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상품을 네이버에 팔아보자

중국 알리바바 상품을 네이버에 팔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됐다. 중국말 몰라도 된다. 심지어 재고도 필요 없다. 판매자 입장에선 마케팅, 인건비를 제외한 창업비용을 제로로 만들 수 있다. 코리아센터가 17일 발표한 신규 서비스 쉽투비(SHIPTOBE) 이야기다.

쉽투비 슬로건은 상품소싱부터 배송대행까지 다 해준다는 거다. 코리아센터에 따르면 향후 타오바오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급 채널이 추가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만 연동된 판매 채널 역시 추후 글로벌까지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판매자가 쉽투비를 이용하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알리바바그룹의 C2C 마켓플레이스 ‘타오바오’에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열심히 찾는다. 판매를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쉽투비가 상품상세 페이지를 만들어준다. 이렇게 형성된 상품 페이지를 쉽투비와 연동된 6개 국내 판매채널(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지마켓, 옥션, 11번가, 메이크샵, 마이소호) 중 마음에 드는 곳에 등록한다. 복수 판매채널 동시 등록도 가능하다.

먼저 타오바오에 들어가서 팔릴만한 상품을 찾는 것부터 시작이다. 라인프렌즈에서 허락 받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코니(토끼), 브라운(곰) 슬리퍼 귀엽다.

이제 실제 내가 올린 상품을 한국 소비자가 구매하길 기다리면 된다. 그러다 운이 좋아서 누가 내 상품을 샀다고 하면 이 때도 나는 별다른 것을 할 필요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내가 판매한 상품 재고가 없고, 심지어 본 적도 없다. 있지도 않은 상품을 포장해서 한국 고객에게 보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근데 그게 가능하다. 코리아센터가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중국 타오바오 판매자의 상품을 대신 받아서 포장하고 한국 소비자에게 배송까지 모든 물류와 CS를 코리아센터가 대행한다. 그 사이 나는 집에서 방바닥 긁고 있으면 된다. 심심하면 상품이 조금 더 잘 팔리라고 마케팅이라는 것을 해보자.

쉽투비가 제공하는 이런 서비스가 당연히 공짜는 아니다. 쉽투비 판매자라면 판매건당 발생하는 수수료와 물류비를 코리아센터에 지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부담은 덜하다. 안 팔리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나는 타오바오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원가(=타오바오 판매가)와 쉽투비 이용 수수료, 물류비를 감안하여 한국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판매가와 배송비를 설정해서 올리기만 하면 된다.

배송대행지가 물류거점으로

쉽투비 같은 게 한국에 지금까지 없었냐면 아니다. 이미 네이버쇼핑, 쿠팡, 11번가 등지에 수두룩하게 깔려있는 ‘구매대행 판매자’들 중 많은 이들이 재고 없이 타오바오나 아마존, 이베이 등 해외 마켓플레이스의 상품을 긁어 올려서 팔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들은 한국 소비자의 구매 이후의 과정을 스스로 한다는 것이고, 이것조차 귀찮은 사람은 쉽투비 같은 서비스를 돈내고 쓰면 된다.

그러면 쉽투비는 구매대행 판매자의 귀차니즘을 어떻게 대행하는가. 코리아센터가 지난해 가동한 몰테일 중국 웨이하이 물류센터가 중심추 역할을 맡는다. 예컨대 내가 네이버에 올린 타오바오 상품이 팔렸다고 하자. 이 때 해당 정보를 받은 몰테일에서 웨이하이 물류센터 주소를 배송지로 동일한 타오바오 상품을 구매한다. 그렇게 몰테일이 타오바오 판매자가 보낸 택배로 받은 상품을 국제물류, 통관, 한국 택배업체 등을 거쳐서 한국 소비자에게 최종 배송한다.

몰테일의 원래 역할이 ‘배송대행지’였던 것을 기억하자. 쉽투비는 서비스 이용의 주체가 일반 소비자(C)에서 기업 판매자(B)로 바뀌었다 뿐이지 기존 몰테일의 배송대행지의 그 프로세스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 소비자가 쉽투비 판매자에게 구매한 상품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통상 7일이다. 중국 타오바오 셀러가 코리아센터 웨이하이 물류센터까지 현지 택배로 보내는 데 통상 3~4일, 그렇게 몰테일 웨이하이 물류센터에서 받은 상품을 해상운송, 통관, 국내 택배를 통해 한국 소비자까지 전달하는데 도합 3~4일을 합산하면 된다는 코리아센터측 설명이다.

코리아센터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까지의 국제운송수단으로 대개는 선편을 이용한다”며 “중국 웨이하이에서 인천항으로 선편으로 반나절이면 가기에 항공편이랑 배송 시간 측면에서 그렇게 큰 차이가 없지만 물류비에서는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제 진짜 팔아보자

이렇게 쉽투비를 보면 너무 좋은 것 같지만 ‘구매대행’ 특성상 한계도 있다.  먼저 배송 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예컨대 내가 소싱하려는 상품을 팔고 있는 타오바오 판매자도 재고 없이 판매하고 있을 수 있다. 몰테일 웨이하이 물류센터가 터질 수도 있다. 코로나 19로 중국 공장이 마비됐을 수도 있다. 그런데 판매자인 나는 정확한 물류 리드타임을 예측하기 어렵다. 짝퉁이 넘쳐 흐른다는 타오바오 상품 검수도 살짝 걱정이다. 이 때는 어쩔 수 없다. 코리아센터의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믿을 수밖에. 다행히 몰테일이 CS도 대행해준다고 한다.

어쨌든 무자본 중국 상품 글로벌 소싱 창업은 분명 매력적이다. 잘만 소싱한다면 타오바오 소매 리셀러로 가격 경쟁력을 만들 수도 있을 거다. 그래서 직접 쉽투비 셀러를 해보려고 한다. 곧 ‘타오바오 상품 사서 네이버에 팔아보기’ 후기로 돌아온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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