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 발표로 인해 한국에는 ‘독점’ 배달 플랫폼이 탄생할 전망이다. 사실상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배달통)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쿠팡,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업체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미미하다는 업계 평가다.

플랫폼의 효율은 ‘독점’이 만든다는 게 정론처럼 이야기 되는 상황. 독점 배달 플랫폼의 등장은 군소 배달 플랫폼에게는 위기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본 배달 플랫폼이 있으니 ‘위메프오’다.

물론 위메프오를 단순히 ‘배달 플랫폼’이라 칭하기는 어렵다. 배달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맛집 택배 배송도 하고, 오프라인 음식점이나 여행 및 관광 상품 할인 티켓을 팔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과거 ‘소셜커머스’에 있었던 카테고리들이 위메프오에 보인다. 위메프오의 기원은 위메프가 운영하던 종합 O2O 서비스 ‘커핑’이었고, 여기에 음식 배달 서비스가 추가된 것이 지난 4월이다.

어딘지 익숙한 위메프오의 카테고리. 소셜커머스 시절 쿠팡의 그 냄새가 난다.

위메프오가 ‘물류망’까지 함께 제공하는 모델은 아니다. 위메프오 입점 업체들이 알아서 배달대행이든, 택배든 물류망을 수배한다. 위메프오는 배민라이더스나 요기요플러스(푸드플라이)와 같은 물류까지 통합 제공하는 2세대 배달 플랫폼이 아니다. 초기 음식점과 소비자의 중개에 초점을 맞춘 ‘배달의민족’, ‘요기요’ 같은 1세대 배달 플랫폼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위메프오에 입점한 가맹 음식점 숫자는 1만3000개, 앱 다운로드수는 10만건 이상(안드로이드 기준)이다. 밖에 내세우기에는 부족한 숫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메프오니까 갖는 경쟁력은 있다고 한다. 위메프오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틈새를 뚫고 들어갈 수 있을까.

소비자의 이점

위메프에 따르면 소비자가 위메프오를 이용할 때 얻는 이점은 할인 이벤트가 많다는 것이다. 당연히 위메프오 입점 음식점의 구색은 수십만개의 가맹점이 입점한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의 그것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하지만 위메프오와 배달의민족에 동시 입점한 음식점이 있다면 위메프오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게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게 위메프오 관계자측 설명이다.

물론 단순한 할인 이벤트는 업체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업체가 쿠폰을 팡팡 쓰면서 기껏 소비자를 유인해놨더니, 할인 혜택만 받고 도망쳐 버리면 그것만큼 슬픈 것이 없다.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과실만 따먹고 도망치지 않게 할 ‘장치’가 필요하고, 그것을 만드는 위메프오의 방법은 ‘페이백’이다. 페이백이란 고객이 구매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1회 사용하면 증발하는 쿠폰과 달리, ‘적립금’은 고객의 재구매율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된다. 수십 %씩 받은 적립금을 쓰려면 다시 위메프오에서 무엇이라도 사야 되니까 말이다.

위메프오 관계자는 “위메프오 앱에 들어가면 30%짜리 적립 이벤트가 엄청나게 많다. 교촌치킨이나 KFC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와 제휴해서 50% 적립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며 “배달의민족에는 쿠폰이 별로 없는데 우리는 최소 5% 이상의 적립금이 들어온다. 비록 구색은 부족하지만 고객도 우리에게 사면 이득”이라 말했다.

실제 위메프오 앱 이벤트 안내 페이지. 적립금 지급 방식의 마케팅으로, 마케팅 비용은 음식점주가 아닌 위메프오가 100% 부담한다. (단, KFC나 교촌치킨과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음식점주의 이점

위메프측이 밝힌 위메프오의 경쟁력은 ‘가맹점주의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위메프오는 현재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업계 최저 수준인 5% 안팎의 판매 수수료를 제외한 어떤 돈도 받지 않는다. 결제 수수료가 약 3%라 실제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금액은 판매금액의 8% 정도다.

통상 배달앱 업계에서 판매 수수료와 별도로 받는 ‘광고 수수료’, ‘입점비용’, ‘시스템 설치 비용’ 등을 위메프오는 받지 않는다. 실제 판매된 상품에만 수수료를 부가하기에 음식점 입장에서는 고정비를 제외하고는 ‘마이너스 이익’이 날 일은 없다는 게 위메프측 설명이다. 더군다나 고객이 직접 음식점 픽업을 선택 한다면 위메프오가 가져가는 중개 수수료는 0%다. 위메프오는 이와 같은 형태의 수수료 모델을 최소 2년 동안 변동 없이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위메프오에는 ‘광고비’가 없지만, 광고는 있다. 하지만 광고 집행을 결정하는 것은 음식점이 아니다. 위메프오 관계자는 “배너 광고, 순번 광고, 검색 광고는 기존 배달앱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는 수익 모델인데 위메프오는 광고에서 돈을 벌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노출되려면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 기존 배달앱의 수익 모델이 아예 없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광고가 없는 것은 아닌데, 우리가 매출이 잘 나올 것 같은, 현재 트렌드에 잘 맞는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을 골라 배너 광고를 붙이고 관련된 비용은 위메프오가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 정조준한 위메프오

위메프오가 그들의 경쟁력으로 언급한 ‘최저 수준 판매 수수료’, ‘입점비용 무료’, ‘광고비용 무료’는 정확히 배달의민족의 과금 모델을 겨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기존 과금 모델에 불만이 있는 음식점주들에게 ‘위메프오’를 새로운 판매 채널 대안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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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의 광고 모델은 현재 크게 세 가지로 위메프오가 내세우는 경쟁력과 대치해서 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의 광고 모델 하나는 앱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오픈리스트’로 음식 판매 건당 6.8%의 수수료로 오는 4월 5.8%로 인하한다. 위메프오는 이것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인 5% 안팎의 수수료를 제시한다.

배달의민족의 두 번째 광고 모델 ‘울트라콜’은 오픈리스트 하단에 노출되는 광고로 월 8만원의 고정 광고비를 받는다. 위메프오는 이와 같은 광고모델을 ‘입점비용’이라 표현했는데, 위메프오는 입점과 관련해서는 돈을 받지 않는다.

배달의민족의 마지막 수수료는 ‘할인 쿠폰 광고료’로 음식점주들이 할인 쿠폰을 발행할 경우 ‘쿠폰 있는 업소’임을 앱 상에 표시해주는 대가로 월 3만8000원을 받는다. 이 모델은 오는 4월 폐지되는데, 위메프오는 입점 음식점을 광고비를 받지 않고 광고해준다.

위메프오는 단기간에 배달의민족과 같은 수준의 구색과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배달의민족보다 부담이 덜 되는 과금 체계를 설정해 음식점주들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렇게 음식점주에게 받은 수수료는 수수료 이상의 ‘적립금’으로 전환해서 소비자들에게 지급해 플랫폼 유인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위메프오 관계자는 “위메프오는 배달 플랫폼 후발 진입자로 소비자와 가맹점주를 끌어 모으고 규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미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에 입점하고 있는 음식점주더라도 위메프오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채널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17일 직원들과 대화 시간인 우아한수다타임에서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는 한국서 출발한 스타트업을 국내 1위로 키운 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수 있느냐의 갈림길에서 일어난 딜이다.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며 “M&A 이후에도 우리는 아시아 경영과 국내에서 배달의민족 경영에 집중할 것이므로 국내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