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하 우형)이 독일 배달앱 회사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에 팔렸다. DH는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그 회사다. DH는 우형의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4조7500억원)로 평가,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고 김봉진 대표 등 우형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번 기사는 매수자인 DH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DH는 왜 우형을 인수했을까. 한국에서 이미 두 개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한국 시장은 이미 많이 성숙한 시장인데…

■ 한국 시장의 매력

DH는 한국의 음식배달 시장이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이며, 이 시장의 1위인 배달의민족을 높게 평가했다. 우리는 흔히 한국 시장은 너무 작아 해외로 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지만, DH는 한국 시장의 가치를 미국 시장 수준으로 평가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IR 자료에 삽입된 아래 그림을 보자.

미국과 한국의 주요 25개 도시 인구 비교

 

주요 25개 도시를 비교할 때 한국과 미국의 인구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배달 플랫폼은 지역 서비스이기 때문에 전체 국가의 인구보다 도시별 인구수가 중요하다. 특히 서울과 뉴욕을 비교해보면 서울이 뉴욕보다 인구밀도가 1.5배 높고, 식당수는 4.8배 많다. 배달 서비스가 성공하기에 서울이 뉴욕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이런 시장 환경에서 급성장했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라고 DH는 판단했다.

 

한국에서의 배민 주문수 추이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한국에서 배민의 주문수는 매년 50%포인트 이상 급성장하는 중이었다. 심지어 성장세가 더 가팔라진다.

■ 검증된 수익성

배민은 특히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수익성도 꽤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매년 200%가까운 매출성장을 하고 있으면서 이익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해 약 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면 DH는 글로벌 시장에서 꽤 높은 성장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는 못한 서비스다. 배민의 높은 수익성은 DH는 가지지 못한 역량이다.

 

 

DH는 IR자료에서 배민의 지원 아래 장기적으로 거래량 대비 EBITDA 수익률을 5~8%까지 올릴 계획을 밝혔다. 이 때문에 배민의 광고비나 수수료가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이에 대해 우형 관계자는 “배민의 이익률을 당장 올리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DH가 배민을 인수해서 확보한 역량을 기반으로 사업을 잘 해서 장기적으로 언젠가 이루겠다는 낙관적 목표를 주주들에게 보여주는 청사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 김봉진과 아시아 시장

이번 거래에서 흥미로운 점은 우형 창업자인 김봉진 대표가 완전한 엑시트(EXIT, 투자회수)를 하지 않고 매각대금을 현금이 아닌 DH의 주식으로 받는다는 부분이다. 김 대표 입장에서 보면 이번 거래는 엑시트가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자칫 DH가 망할 경우 그 동안 배민으로 이뤄놓은 성과를 현금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 과거 티몬의 창업자가 엑시트하면서 현금을 받는대신 매수자인 리빙소셜의 주식과 스왑했다. 그러나 이후 리빙소셜이 성공하지 못하면서 현금을 받은 것보다 결과적으로 손해를 봤다. 김봉진 대표도 아직 적자 상태에 머물러 있는 DH가 반드시 성공을 거둬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이후 아시아 시장을 총괄하는 책임을 맡게 된다. DH와 김봉진 대표가 50%씩 출자해 우아DH아시아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동남아 및 한국(배달의민족) 지역의 비즈니스를 관리하게 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 조인트벤처가 아시아법인들의 지분을 갖고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한국  등 아시아지역 각국의 법인은 DH가 100% 소유한다. 이 조인트벤처는 이 지역의 비즈니스를 관리하는 역할만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거래를 배민의 해외진출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다소 과장된 것이다. 배민의 해외(아시아) 진출이라기 보다는 김봉진의 해외진출이라고할까?

DH가 굳이 김봉진이라는 개인과 조인트벤처까지 만드는 이유는 김봉진 대표를 DH의 지속적인 파트너로 삼기 위해서로 보인다. 배달 플랫폼 분야의 가장 밑바닥부터 최고의 영광까지 경험해본 김 대표의 역량을 높게 산 것이다. 김 대표는 DH의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이자, 글로벌 리더십 회의의 아시아 책임자가 된다.

DH 는 “김봉진 대표는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