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네이버에 위기일까 기회일까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는 네이버의 모습은 양면적이다.  기업들의 마케팅 비용 절감이 실적악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지, 비대면 문화 확산이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도 엿보인다.

23일 발표된 네이버의 2020년 1분기 실적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네이버의 1분기 연결 매출은 1조73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4.6% 증가한 수치다.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4%, 전분기 대비로는 27.7% 증가한 2,215억 원이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쇼핑 사업부문의 매출 확대, 네이버페이와 웹툰의 성장이 이와 같은 실적을 이끌었다. 그러나 3월부터 광고 실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두운 광고 시장 전망, 해결책은?

1분기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지만 경기악화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2분기 이후부터는 전망이 어둡다. 특히 경기침체 시기에는 기업들이 비용절감에 나서기 때문에 광고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광고와 검색광고는 네이버에서 가장 중요한 매출원이다.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3월부터 영화, 서비스, 유통, 금융 등 주요 업종의 광고가 감소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2분기부터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네이버는 이와 같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성과형 광고’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네이버는 보장형 광고가 많았다. 보장형 광고는 네이버가 일정 금액의 광고비를 받은 후 보장된 만큼 광고를 노출시켜주는 방식이고, 성과형 광고는 조회수 등에 비례해서 광고비를 받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스마트 채널’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광고판을 내달 선보일 예정인데, 기존의 보장형 광고와 함께 성과형 광고도 적용할 방침이다. 스마트 채널 광고는 네이버 모바일 앱의 최상단에 노출된다.

이는 지난 해 카카오가 선보인 광고채널인 ‘톡보드’와 유사한 전략으로 보인다. 톡보드는 카카오톡 채팅목록 맨 위에 광고를 보여주는 것으로 최근 카카오의 실적향상을 이끌고 있다. 네이버 모바일 역시 카카오톡 못지 않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채널의 광고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과형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깃팅 역량이다. 최소한의 노출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관심사 정보를 반영해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범주에서 타깃팅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테스트하고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택트 시대에 거는 기대

광고 매출은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겠지만, 네이버가 광고에만 의존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 이외의 비즈니스는 오히려 코로나19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쇼핑이다.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했다. 판매자들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성숙 대표는 “스마트 스토어 사장님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매출을 향상시키고 고객을 잡아들 수 있는 툴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에게 쇼핑은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가 아니다. 쇼핑은 금융사업을 견인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분사시켜 네이버파이낸셜이라는 핀테크 회사를 설립했는데, 네이버페이 확산의 1등 공신이 쇼핑이다. 쇼핑 호조로 인해 네이버페이 1분기 거래액이 5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협업 서비스인 라인웍스에 대한 기대도 크다. 화상통화와 같은 기능은 코로나19로 인해 이용건수가 약30배가까이 늘었다. 네이버는 최근 라인웍스를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용자, 중소상공인, 창작자들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서비스, 인프라, 기술 등을 활용한 지원을 다각도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가·사회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준비해 온 기술과 서비스 역량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와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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