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가 신사업 총괄로 이커머스 전문가를 영입한 이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배달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운영)가 자사 미래성장을 주도할 신사업 분야 확대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임원 출신 김소정 신임 신사업 본부장을 영입했다. 김 본부장은 이랜드리테일을 시작으로 삼성물산, 이베이코리아까지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을 넘나든 인사다. 이베이코리아에는 2003년 입사해 영업과 브랜드실장을 역임했고, 최초의 여성임원으로 마케팅과 광고, 신규사업을 이끌었다.

김소정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신임 신사업본부장

업계에서는 요기요가 이커머스 전문가를 영입한 이유로 조리음식이 아닌 상품 카테고리 판매를 본격적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요기요는 지난해부터 ‘음식을 넘어선 배달경험 확장’을 4대 전략 중 하나로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경쟁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배민마켓 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B마트’를 공식 론칭하고 비조리음식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향이다. 신선식품, 생활용품 등 조리음식이 아닌 이커머스 상품 카테고리를 이륜 배달망을 활용하여 30분~1시간 안에 배달하여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하다.

하지만 요기요가 상품을 확보하는 방식은 B마트와 다르다. B마트가 도심지에 물류거점을 마련하여 그 안에 상품을 재고로 매입해서 판매한다면, 요기요는 공간과 재고를 가지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사업자와의 제휴를 선택했다.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물건을 쌓아두기 위한 공간을 직접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본 투자와 팔리지 않고 남을 잔류 재고 부담이 크다”며 “우리가 직접 유통을 하는 것보다 이미 재고를 가지고 있는 업체와 제휴해서 사업을 끌어나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요기요의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 유통 사업자의 오프라인 재고와 요기요 시스템의 전산 재고를 연동시키는 것이다. 요기요는 편의점 CU와 시스템 재고 연동을 위한 제휴를 2019년 1월 발표했고, 같은 해 4월 강남 권역 편의점 배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시기 동시에 여러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했다.

현시점 요기요에는 전국 총 2000개 CU 지점이 들어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CU뿐만 아니라 GS25(강남지역 총 10개 매장 시범운영 중), 미니스톱(서울 8개 매장 시범운영 중), 이마트24(2020년 1월부터 전국 35개 직영점 서비스 운영, 순차적으로 가맹점 서비스 확대 계획), 세븐일레븐(2020년 2월부터 수도권 10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과 협력에 들어갔다. 국내 5대 편의점 업체가 모두 요기요앱에 입점했다.

마트 상품 배달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킴스클럽(강남점, 강서점) 제휴를 시작으로 초록마을(수도권 5개 지역 시범 서비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총각네야채가게(총 42개 지점)와 제휴해서 요기요앱 카테고리 입점을 강화했다. 요기요에 입점한 외부 유통업체들의 상품들은 지난해 7월 요기요 앱내 신설된 ‘편의점’ 카테고리 안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요기요 편의점 카테고리 상품 배달은 제휴 유통업체가 선택한 배달대행업체가 처리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부릉)뿐만 아니라 생각대로, 바로고 등 국내 3대 배달대행업체가 뒤섞여 요기요의 편의점 카테고리 배달을 마무리 한다. 서울경기지역에서 약 250명이 활동하고 있는 요기요의 위탁계약 물류 네트워크인 ‘요기요플러스 라이더’가 있지만, 이들이 편의점 카테고리 배달을 하지는 않는다. 위탁계약 라이더망인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를 통해 B마트 배달을 수행하는 배민라이더스와는 다르다.

어떻게 보면 B마트는 물류센터에 재고를 매입, 판매하고 자체 배송망을 통해 물류를 처리하는 쿠팡의 ‘로켓배송’과 맥을 같이 한다. 반대로 요기요는 판매자가 알아서 물류를 처리하고 상품을 처리하는 마켓플레이스 입점 판매 방식, 쿠팡의 ‘아이템마켓’과 맥을 같이 한다.

요기요의 다음 방향

김 본부장은 요기요에서 ‘키친’과 ‘마트’ 신사업을 맡아 확대해 나간다. 여기서 키친 사업이란 요기요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음식배달 서비스 ‘셰플리’를 말한다. 요기요는 서울 지역(강남, 서초, 송파, 마포, 영등포, 신림, 강서, 동대문 등) 8개 셰플리 키친을 구축하여 운영한다. 이 주방에서 조리를 하는 셰프 또한 요기요 직원이다. 마치 이커머스 업체에서 독립 PB 상품을 론칭하듯, 요기요는 셰플리를 통해 자체 개발 메뉴를 만든다. 김민지 민스키친 셰프 등 유명 외부 셰프와 제휴하여 메뉴를 공동개발하기도 한다.

셰플리는 요기요의 맛집배달 카테고리 요기요플러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크게 두 가지 브랜드(셰플리, 직화반상)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 브랜드당 10개 안팎의 메뉴를 고객 반응을 반영하며 바꿔가면서 판매한다.

김 본부장은 특히 올해 하반기 론칭 예정인 ‘마트 신사업 확장’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이 하반기 추진할 예정인 ‘마트 신사업’은 그 명확한 형태가 공개되지 않았다. 그 형태가 배달의민족의 신사업 B마트처럼 오프라인 공간에 상품 재고를 두고 요기요 앱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뿐이다. 만약 요기요가 B마트와 같은 직매입 형태의 이커머스 신사업을 시작한다면, 셰플리의 음식배달을 맡은 요기요플러스 라이더가 자연스럽게 물류를 맡는 그림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마트 신사업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나온 것이 없다. (오프라인 공간을 구축해 재고를 매입하여 판매하는) 그 방식을 사용할 수도, 그 방식에 무엇인가 더해질지도 모른다”며 “넷플릭스에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지만, 마블과 같은 외부업체의 제휴 콘텐츠를 함께 상영하듯 제휴와 매입을 동시에 운영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진출한 다른 국가에서는 사입형 비음식 카테고리 상품 판매 사업을 이미 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또한 지난해부터 사입형 비음식 판매를 진출 가능한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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