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타났다. 그 후 일주일이 지난 27일. 신종 코로나 국내 확진자의 숫자는 4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본부의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20일이 지난 현시점.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총 27명으로 이중 3명이 격리 해제 됐다. 감염병 위기경보는 ‘경계’ 상태로 유지 중인 상황이다.

2월 10일 16시 기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국내 발생 현황(자료: 중앙방역대책본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병들게 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식당, 영화관 등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오프라인 공간의 매출이 뚝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대폰 케이스를 판매하는 한 오프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오프라인 매출이 30% 이상 떨어졌다”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매장 방문 할인 쿠폰을 발행하는 등 고객 방문을 유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 토로했다. 동대문 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동대문 도매상가가 중국인, 한국인을 막론하고 텅텅 비었다”며 “혹여 중국인 상인들이 지나갈라치면 가게 문을 닫아버리는 등 응대를 거부하는 도매상의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VOD 스트리밍 플랫폼 왓챠플레이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 왓챠플레이 역대 주말 시청분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기간을 제외한 직전 주말과 비교하면 시청분수가 14.6% 가량 증가했다. 지난 30일 확진자가 극장을 방문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팬들이 주말 극장 나들이 대신 집에서 왓챠플레이를 이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사진은 영화 감기 스틸컷(사진: 왓챠 제공)

반대로 온라인 시장에서는 때 아닌 반대급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8일 역대 최대 하루 출고량 330만건을 기록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일주일간 ‘이마트몰’과 ‘롯데마트몰’ 앱 사용자 수는 전주 대비 각각 20.89%, 18.90% 증가했다. 배달앱 ‘요기요’ 사용자 수 또한 전주 대비 17.14% 증가했다. 동대문 도매시장이 죽어가는 한 편에서 비대면 온라인 동대문 도매 플랫폼의 매출은 때 이른 성수기를 맞이하여 치솟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에 불어 닥친 지난 1월 20일 이후. 유통과 모빌리티 업계엔 어떤 변화가 일어났고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추적해 본다.

유통업계 닥친 위생용품 대호황… 품귀에 사재기까지

신종 코로나 여파로 방역과 관련된 마스크와 손소독제,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에 따르면 1월 31일부터 2월 2일 사이의 마트(생필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배(263%) 증가했다. 동기간 동안 전년대비 손소독제 판매는 17489%, 마스크는 9214%, 제균스프레이는 4699% 증가한 거래액을 기록했다. 특히 세번째(25일 확진), 네번째(27일 확진) 확진자가 발생한 설 연휴 기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감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3213%)와 손소독제(837%)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네 번째 확진자가 등장한 지난달 27일 이후로는 위생용품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가 아닌 해외 판매채널을 통해 관련 용품을 구매하는 ‘직구’가 크게 늘어났다. 코리아센터의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에 따르면 국내 마스크와 세정제가 품귀현상을 보이기 시작한 1월 28일부터 2월 6일까지 개인 위생용품 직구건수는 전년비 1793% 증가했다. 가장 많은 직구가 일어난 제품은 ‘손소독제’로 나타났다. 코리아센터에 따르면 1월 20일부터 2월 6일까지 손소독제 직구는 전년 동기 대비 6243% 이상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마스크 147%, 손세정제 296% 등 전체적으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위생용품 판매 호조는 증권업계까지 영향을 줬다. 증권플러스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전염병’ 테마주가 57.79% 상승하며 1위를 기록했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마스크를 생산하는 오공이 한 달간 179.88% 상승했으며 그 뒤를 웰크론(+129.30%)이 이었다. 손 세정제를 생산하는 깨끗한나라(77.20%)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수젠텍(49.37%), 랩지노믹스(+36.86%) 등이 수혜 기대감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 편에서는 급격하게 수요가 오른 위생용품을 사재기 하여 폭리를 취하는 온라인 셀러가 등장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셀러가 일방적으로 판매취소를 하여 더 높은 가격에 다시 상품을 올리는 구매 경험을 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을 달궜다.

