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모 포켓과 카피캣 아이들

오즈모 포켓

샤오미에서 오즈모 포켓을 똑 닮은 제품이 나왔다. 샤오미 가전들이 대부분 그렇듯 샤오미 계열사에서 만들었다. 소형의 3축 짐벌, 작은 스크린, 두개의 버튼 배치, 심지어 스크린의 UI까지 비슷하다. 이름은 피미 팜(FIMI PAL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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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미 팜

위와 다른 사진이다. 피미 팜

오즈모 포켓과 다른 점은 화각, 스마트폰 연결 방식, 배터리 용량 등이다. 일반 화각을 탑재한 오즈모 포켓(가로 80도)와 달리 피미 팜은 초광각(128도)을 탑재했다.

스마트폰 연결은 오즈모 포켓이 라이트닝 8핀과 USB-C로 하는 것과 달리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대신 그 자리에는 조이스틱을 탑재하고 있다. 게임 콘솔의 아날로그 스틱이나 랩톱의 트랙포인터처럼 물리적으로 조작하며 화면 위치를 바꾸는 부품이다.

오즈모를 만드는 DJI는 모듈화에 능하다. 따라서 탑재했어도 될법한 부품도 모듈로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샤오미처럼 물리적 버튼으로 조종하려면 조종 휠, 무선으로 스마트폰에 연결하려면 무선 모듈, 마이크를 연결하려면 3.5파이 어댑터를 구매해 사용해야 한다. 피미 팜은 핸드폰을 거치하기 어려운 대신 무선 연결, 3.5파이 마이크 연결, 조이스틱을 모두 기본 탑재하고 있다. 장단점을 꼽자면 가능성은 오즈모 포켓이, 당장 사서 사용하는 편의성은 피미 팜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오즈모 포켓의 모듈은 그것뿐인 것이 아니라 방수 케이스, 확장 셀카봉, 배터리, ND필터 등 다양하니까 말이다. 화각 확대를 원한다면 서드파티 액세서리인 렌즈를 구매해 사용해도 된다. 약 10~15$로 저렴한 편이다. 연결성 면에서 피미 팜이 더 부족한 점은 라이트닝 8핀 연결 젠더가 없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직접 연결할 수 없다는 의미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즈모 포켓용 무선 모듈, ND필터, 3.5mm 어댑터, 조종 휠

헤드 부분의 조작 가능 각도도 피미 팜이 더 넓다. 다른 영역은 비슷한데 틸트(위아래 각도) 각도가 피미 팜이 훨씬 더 넓은 편이다. 피미 팜은 ±90도, 오즈모 포켓은 -90~50도까지다.

동영상 화질은 최대 4K 60fps까지 지원하는 오즈모에 비해 부족한 4K 30fps까지 지원한다.

당초 제대로 된 정보가 공개되기 이전에는 이미지 센서가 오즈모에 비해 부족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으나 이미지 센서 역시 1200만화소, 1/2.3인치로 동일했다. 가격은 절반 수준인 199달러이며, 선예약자에 한해 50달러를 할인하고 있다. 직구시 면세 범위 내에 포함된다.

V메이트

위의 두 제품과 다른 제품이다. Vmate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국 기업인 DJI를 흉내 낸 중국 기업은 샤오미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스타트업도 거의 똑같은 3축 짐벌을 만들고 있다. 인디고고에서 펀딩 중인 V메이트다. 외형은 역시 오즈모 포켓과 유사하다.

이 제품은 샤오미와 달리 동영상도 4K/60fps까지 지원하며, 센서 역시 12MP 1/2.3인치를 사용한다.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할 수는 없지만 무선 연결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는 케이스까지 기본 제공한다. 마이크는 연결할 수 없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해 소리를 들을 수는 있다. 화각은 81도로 오즈모 포켓 수준이며, 패닝 각도가 400도에 달한다. 다른 두 제품은 280~300도 정도. 좌우로 한 바퀴 이상을 돌 수 있다.

두 제품에 없는 특이한 기능은 세로 모드를 만들 때 기기를 회전시키지 않고 렌즈를 직접 회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에 특이한 모드가 있는데, 브로드캐스터 모드라는 것이 존재한다. 짐벌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를 동시 활용해 전면을 찍으면서 사용자의 얼굴까지 찍을 수 있다. 크리에이터가 활용하기 좋은 모드다.

전반적으로 다른 제품들에 비해 부족한 점은 없지만 기업의 네임밸류에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불량품을 보상해주거나, AS도 받을 수 있는 DJI와 달리 모험삼아 구매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V메이트를 만드는 Snoppa Technology는 주로 스마트폰용 짐벌을 만드는 회사로, 인디고고에서 여러 번 짐벌을 판매한 경험이 있는 회사다. 그러나 DJI나 샤오미 수준의 믿음을 갖기엔 부족하다.

가격은 샤오미보다 더 낮다. 기본 팩이 189달러부터 시작한다. 64GB 메모리를 포함해도 199달러이며, 스마트폰 케이스는 기본 팩부터 모두 들어있다. ND필터는 별도로  판매한다.굉장한 가격이다.

총평

과거에는 한국이나 미국 제품을 중국 기업이 카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 짐벌이나 드론의 종주국은 중국이다. 그러다 보니 가격 방어를 꽤 잘하는 DJI도 다른 중국 기업에 카피를 당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무서운 건 DJI가 드론으로 착실히 쌓아온 노하우로 만든 액티브 트랙(피사체를 따라가는 모드)이나 액티브 트랙을 활용한 페이스 트랙, 사람의 시선을 그대로 촬영하는 FPV 모드 등 소프트웨어 제어 역시 다른 기업들이 완벽하게 흉내 낸다는 것이다. 이렇듯 두 제품의 성능이나 스펙은 오즈모 포켓에 비해 부족하지 않지만, 이러한 제품의 등장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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