인 광고를 해도 타겟팅이 되지 않기 때문에, 광고비용 대비 판매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다.

서정훈 대표는 “오프라인의 문제점은 30개의 점포가 있다고 하면, 그 중 고객의 마음에 드는 곳은 두 세 개밖에 안된다. 고객은 마음에 드는 두 세곳을 찾기 위해 수많은 점포를 들러야 한다”며 “오프라인 점포 또한 다양성을 가진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훈 지그재그 대표

여기서 힌트를 얻은 서 대표는 파편화된 여성 온라인 쇼핑몰 4000곳을 하나의 앱에 모은 ‘지그재그’를 2015년 6월 오픈했다. 방점은 데이터에 뒀다. 데이터 회사가 되어야 고객 패턴을 분석하고, 판매율을 올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지그재그는 오프라인 경험과 유사한 사용자경험(UX)을 구성했다. 지그재그가 앱 내 사용자 동선 데이터를 트래킹한 결과, 가장 많이 접속하는 곳은 ‘즐겨찾기’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전반적으로 앱을 둘러보다가, 결과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쇼핑몰을 등록한 즐겨찾기에만 찾아가는 동선을 알게 됐다. 데이터와 사용자경험(UX)에 집중한 결과다.

지그재그의 다음 고민은 수익화였다. 서 대표는 “이 시장에서 광고 시스템을 만들고 수익화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털어놨다. 그는 회사의 가치를 고민했을 때 고객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상점을 연결하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에서 광고 서비스를 오픈하면 사용자경험(UX)을 해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그재그도 고민이 깊었다.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광고 거부감을 덜어낼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광고’를 만들었다.





지그재그는 두 가지에 중점을 뒀다. 먼저 기존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16개의 세그먼트를 활용했다. 옷 스타일, 연령대 등으로 나뉜 16개의 세그먼트로 판매자와 고객을 매칭했다. 고객이 앱에 들어왔을 때 A영역의 고객은 A셀러들이 파는 상품을 위주로 보여줬다. 만약 상품이 잘 나가지 않는다면 자동적으로 상품을 교체한다.

서 대표는 “자리만 내주는 기존 광고 시스템과는 차별점을 뒀다”며 “고객들 입장에서 맞춤형 광고를 볼 수 있고,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마음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그재그는 지난해 가을 통합 결제 서비스 ‘Z결제’도 선보였다. 여러 쇼핑몰을 한 앱에서 볼 수 있도록 한 만큼, 통합된 결제 시스템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 현재 거래액 90%가 Z결제에서 이뤄진다. 덕분에 지금은 구매 데이터까지 알 수 있다.

지그재그는 누적 거래액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월 방문자수는 약 31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0억원 규모로, 올해는 이보다 증가한 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서 대표는 “지그재그는 보기에 단순하다. 심플하고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판매자들을 위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가치 제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판매자들에게는 높은 매출을 안겨주기 위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서 대표는 데이터를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를 보지 않는 서비스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지그재그도 서비스 초기, 데이터 수집이 안되는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문제를 파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데이터상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