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이 약 25년 만에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기존 메인프레임 기반의 주전산시스템을 x86 기반의 리눅스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계정계를 x86과 리눅스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전통적인 은행권에서 보기 힘든 파격적인 행보다.

제주은행은 이번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해 분리발주를 했다. 인프라 작업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DS가 맡고, 전체적인 시스템통합(SI) 작업은 LG CNS가 맡는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 기간은 올해 7월부터 내년 12월까지다.

현재 제주은행의 주전산시스템은 메인프레임 기반의 코볼(COBOL) 언어로 이뤄졌는데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자바 기반으로 전환된다. 서버는 HP의 x86계열을 도입한다. 계정계는 인텔 CPU 모델 8256 버전 이상을 고려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계정계에 x86서버와 리눅스를 들이는 것은 파격적인 행보다. 물론 많은 은행들이 정보계나 채널계 등에 리눅스를 도입하고 있으나, 계정계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은행들이 유닉스에서 리눅스(U2L)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과 달리, 메인프레임에서 곧바로 리눅스로 전환하는 M2L(M/F to Linux) 첫 사례다.

가장 먼저 계정계에 x86서버와 리눅스를 도입한 곳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개발초기부터 계정계를 포함한 전 은행 시스템에 x86서버, 리눅스를 도입하며 금융권의 공식을 깼다. 비용이 효율적이고 클라우드에 유연하게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현재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 검토하고 있다. 제주은행도 주전산기를 메인프레임에서 리눅스 기반으로 전환하는 만큼 유연한 클라우드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은행은 델EMC의 클라우드 기술과 스토리지 장비를 들인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버는 12대를 사용한다. 테스트 데이터베이스(DB)와 개발DB, 재해복구(DR) 부분도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다.

스토리지는 22TB 이상 규모 2대, 개발 테스트 대상 2대, 네트워크결합스토리지 2대, 백업 대상 스토리지 2대 등 총 8대를 구축한다. 스토리지 네트워크 스위치는 6대 도입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장비인 스위치는 시스코 제품 10대를 들인다. L3스위치, 개발 테스트 L2 스위치, L4스위치 등이 포함된다.

보안은 시큐아이의 방화벽 장비를 채택했다. 운영을 위한 방화벽 장비 2대, 테스트 장비 1대를 구축한다. 이밖에 백업은 퀀텀 장비, 공유볼륨을 위한 운영, DR은 베리타스의 장비를 사용한다.

아울러 지난해 말 제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계획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제주은행이 신한은행의 계정계, 정보계, 채널, 단위 시스템을 복제하는 모델기반개발(MDD)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봤다. 제주은행이 신한금융그룹 소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제주은행은 계정계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신한DS 관계자는 “대규모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의 시스템 크기 차이를 고려했다”며 “계정계를 제외한 정보계 등을 복제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제주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전환은 시스템 도입 이후 약 25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진다. 신한DS 관계자는 “제주은행은 은출범 초창기부터 메인프레임을 써왔다”며 “사실상 처음으로 계정계 시스템을 전환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