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이 10일 배민라이더스 라이더 대상 공지사항을 통해 배민커넥터(배민커넥트 라이더)와 지입 계약 라이더의 근로시간을 각각 주간 20시간, 60시간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앱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의 총량(라이더앱내 운행시작을 누른 시점부터 운행종료를 누른 시점까지의 시간을 합산)을 제한하고 그 이후로는 앱을 통해 주문을 받지 못하게 막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해당 정책 도입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협의했다.

배민커넥터와 지입 계약 라이더의 공통점이 있다면 ‘플랫폼 노동자’라는 것이다. 각각이 플랫폼으로부터 일거리를 받는 개인사업자로 건당 임금(약 3000원+프로모션 요금)을 받는다. 배민라이더스 직영 라이더에게 적용되는 정책은 아니다.

우아한형제들은 라이더들의 과로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해당 정책을 실시한다는 설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정책 변경을 알리는 공지사항을 통해 “배민커넥터는 ‘내가 원할 때 달리고 싶은 만큼만’이라는 취지로 도입한 것”이라며 “배달 경험이 없는 대학생이나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단기 알바, 파트타임, 투잡의 형식으로 부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인데, 전업보다 부업의 형태를 지향하는 애초 취지에 맞춰 주간 최대 배달수행 시간을 20시간이 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라이더용 앱을 통해 확인 가능한 정책 변경 안내 공지사항

이번 우아한형제들의 정책 변경이 일반인을 배달기사로 유입시키는 크라우드 소싱 서비스에 대한 기존 라이더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업계의 해석도 나온다. 크라우드 소싱 배달 서비스는 미숙련 일반인을 채용함에 불구하고 건당 단가 지급은 일반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받는 건당 배달비보다 1.3~1.5배 이상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기존 오토바이 라이더들의 불만이 나오는 부분이다.





크라우드소싱 물류 서비스(부릉프렌즈)를 도입한 메쉬코리아 부릉지점의 한 라이더는 “자전거를 타는 일반인 기사들이 이동거리가 짧은 좋은 주문을 싹쓸이하고 있다”며 “(크라우드소싱 일반인 배달기사가) 우리와 같은 일을 하면서 업무 속도도 느린데 더 많은 돈을 받아 가져가는 게 말이 되나 싶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서비스 초창기에 배민커넥트가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에 기존 라이더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이 맞다”며 “하지만 지금은 문제를 의식하고 정책을 변경했다. 배민커넥터에게도 배민라이더스 오토바이 라이더와 똑같은 기준으로 임금을 책정한다. 이번 정책 변경과는 관계없이 예전에 변경된 부분”이라 설명했다.

배민커넥트 과금체계. 배민커넥트는 초기 자전거와 e모빌리티를 이용하는 라이더에게 픽업지와 목적지간 기준 2km 이내 주문만 노출시키고 배달 건당 고정급 4000원을 지급했다. 현재는 오토바이 라이더와 동일한 기준가 3000원을 배민커넥트 라이더에게 지급하고, 매일매일 지역별로 달라지는 ‘프로모션 요금’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배민커넥트 배달기사는 배민라이더스 라이더와 단가 체계가 동일하다.

배민커넥트 라이더에게만 적용됐던 ‘단독 추천 배차’에 대한 정책도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 추천 배차’란 특정 배달 주문을 배달기사의 동선과 수행하고 있는 배차건 등을 고려하여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배달기사 ‘한 명’에게만 주문을 15초 동안 노출해주는 기능이다. 여타 라이더들이 앱 상에 뜬 주문을 먼저 잡는 라이더가 수행하는 ‘경쟁 배차’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는 다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처음 일을 시작하는 배민커넥터들이 기존 오토바이 라이더와 경쟁하여 주문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어 앱에 정착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단독 추천 배차’를 도입했다”며 “단독 추천 배차는 배민커넥트를 시작하고 최초 60콜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변경했는데,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경쟁 배차 역시 모든 라이더에게 주문을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리에 있는 몇몇 라이더들에게만 주문을 노출시키는 방식”이라 전했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인해 배민커넥터뿐만 아니라 배민라이더스 지입 계약 기사의 근로시간 또한 주간 최대 60시간으로 제한된다. 지입 계약 기사란 우아한형제들이 ‘직영’으로 운영하지 않는 모든 배달기사를 이야기한다. 이들의 근무시간도 배민라이더스 지점과의 계약 사항에 따라 달라진다.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풀타임 라이더와 몇 시간만 일하는 파트타임 라이더가 포함된다. 직영과 다른 점은 각자가 ‘개인사업자’라는 것이다.

이들은 각자가 수행하는 건당 수익이 그대로 그들의 수익으로 반영된다. 그래서 더 많은 돈을 벌고자 주간 60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으로 일을 하는 라이더들이 있다. 새롭게 적용되는 60시간 업무 제한 정책 변경으로 인해 기존보다 월수익이 떨어지는 라이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때문인지 우아한형제들은 지입 계약 기사 대상 정책 변경에 특히 조심스러워 보인다. 배민커넥터와 신규 계약하는 배민라이더스 지입 계약 라이더에 대해서는 3월 4일(기존 운행 중인 배민커넥터는 6월 3일부터 정책 적용)부터 정책을 반영하는 반면, 기존 배민라이더스 지입 계약 라이더는 노동시간 관련하여 의견 수렴 및 논의 과정을 거쳐 2020년 연말에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 두 달 전에 공지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지입과 직영을 포함한) 전체 풀타임 라이더 중에서 주간 60시간 이상 일하는 라이더는 9%에 불과하다. 기존 라이더들이 돈을 덜 받게 하려고 정책을 변경한 것은 아니다”며 “배달기사는 자기가 일한 만큼 버는 구조인데, 더 욕심을 내서 과로를 불사하며 주문을 받는 라이더가 있다.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이런 업무 형태는 방지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 도입한 것”이라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