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민간에 데이터 ‘개방’하고 핀테크 산업 ‘육성’한다

금융위원회가 금융 데이터 빗장을 푼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금융공공기관의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한다. 오는 8월 5일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과 함께, 금융 데이터의 활용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핀테크 산업 육성에도 팔을 걷었다. 올해 금융위의 핀테크 지원예산은 약 199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두배 늘었다. 동시에 금융위는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는 해소하고, 혁신펀드 조성 등 핀테크 산업의 투자를 촉진시키는 방안을 강구했다.

금융위는 지난 25일 이같은 내용의 ‘핀테크 디지털금융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과제는 금융위가 올 초 내놓은 2020년 업무계획 중 하나다. 세부 내용은 ▲디지털금융 고도화 ▲데이터경제 활성화 ▲핀테크 신산업 서비스 육성 ▲핀테크 디지털 규제개혁 ▲핀테크 디지털금융 혁신기반 강화를 골자로 한다.

금융공공기관 9곳, 민간에 데이터 개방한다

앞으로 민간에서 금융공공기관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위는 오는 2분기 ‘금융분야 공공데이터 개방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금융공공기관이 방대한 데이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이 저조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분야 공공데이터 개방을 위한 금융표준종합정보DB 구축 체계도(자료=금융위)

참여 기관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총 9개 금융공공기관이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데이터 가운데 ▲기업 ▲금융회사 ▲공시 ▲자본시장 ▲국가자산공매정보 등 5개 핵심분야 데이터를 오픈 API 형태로 제공한다. 금융위는 이달 중 시스템을 완성하고, 시범 서비스 기간을 거쳐 4월부터 시스템을 공식 운영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스타트업, 핀테크 업체 등 민간분야에서 공공데이터 활용을 통해 신사업 분야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데이터도 민간에 개방

금융위는 금융권의 데이터도 핀테크, 일반 기업에 개방한다. 금융위에서는 다음 달 신용정보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의 정보를 ‘일반·기업신용정보’에서 ‘보험신용정보’로 확대한다.

또 12월부터 금융결제원의 결제정보 빅데이터를 단계적으로 개방한다. 계좌이체, 자동이체, 인터넷지로 등 금융결제 관련 가명·익명 정보가 해당된다. 다만 활용 가능한 결제정보부터 금융회사에 우선 개방한다. 이후 활용도·보안성 등을 확인한 뒤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데이터 거래소’도 만든다. 금융보안원이 운영한다. 금융·통신·기업정보 등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을 오는 3월 구축해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또 서로 다른 산업 간 데이터가 융합, 결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이터 전문기관도 오는 8월 지정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공공성이 높은 기관을 우선 전문기관으로 지정한다. 순차적으로 민간까지 확대 지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시작한 오픈뱅킹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은행결제망 제공을 의무화한다. 모든 은행이 참가기관에게 은행의 자금이체 기능을 표준화해 제공하도록 의무 규정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 참가기관에게 은행결제망 이용 처리 순서, 시간, 비용 등의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조항도 마련할 계획이다.

핀테크 육성 위해 규제 없애고, 투자 늘리고

금융위는 규제개혁을 통해 핀테크 산업 육성에 나선다.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행하는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연계된 규제 전체를 대상으로, 정비계획과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간편결제 관련 출금동의 방식 다양화, 소액해외송금 중개업 근거 마련 등 규제개선 과제가 상당하다.

또 규제 샌드박스 테스트를 완료한 혁신금융사업자가 금융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하반기 금융혁신지원 특별법(금융혁신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의 사업모델을 규제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벤치마킹한다. 사업모델은 지급결제·플랫폼, 자산관리, 보험, 대출·데이터 등 4대분야에서 선정하고 관련 규제 개혁을 추진한다. 다음달에는 금융위, 과기부, 금감원 등으로 이뤄진 범정부 ‘10대 규제개선 전담팀’을 구성, 6월께 ‘핀테크 종합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한다.

핀테크 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모험자본도 마련한다. 핀테크 혁신펀드를 통해 올해에만 825억원을 투자, 4년간 총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핀테크를 대상으로 한 산업은행, 디캠프, 신용보증기금의 투자설명회(IR)를 정례화하는 등 투자 활성화를 촉진시킨다. 오는 4월 핀테크 투자 플랫폼도 만들어 기업과 투자자에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 운영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금융위의 핀테크 지원예산은 총 198억6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년대비 두 배 규모로 확대됐다. 금융위는 금융테스트베드 비용 지원금액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험료 지원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성장단계별 프로그램 운영, 비수도권 입주지원 신설, 보안점검 및 금융클라우드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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