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 특히 은행권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광풍에 휩싸여 있다. 모든 은행이 DX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디지털 경제의 발전으로 금융업 자체가 IT산업으로 변모하고 있고, 카카오뱅크 등 기존 시중은행을 위협하는 신규 디지털 은행의 등장은 시중은행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중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는 곳은 부산은행이다. 부산은행은 지방은행이라는 불리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선도적으로 신기술을 받아들이면서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적극적인 클라우드 도입이다. 일단은 주요 금융 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부터 시범적으로 KT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계정 업무까지도 클라우드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부산은행은 오는 4월 부산시 디지털 바우처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지난해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된 부산시는 금융, 물류, 관광, 공공안전 4개 분야에서 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 부산은행은 금융 분야의 ‘부산디지털바우처’ 사업을 맡았다.

부산디지털바우처 사업은 가격이 고정된 암호화폐(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디지털바우처를 발행한다. 지역화폐와 같은 개념이다. 개인 간의 거래(B2C) 뿐만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도 가능하다. 일반 사용자들은 앱을 깔고 은행계좌를 연동하면 전자지갑을 통해 바우처를 이용할 수 있다. 부산은행 간편결제 서비스인 썸패스의 가맹점에서 바우처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기업간 거래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서비스형블록체인(BaaS) 형태로 구현된다. KT 금융 클라우드 위에 KT 블록체인 플랫폼을 올렸다. KT 금융 클라우드는 KT 클라우드와는 별개로 금융보안원의 보안성인증을 받아,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만큼 바우처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부산은행은 창구 업무를 클라우드에 올리는 창구 디지털화 실험도 나선다. 일부 지점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여수신·외환 업무 등 고객과 직접 금융거래를 담당하는 금융기관 핵심 시스템인 ‘계정업무’를 KT 클라우드에 올렸다. 이번에 코로나19로 부산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재택근무가 가능했던 것도 이 점 때문이다. 부산은행 시범 서비스 이후 확대 시행을 결정할 계획이다.

은행 창구 직원들의 단말기도 데스크탑 PC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태블릿 PC인 서피스 프로로 바꾼다. 다음 주부터 부산 내 10개 지점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한다. 부산은행은 두달에서 세달 간의 시범기간을 거쳐, MS 서피스 사용을 다른 지점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때 업무망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의 데스크톱가상화(VDI)로 이뤄진다. PC에서 곧바로 인터넷 망에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 가상 데스크톱을 만들어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서피스를 들고 다니면서 상담이 가능하고 고객들은 편리하게 문서작성을 할 수 있다”면서 “몇 달간의 시범서비스를 거쳐 장단점을 살핀 뒤 서비스 확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상품 안내장을 디지털화하는 작업도 오는 6월부터 실시한다. 기존의 종이로 된 상품 안내장을 디지털화하는 내용이다. 은행 방문 고객들은 동영상 등으로 이뤄진 상품 안내장을 모바일 링크로 받아볼 수 있다.

기본 인프라나 프레임워크 서비스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축하되,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파일은 KT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서비스에 올려 네트워크 과부하를 막는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용량이 큰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전송할 경우 효율적인 시스템 운영관리가 안 된다”며 “핵심적인 금융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명함 서비스도 이 시스템에 탑재된다. 창구 직원들의 명함을 종이에서 디지털화한다. 고객들은 영업점 직원의 명함을 부산은행 앱에서 푸시 형태로 받거나 카카오톡 알림톡의 웹 링크로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의 영업점 직원 명함 분실 사례가 많아, 상품안내장처럼 명함도 디지털로 보내는 것”이라며 “비용절감까지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전했다.

부산은행은 금융감독원의 망분리, 클라우드 사용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취약점 진단 분석, 보안성, 시스템 이중화 구성 등을 완료한 상태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출구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아울러 부산은행은 창구 디지털화, 전자상품 안내장, 디지털 명함 서비스를 위해 금융감독원의 비조치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