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망분리 원칙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리적인 망분리 환경으로 인해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토로다.

네이버, 카카오 등 약 190여개 회원사를 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최근 입장자료를 내고 망분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기협은 “망분리 정책 개선과 합리적 변화는 기존 금융·전자금융 회사 모두 희망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히며 아쉬움을 표했다.

현행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사업자(핀테크 기업)는 해킹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전산센터에 물리적 망분리를 해야한다. 또 영업점이나 내부 업무용 시스템도 외부 통신망(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

인터넷 기업들은 망분리 규정이 핀테크, 오픈뱅킹 등 혁신금융서비스에 적합하지 않은 개발환경이라고 비판한다. 혁신적인 핀테크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오가는 인터넷 인프라 환경이 필수적인데 망분리 환경으로 인해 데이터, 오픈소스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인기협은 보안을 위한 망분리 원칙을 유지하되 개인정보와 같은 중요한 정보를 처리하지 않는 업무에는 망분리 예외 규정을 두자고 주장하고 있다. 각 기업들이 최신 보안기술을 자율적으로 활용해 해킹 등 위협에 대처하고, 만약 해킹사고가 일어났다면 해당 기업에 더 무거운 책임을 묻자는 것이다.

이같은 제언은 역시 망분리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다. 망분리 환경이 서비스 개발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최근 IT기술이나 오픈소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행 망분리 규제의 경우 급변하는 기술개발 환경에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업체들의 구체적인 피해사례도 나오고 있다.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9월 진행된 ‘핀테크 산업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 망분리로 인한 직접적 피해를 공개했다.

토스는 망분리로 인해 자사 개발자들의 업무 생산성이 50% 이상 하락하고, 관련 비용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클라우드, 오픈소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을뿐더러 재택근무, 원격근무와 같은 스마트워크 활용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핀테크도 금융 서비스인 만큼 강력한 보안을 위해선 망분리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핀테크도 결국 국민들이 사용하는 금융 서비스인 만큼 보안사고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핀테크 사업자가 요구하는 수준의 개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업계와 관련부처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