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지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알파벳의 CEO와 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이렇게 기사의 첫 문장을 쓰면 아마 누가 어디에서 물러나는지 모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좀더 설명을 덧붙이자면, 구글의 공동 창업자들이 구글의 모회사이자 구글 제국을 지배하는 기업 알파벳의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것이다.

후임은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맡는다. 그는 구글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모두 이끌게 된다. 인도 출신의 이 기업가의 리더십에 구글 제국 전체를 맡기는 셈이다. 그만큼 피차이 CEO의 리더십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창업자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하는 실리콘밸리에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다소 다른 길을 걸었다. 이들은 뛰어난 기술자들이었지만 실리콘기업의 기업가라는 옷은 잘 맞지 않았다. 최근 몇년간 구글은 자꾸 구설수에 오르며 나쁜 이미지가 쌓여가고 있는데 잘 대처하지 못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처럼 기업의 전면에서 싸워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대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외부에서 리더를 수혈하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에릭 슈미츠 전 구글 CEO가 그래서 등장했다. 에릭 슈미츠가 물러난 이후 최근 몇년간 래리 페이지가 알파벳을 이끌었지만 역시 리더십의 부재라는 이야기가 미국 언론에서 종종 흘러나왔다.


블룸버그는 “구글의 힘이 커지면서 규제 당국의 조사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래리 페이지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들이 최고경영일선에서 물어난다고 해서 회사에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주요 주주로 남아있으며, 이사회 멤버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알파벳은 보도자료에서 “두 사람이 비록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알파벳 주주이자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순다 피차이 CEO는 2004년  구글에 합류한 인재다. 제품관리팀을 이끌었고, 이 팀에서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와 운영체제 작업을 지휘했다.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스 OS의 성공은 조직 내에서 파차이의 명성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 2017년 구글의 CEO에 올랐는데, 이제는 구글뿐 아니라 모회사까지 경영을 하게 됐다. 독점규제에 대한 대처 등 남겨진 숙제도 피차이 CEO의 몫이 됐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