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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로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한 네이버가 이번에는 ‘웹툰’이라는 콘텐츠로 미국 시장 안착을 넘본다. 성공을 논하는 것은 아직 섣부른 이야기지만, 가능성의 싹이 튼 것은 확실해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매출 6조원을 돌파하는 실적을 냈는데, 그 성장의 동력 중 하나로 세계로 뻗어나간 웹툰이 꼽혔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부각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30일 있었던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웹툰은 국내에서의 독보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나가고 있다”며 “4분기 글로벌 월간 이용자 수는 6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가장 긍정적으로 본 것은, 글로벌 중에서도 미국 내 1020 세대의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한 대표는 “북미에서는 월간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사업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현재 미국 이용자의 75%가 Z(제트)세대로서, 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iOS 엔터테인먼트앱 랭킹에서 넷플릭스, 틱톡, 훌루와 함께 상위권을 차지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 제트세대, 성장을 가늠하는 이유

 

 

위의 그래프는 지난해 12월 네이버가 공개한 자료 중 하나다. 라인웹툰은 네이버가 일본에서 운영 중인 웹툰 서비스의 정식 명칭이다. 2018년 4월, 400만명이었던 월간 순 이용자 수는 2019년 11월 들어 1000만명을 넘어섰다. 1년 6개월 만에 250% 이상 성장한 셈이다. 네이버 측은 이 성장세를 이끈 주축이 미국 내 인구 비중이 가장 크고 콘텐츠 소비력이 높은 24세 이하 Z 세대라는 점을 부각한다.

젊은 세대가 주요 이용층이 된다는 것은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뜻한다. 세계적인 돌풍을 이끈 유튜브도 1020세대의 지지가 밑거름이 됐다. 국내 검색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네이버가 가장 걱정하는 것도, 국내의 젊은 층이 유튜브에서 검색을 한다는 부분이다. 역으로, 미국에서 10대들이 라인웹툰을 많이 본다는 것은 네이버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미국에서 웹툰이 아직 초기 시장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은 아직까지 출판 만화가 강세인 곳으로, 모바일에서 스크롤로 만화를 보는 형식은 비교적 생소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말 기준, 라인웹툰이 미국 iOS 엔터테인먼트 앱 중에서 16~24세 사이 사용자 수로 4위를 기록한 것은 의미있는 지점이다. 네이버 측은 “제트세대 중에서는 라인웹툰을 통해 만화를 처음으로 접한 경우가 많은 만큼, 현지에서 만화 콘텐츠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라인웹툰의 구체적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성장세를 가늠해볼 수있는 숫자만 공개했다. 북미 지역의 12월 유료 콘텐츠 이용자수가 지난해 초 대비 세 배 이상 늘었고, 구매자 당 결제금액은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사람들이 웹툰을 보는데 지갑을 열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 북미 거래액의 성장으로 네이버웹툰의 4분기 글로벌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는데, 이중 국외 수익의 비중이 약 20%에 달한다.

현지 서비스 중인 라인웹툰

♦ 네이버는 앞으로 무얼 하려고 할까

성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매출 비중으로만 보면 네이버 웹툰의 몫이 크지는 않다. 4분기 콘텐츠 부문의 매출만 놓고 보면 699억원에 불과하다(전년 동기 대비 118.6% 증가했으며, 콘텐츠 부문 연간 매출은 66.6% 성장한 2095억원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매출 성장을 크게 이뤘지만 영업익은 떨어졌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네이버웹툰의 해외 진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다.

그러나 웹툰을 당장의 매출 실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파괴적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웹툰은 여러 파생 콘텐츠나 수익을 만들어낼 원천 소스로 역할이 충분하다. 네이버는 웹툰이라는 콘텐츠가 세계, 특히 미국 진출을 가능하게 할 교두보가 될 것이라 본다.

이는, 네이버 측에서도 계속해 내보내고 있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오랜만에 국내 기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가졌을 때 공식 메시지는 마치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었다. 네이버가 웹툰을 단순히 콘텐츠 수출의 통로로만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 라인웹툰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은 현지 작가들의 것이기도 하다. 진출 자체는 국내의 인기 작품을 번역, 현지화해 나갔지만 플랫폼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현지의 아마추어 작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라인웹툰을 통해 선보이고, 독자들에 선택받고 있다. 네이버 측은 미국에서 ‘캔버스’라는 아마추어 만화가들의 도전 무대를 운영 중인데, 이 곳에서 연재되는 작품 수는 연평균 108%씩 성장 중이다(네이버 측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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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네이버웹툰을 성공 시킨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이 아마추어 작가들의 도전 무대다. 국내서는 ‘베스트도전’이란 이름으로 운영되는데, 이 곳을 통해 많은 신인작가를 발굴했다. 네이버로서도 계속해 신작을 섭외할 수 있는 공간이며, 독자들의 실시간 반응을 통해 최신의 트렌드를 캐치할 수는 곳이기도 하다. 유튜브 역시 아마추어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면서 그 힘을 키웠고, 결국은 영상을 넘어 검색 시장으로까지의 영향력을 넓혔다.  미국에서 캔버스가 동작한다는 것은, 현지의 라인웹툰 생태계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뜻한다.

모바일 시대는 결국 누가 더 시간을 점유하느냐의 싸움이다. 시작을 무엇으로 하든,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서비스가 된다면,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메신저로 시작한 카카오가 국내에서 모빌리티, 콘텐츠, 뱅킹까지 잡아먹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네이버는 영어권에서 콘텐츠로 그 기반을 닦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쟁력을 더 키우기만 한다면 세계적으로 콘텐츠 측면에서 가장 강한 영향을 가지고 있는 넷플릭스, 마블, 디즈니 등과도 협업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도 기대할 수있다.

네이버 측은 향후 웹툰을 기반으로 한 2차 영상 콘텐츠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신의탑’ ‘노블레스’ ‘갓오브하이스쿨’처럼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은 IP를 애니메이션화해 연내 한국, 미국, 일본에 동시 방영한다. 또, 국내 인기작인 ‘스위트홈’ 과 ‘여신강림’도 연내 상영을 목표로 드라마 작업 중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