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문송한 나, 데이터 분석가가 될 수 있을까?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년전 쯤 컴퓨터 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겠다는 생각이었다. 대학교에서 인문학을 전공해 문송(?)했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면 정보화 시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00정보처리학원에서 C# 수업을 들었다.

그러나 많은 실망을 했다. 수업은 형식적으로 이뤄졌고, 주어진 예제를 따라하는데 급급했다. 솔직히 강사가 실력이 있는 분인지 많이 의심스러웠다. 이론만 알고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분 같았다. 그 학원에 몇 개월 다녔지만 결국 나는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최근 20년 전 나와 같은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프로그래밍이나 데이터분석과 같은 기술을 습득하려는 비전공자들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직업이 무엇이든 코딩이나 데이터분석과 같은 기술을 다룰 줄 알아야 경쟁력이 있다고들 한다.

그럼 어디서 배워야 할까? 20년전 내가 다닌 학원과 같은 교육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현장에서 경험을 풍부히 쌓은 강사가 비전공자나 초보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야 하고, 과정을 이수하면 초보적인 단계라도 실무에 적용해볼 정도의 실력은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오늘 바스리에서 소개할 DS스쿨은 이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시작된 스타트업이다. 얼핏 보면 전통적인 학원과 다르지 않지만, 기존 학원과 전혀 다른 강사진과 커리큘럼으로 무장했다고 자부한다.

2017년 설립된 DS스쿨은 데이터사이언스 전문 교육기관을 표방하고 있다. 수학이나 프로그래밍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의 기본 개념을 익히며 데이터 분석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DS스쿨이 자랑하는 것은 강사진이다. 국내외 기업에서 실제 데이터 분석 업무를 담당하던 전문가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DS스쿨의 대표 강사인 강성희 이사는 게임회사와 네이버 등에서 직접 데이터분석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DS스쿨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그는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멘토이기도 했다.

강 이사는 “강사님을 모실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현장에서 충분한 경험이 있는지 여부와 이해하기 쉽게 강의를 하는지 여부, 그리고 친절함”이라고 설명했다.

DS스쿨에는 직장인이 데이터분석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들은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질문을 던지는데, 강사가 현장 경험이 없으면 제대로 된 대답을 해주기 어렵다. 강사의 현장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또 강사가 현장경험이 풍부하다고 무조건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건 아니다. 일부 전문가 중에는 전문용어를 남발하면서 수강생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수강생의 눈높이에 맞도록 친철하게 설명하는 것도 강사의 중요한 요건이다.

이는 DS스쿨의 비즈니스 확장에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강사가 있어야 수업과정과 수강생을 늘릴 수 있는데, 강사를 찾는 게 쉽지 않다. 강 이사는 “현업 경험이 풍부한 분은 겸업 금지 조항에 걸릴 때가 많고, 기술 이외에 강의 스킬도 중요한 요소로 보기 때문에 강사님을 모시기가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수업을 천천히 늘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DS스쿨 수업의 또다른 특징 하나는 보조 강사를 둔다는 점이다. 메인 강사가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면, 보조 강사는 대기 하다가 수업을 잘 못따라가는 학생에게 개별적으로 코치를 한다. 실습 위주의 수업이기 때문에 보조강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강 이사는 “수강생 피드백을 받아보면 보조강사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DS스쿨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도 데이터분석 수업을 진행했다. 미국 거주 한국인들이 방학이나 휴가를 맞아 한국을 방문해 DS스쿨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을 계기로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강성희 이사가 직접 입문반 수업을 담당했다.

반응은 매우 좋았다고 한다. 임시적으로 시작했지만 상황을 봐서 실리콘밸리 진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강 이사는 “강의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9.2점을 받았다”면서 “몇번 해보고 반응이 계속 좋으면 실리콘밸리에 DS스쿨 지점을 설립해서 주기적으로 수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데이터사이언스는 IT 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에서도 의사 결정을 위한 필수 항목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부족하다. 강 이사는 “데이터사이언스는 비개발영역에서 코딩을 접목해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한 기본역량이 되고 있다”며 “DS스쿨은 실습 교육을 IT전공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데이터를 쉽게 다룰 수 있고, 실무에서 활용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