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해지는 KB국민은행 클라우드 전략

KB국민은행은 IBM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주전산기로 사용하는 회사다. 외국계 은행이나 지방은행을 제외하고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유일한 은행이다. 이는 KB국민은행의 IT 인프라가 매우 ‘올드’하며, KB국민은행의 IT전략이 매우 ‘고루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KB국민은행은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받아들이고 있는 회사다. 메인프레임과 클라우드의 안 불편한 동거가 KB국민은행에서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클라우드 전략의 윤곽은 뚜렷하다. 핵심업무와 비핵심 업무를 구분해 프라이빗,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한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경우, 특정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취했다.

KB국민은행의 클라우드 사업은 더케이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메인 부서인 ‘미래IT추진부’가 주축이다. 최근에는 인사를 단행하며 미래IT추진부의 몸집을 키우고,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나섰다. 미래IT추진부는 신광석 부서장이 이끌고 있으며, 클라우드 부문은 내부에서 ‘클라우드 전문가’로 불리는 박찬수 부장이 맡고 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오는 6월 구체적인 클라우드 전략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클라우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의 본격적인 클라우드 전환점은 IBM 주전산시스템의 할인율 적용이 만료되는 2025년이 기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큰 틀에서 주전산시스템을 x86으로 이뤄진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시기에 맞춰 본격적인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측은 “클라우드의 강점은 작은 자원들을 수십 개로 묶으면 유닉스보다 더 큰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필요한 만큼만 쓸 수 있다는 것”이라며 “비용, 애자일, 안정성 측면에서 뛰어나, 금융권에서 민감한 금융 업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지난 2월 3일, KB국민은행이 더케이프로젝트 차원에서 전국 영업점에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업점에서 단순 반복하던 업무를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스크래핑, 자동입력기술을 적용, 점포 자동화를 이뤘다. 이 시스템은 모두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구동된다.

“특정 벤더 종속 없다”…멀티 클라우드 전략 취하는 KB국민은행

지금까지 KB국민은행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NHN,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등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를 다수 선정했다. 국민은행이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 첫 주자는 아니지만, 가장 많은 클라우드 사업자를 선택한 곳 중 한 곳으로 꾸준하게 실험 이어오고 있는데 의미가 크다.

KB국민은행이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취하게 된 것은 한 벤더에 종속되지 않기 위한 의도다. 국민은행 측은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만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증가, 시스템 장애로 인한 마비 등의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례로, KB국민은행은 통합 그룹웨어이자 지식경영시스템인 ‘KB와이즈넷’에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도입을 앞두고 있다.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으로는 메가존클라우드를 선정했다. KB와이즈넷은 KB국민은행의 사내 포털, 창구 업무지원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포털 영역, 지식관리 영역, 연수영역(동영상)의 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AWS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약사항은 논의중이나, 빠른 시일 내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KB국민은행 측은 보고 있다. 계약 체결 이후 KB국민은행의 AWS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은 약 4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만약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KB국민은행은 향후 웹,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스트리밍 서비스 등도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비주요 업무에 해당되지만, 그중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적용한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의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KB금융그룹은 협업 플랫폼 ‘클레온’에 NHN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를 도입했다. 클레온은 내외부 파트너들과 협업, 신기술 적용을 위한 서비스 개발 목표로 구축된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6개 계열사에 적용됐다.

또 지난 2017년에는 KB국민은행 모바일 금융 서비스 리브똑똑의 비금융 부문인 메시지 서비스 시스템에 AWS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취업교육 시스템인 ‘KB굿잡’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KB굿잡 취업박람회’가 개최되는 일정 기간에는 클라우드를 확장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측은 “이번 KB와이즈넷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 등을 포함한 비금융 클라우드 적용 시범사업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안정성과 효율성이 검증될 경우 클라우드 적용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오는 10월 더케이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에도 클라우드 도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측은 “새로운 업무나 신규 프로젝트 등을 통한 클라우드 전환, 확장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3 댓글

  1. 오타가 있습니다. ASW -> AWS
    최근 사례로, KB국민은행은 통합 그룹웨어이자 지식경영시스템인 ‘KB와이즈넷’에 아마존웹서비스(ASW) 클라우드 도입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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