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의 아버지 품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달빛조각사’를 만든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했다. 리니지의 아버지라 불리는 송재경 대표가 창업해 대표 개발자로 이끌고 있는 회사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인수로, ‘플랫폼-퍼블리싱-개발사’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게임사로 거듭나나는 목표다. 향후 계획하고 있는 상장(IPO)을 위한 기업 가치 제고도 바탕에 뒀다.

카카오게임즈는 11일 공시를 통해 엑스엘게임즈의 지분 52.97%를 1180억원에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인수 후 회사는 지금까지처럼 각자 경영한다. 카카오게임즈가 취득한 423만주 중 구주는 319만주로 전체의 75%에 해당한다. 엑스엘게임즈로서는 엑시트와 자금 수혈을 동시에 진행한 셈이다.

두 회사의 협력은 지난 2018년 8월, 카카오게임즈가 엑스엘게임즈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달빛조각사의 개발을 위한 자금이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2019년 10월 출시된 달빛조각사는 전체 280만건의 다운로드를 일으키며 인기작 반열에 올랐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인수의 가능성은 이때부터 싹을 틔웠던 것으로 보인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달빛조각사를 시작으로 좋은 관계를 맺어온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카카오게임즈와의 협업으로 유저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달빛조각사 발표 당시 임원들의 단체 사진. 왼쪽부터 카카오게임즈 김태형실장, 엑스엘게임즈 최관호대표, 카카오게임즈 조계현대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대표, 카카오게임즈 이시우 본부장, 엑스엘게임즈 김민수 이사다. 엑스엘게임즈가 이제는 카카오게임즈와 한솥밥을 먹는 핵심 자회사가 됐다.

양사는 이번 인수가 서로에 ‘윈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카카오게임즈 측은 그동안의 포트폴리오에서 부족했던 ‘하드코어 MMORPG’ 개발력을 확보했다. 송재경 대표는 ‘바람의나라’ ‘리니지’는 물론, ‘아키에이지’와 ‘달빛조각사’ 등을 개발해 온 명실상부 한국 톱 개발자 중 한 명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 인수로 검증된 개발력과 게임 지식재산권(IP)를 확보하면서 그동안 캐주얼 게임에 치중되어왔다는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게 됐다.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고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플랫폼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개발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엑스엘게임즈는 다년간 경험을 지닌 개발진과 우수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중견 개발사”라며 “엑스엘게임즈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여, 글로벌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엑스엘게임즈의 경우에는  PC온라인과 모바일에 걸쳐 개발 중인 핵심 전략 타이틀에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송재경 대표는 천재 개발자로 일컬어지지만, 비즈니스에는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이 부분을 카카오게임즈가 메꿔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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