이에 대한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대응이 한창이다. 쿠팡은 지난달 31일 사내 메일을 통해 마스크 공급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지만 직매입 품목인 로켓배송 마스크의 가격은 계속해서 동결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로켓배송 주문 완료 후 예상치 못하게 취소된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무료 배송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11번가는 마스크와 세정제를 판매하는 입점 셀러를 대상으로 가격인상을 지양하고 상품재고와 배송상황을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알리도록 권고했다. 혹여 비정상적으로 마스크 가격을 인상하거나, 신종 코로나 사태를 악용하는 셀러라고 판단될 경우 11번가 내부 정책에 따라 패널티를 부과하거나 상품 노출을 제한한다. 이와 함께 11번가는 직매입 품목으로 보건용 마스크 50만장을 긴급 확충했다. 실제 재고가 있는지 확인이 안 되는 오픈마켓 셀러 배송과 달리 직매입으로 재고를 보유하면 당일 출고를 통해 마스크가 필요한 고객에게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자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바디럽’ 마스크를 구매하여 폭리를 취하는 재판매 리셀러를 제재한다는 내용의 정책을 6일 발표했다. 바디럽은 고객 안내를 통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악용해 자사 마스크를 비정상적인 가격에 재판매하는 사례를 모두 불법으로 간주한다”며 “바디럽 공식몰을 통해 정상가격 구매를 권장하며, 불법 사례 발견시 바디럽 공식 홈페이지 또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업체명과 사이트 등의 정보를 접수하도록 안내했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업계 닥친 방역 열풍

모빌리티 업계에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인해 때 아닌 방역 열풍이 불었다.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이다. 여러 사용자들이 하나의 이동수단을 공유하는 만큼, 소비자의 감염병 우려를 방역 체계 구축을 통해 불식시키겠다는 업체들의 의지다.

카셰어링 브랜드 그린카는 1월 31일부터 차량 정기 세차 후 소독 작업 및 추가 멸균 작업을 시행한다. 대형 차고지에는 세정제를 비치했다. 세차 담당자들의 손세정 및 세차 과정 중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스윙(SWING)’과 ‘킥고잉’ 또한 매일 킥보드를 일괄 수거해 소독 작업을 진행함을 강조했다.

킥고잉 관계자는 “킥고잉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전동킥보드와 작업공간, 임직원 등 전방위적으로 위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킥고잉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현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한 편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와 접촉하는 음식배달, 퀵서비스, 택배 등 이동 노동자에 대한 위생용품 지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동 노동자 스스로를 감염병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보건 환경을 확충하는 한편, 이동 노동자와 접촉하는 고객의 불안을 동시에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마켓컬리는 1월 31일부터 배송차량 방역을 시작으로 모든 물류센터 직원과 배송기사에게 매일 새로운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류센터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해 검품 담당자, 현장 작업자 등 현장 직원의 수시 사용을 권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라이더스 라이더와 배민커넥터 대상으로 손세정제와 마스크를 무상 배포했다. 마카롱택시는 모든 운전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함과 함께 직영과 가맹차량 구분 없이 모든 탑승객에게 마스크를 제공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및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손세정제 사용 및 마스크 사용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수칙이 담긴 운행 권장 가이드를 전달했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업체 메쉬코리아는 지난달 전국 배달기사 거점(부릉스테이션)에 손소독제와 위생용품 배포를 위한 예산을 지급했다. 부릉 배달기사에게는 의무적으로 손을 소독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공지했다. 메쉬코리아는 부릉 배달기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환자로 격리될 경우 최저 시급 기준으로 격리 기간(2주) 동안 수입을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인 배달기사의 근무 안정성을 플랫폼이 일부 확충해주는 모습이다.

한 편에서는 업체 및 플랫폼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개인이 위생용품을 확충하고 있는 이동 노동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전국우체국택배노동조합은 6일 성명서를 통해 “전 국민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한편에서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안전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은 확산을 막고자 개인 사비를 털어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근로기준법에 의거하여 자가격리 조치된 노동자에 대해 70%의 유급휴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한 편에서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생계 대책은 전무하다”며 이동 노동자들 대상의 위생용품 지급과 감염병 증상 발견시 업체의 노동자 생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