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두 개의 아마존이 들어와 있다. 하나는 서버를 판매하는 AWS(Amazon Web Services)다. 다른 하나는 상품 소싱 조직이라 볼 수 있는 AGS(Amazon Global Selling)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는 아마존의 판매 채널은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고 기약 또한 없다. 아마존은 비교적 최근인 지난 10월 7일 싱가포르에서 16번째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했다.

이성한 한국 아마존 글로벌 셀링 대표에 따르면 한국 AGS의 관심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아마존에 입점해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 셀러들의 성장이다. 더 큰 관심사항은 두 번째로, 더 많은 한국 셀러들을 아마존으로 유입시킴으로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전 세계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3자 셀러’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성장이 AGS가 등장한 배경이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업체고 처음엔 판매하는 상품 대부분을 직매입하는 형태로 운영을 했다. 초기 아마존이 아닌 3자 셀러가 아마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밖에 안 됐다. 하지만 그 비중은 2018년 기준 58%에 육박한다. 3P 셀러의 성장률은 매년 52%에 달한다는 아마존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제프 베조스가 3자 판매자들이 퍼스트파티(아마존이 직접 구매해서 판매하는 것)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아마존의 매출 성장 동력은 3자 판매자들이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AGS가 하고 있는 것도 3자 셀러를 확충하는 일이다.

발표하고 있는 이성한 한국 아마존 글로벌 셀링 대표. 아마존 플랫폼 안에서 3P 셀러의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3자 셀러 확충의 포인트가 있다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다. 아마존은 한국에 판매 채널이 없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한국이 아닌 글로벌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셀러들을 모집한다. 이 대표는 “이커머스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데,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만 떼면 그런 이커머스 성장률의 두 배 이상의 수치를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셀러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느냐가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 밝혔다.

2019년과 2020년의 AGS

2019년에 대한 AGS의 평가와 다가오는 2020년 AGS의 전략은 ‘상품’으로 요약된다. 2019년은 한국 AGS에게 있어 전통적인 상품들이 이슈를 만든 한 해였다. 이 대표는 “영주 대장간의 호미가 많이 팔렸고,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 킹덤이 인기를 끌자 갓이 많이 팔렸다”며 “한국음식을 영어로 소개하는 유튜버가 많아지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고, 호랑이 담요 같은 상품이 많이 팔리기도 했다”고 평했다.

아마존을 통해 성공한 브랜드도 하나하나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휴대폰 케이스 브랜드로 성장한 업체 슈피겐의 매출은 2018년 2600억원의 매출 중 2000억원을 아마존을 통해 발생시켰다. 슈피겐은 2019년 3000억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기상어 콘텐츠로 유명한 브랜드 핑크퐁(법인명: 스마트스터디)은 아마존 유아용품 카테고리에서 베스트 셀러로 자리 잡았다. 한국 가구업체 퍼시스의 자회사 ‘시디즈’ 또한 최근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대비 409% 성장을 만들었다.

김경태 시디즈 상무는 “시디즈가 가진 제품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었고, 그 중에서도 B2B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문제는 미국에 진출한 이후 물류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했다는 것”이라며 “미국에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지역적인 문제가 있었고,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한 고민 중에 찾은 것이 아마존이었다. 우리 입장에서 아마존에 입점해서 얻은 가장 큰 강점은 풀필먼트였다”고 말했다.

2020년 한국 AGS는 상품 카테고리 강화에 집중한다. 글로벌로 진출했을 때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한국 상품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간다는 설명이다. 한국 AGS의 관심사 중 하나는 ‘K-뷰티’다. 한국 화장품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유럽에서도 잘 정착하고 있다는 게 아마존측 평가다.

‘K-푸드’ 또한 하나의 관심사다. 이 대표는 “아마존에서 한국 고추장과 가공식품이 많이 팔린다. 특히 한국에서 유명한 김 브랜드 ‘대천김’이 아마존 탑셀러 중 하나”라며 “홍삼이나 건강식품 카테고리는 내년 한국 AGS가 관심을 가지고 확보해야 하는 제품”이라 말했다.

‘K-패션’에서는 아동 의류 카테고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아마존측 평가다. 패션 제품은 글로벌에 판매하기에는 서로 다른 체형으로 인해 사이즈 호환이 어려운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아동복은 사이즈 이슈에서 자유로운 편이라 매출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아마존은 상품 카테고리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바르고 먹는 품목인 컨슈머블(Consumable), IT 전자제품들이 들어가는 하드라인, 의류 패션 제품들이 들어가는 소프트라인이 그것”이라며 “한국 셀러들은 컨슈머블 영역, 그 중에서도 뷰티 영역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신규 셀러들의 약진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카테고리”라 말했다.

안 팔리면 어떻게 하죠?

아쉽게도 아마존을 통한 글로벌 셀링은 모두 성공하지 않는다. 공식적인 통계를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실패하는 사례 또한 많다. 이 대표는 “그냥 한 번 아마존 판매를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들어오는 셀러라면 잘 안 될 확률이 높을 것”이라며 “작은 셀러뿐만 아니라 대형 기업이 하더라도 인터넷 비즈니스는 큰 규모의 매출이 나올 때까지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제품을 입점하고, 입점한 제품을 조금씩 보이게 하고, 그렇게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리뷰가 쌓여가고, 때로는 광고비를 투자하여 인위적으로 상품을 노출시켜야 매출을 증대할 수 있는 것이다. 끈기를 가지고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말하는 성공 확률을 높이는 팁이 있으니 ‘FBA(Fulfillment By Amazon)’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FBA를 이용하지 않는 글로벌 셀러는 한국에서 상품 하나하나를 선박이나 항공기로 미국 현지 고객에게까지 부쳐야 되는데, 기간이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30일 가량 소요될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려주고 제품을 구매할지 의문이다. FBA를 통해 미국 창고에 사전에 상품을 입고한다면 하루나 이틀 안에 현지 고객에게 배송되는 물류를 이용할 수 있고, 사업 성공 확률도 더 올라간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FBA에도 반대급부는 있다. 잘 팔리면 다행이지만 안 팔린다면 재고로 남아버린 상품을 처리하기 난감해진다. 아마존은 안 팔리고 남는 상품에는 점점 더 높아지는 보관비를 부가한다. 부담스러운 가격에 다시 한국으로 상품을 들여오려고 해도 살인적인 물류비를 감당해야 한다는 게 글로벌 셀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아마존은 안 팔리고 사장된 재고를 폐기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이 또한 유료다.

이 대표는 “아마존은 판매자가 원한다면 재고로 남은 상품을 폐기 처분을 해준다거나, 고객이 원하면 반송(Ship Back)을 해주기도 한다”며 “물론 그 비용이 큰데, 그런 셀러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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