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찬스로 1212일 공식 오픈하는 이케아 기흥점에 방문했다. 먼저 밝히건대 기자는 홈퍼니싱 제품들과 친하지 않다. 왜냐하면 집이 없기 때문이다. 살면서 단 한 번도 홈퍼니싱 제품을 사본 적이 없다. 어쨌든 기자 밥값은 해야 되니 이케아 기흥점을 방문했고, 둘러봤고, 이렇게 글을 쓴다. 참고로 이 글은 감성과 이성이 섞여있다. 감성적인 생각은 인용부호로, 이성적인 글은 인용부호 없이 작성했다

이케아 기흥점의 면적은 약 4만9809평방미터(약 1만5000평). 약 9600여개의 홈퍼니싱 관련 제품들이 판매된다. 이케아 기흥점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숫자는 먼저 열린 이케아 광명점(2014년 12월 오픈), 고양점(2017년 10월 오픈)과 동일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케아 매장에 공급되는 SKU(Stock Keeping Units)도 이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된다.

이케아 기흥점의 전면 모습. 컨테이너 박스를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이다.

이케아 기흥점은 이케아코리아가 2018년 이커머스 서비스를 론칭하여 멀티채널로 전환한 이후 오픈하는 첫 번째 매장이다. 이케아는 현재 자사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웹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는 한국의 온라인 매출 비중을 따로 밝히진 않지만, 글로벌로 온라인 10%, 오프라인 90%의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케아는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있는 회사다. 많은 곳에서 사라지고 있는 종이 카탈로그를 중요한 마케팅 도구이자, ‘대표 아이콘중 하나라고 표현할 정도로 말이다. 이것 말고도 아날로그의 흔적은 많다. 이케아 기흥점 곳곳에는 종이와 연필이 비치돼 있었다. 이동하면서 마음에 드는 제품 번호를 수기로 기입하는 용도다

온라인 판매 재고는 용인에 별도로 마련한 물류센터에서 단독 관리된다. 매장에 보관된 상품이 온라인으로 배송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케아가 이커머스로 판매하는 품목 숫자는 오프라인 SKU보다는 적은 편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이케아 상품 중에 러그와 같은 핸드메이드 제품들은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사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여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는다”며 “마찬가지로 식품과 화초와 같은 품목도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케아에는 모바일앱이 있지만, 온라인 직접 구매까지 연동되지는 않는다. 모바일앱으로 마음에 드는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장바구니 안에 들어가는데 이건 정말 장바구니용도다. 옴니채널의 시대라고 했던가. 매장에서 바코드로 스캔한 제품을 바로 우리집으로 배송 받는 기능 하나 정도는 만들어주면 어떨까 아쉬움이 남는다

이케아 모바일앱의 장바구니 기능. 상품 구매 기능이 없는 장바구니다. 모바일앱에 노출된 각 상품의 위치(진열대, 섹션)를 보고 고객이 알아서 찾아가야 한다. 상품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는 상품도 있는데, 이럴 때는 열심히 매장 직원에게 물어물어 찾아가야 한다. 상품 찾는 과정이 힘들면 이케아가 제공하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자. 별도 금액 1만원(배송비 별도).

이케아가 용인시 기흥구를 한국의 세 번째 거점으로 선정한 이유는 수도권(경기) 남부의 고객을 만나기에 가장 좋은 위치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케아코리아는 수도권 북부의 ‘고양점’, 수도권 중부의 ‘광명점’, 수도권 남부의 ‘기흥점’ 삼각편대를 완성하게 됐다. 오는 2월 13일에는 처음으로 수도권을 벗어난 이케아 매장인 동부산점(부산광역시 기장군 입지)이 오픈할 예정이다.

프레드릭 요한손(Fredrik Johansson)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기흥을 세 번째 매장 거점으로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 함께 증가하고 있는 도시였기 때문”이라며 “이케아는 앞으로도 많은 고객들이 이케아 매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달하는 것은 우리의 최우선 KPI”라 설명했다.

이케아는 창고형 매장이다. 창고와 매장이 한 공간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기자에게 창고형 매장이란 투박한 상품들이 쌓여 값싸게 파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방문한 이케아 기흥점에서 창고와 같이 존재하는 공간은 일부분이었다

기자가 생각한 창고형 매장의 이미지. 이케아 기흥점에서 이렇게 창고(랙)가 노출되는 곳은 계산하는 곳 근처에 다다라야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잘 꾸며진 매장처럼 생겼다. 이케아 직원 말로는 고객에게 노출되지 않는 숨겨진 창고가 더 있다고 한다. 창고 안 같은 매장 사진은 아래에 따로 첨부.

현실세계의 이케아 매장에는 창고 같이 생긴 곳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이케아 기흥점은 매장 도입부에 쇼룸들을 비치했다. 각각의 방에 컨셉이 존재하는데, 뭘 안 사고 쇼룸만 구경해도 꽤 재밌다.

기흥에만 있는 것들


이케아 기흥점에는 여타 한국 이케아 매장에는 그간 없었던 ‘새로운 것’들이 도입됐다. 먼저 ‘디지털 솔루션’이 처음 도입됐다. 디지털 솔루션의 도입 목적은 ‘체험형 매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케아 기흥점 1층 쇼룸으로 들어가는 문턱에는 디지털 색칠놀이가 하나 있다. 매장에 방문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면서 재미를 느끼도록 만든 장치라는 설명이다. 색깔이 빈 곳에 발을 디디면 하는 소리와 함께 색이 입혀진다. 아동용이지만 다 큰 어른인 기자들도 신나하는 모습이 보였다

안예 하임(Anje Heim) 이케아 기흥점장은 “기흥(器興)이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뜻처럼 이케아 기흥점을 찾는 사람들이 재밌고 보다 편리하게 쇼핑을 하게 만들기 위해 매장 안에 다양한 인터랙티브 디지털 솔루션을 마련했다”며 “디지털 솔루션은 첫 번째로 고객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하고, 두 번째로 고객이 이케아의 제품을 더 잘 이해하고 매장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고객의 쇼핑 편의를 증대시키기 위한 디지털 솔루션의 예시로 디지털 컨시어지 영상이 있다. 쇼룸 옆에는 각각의 방의 컨셉과 활용을 설명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이 디지털 솔루션들은 기흥매장과 내년 오픈하는 동부산 매장에 먼저 적용하고, 성공 여부를 판단해 기존 광명과 고양 매장에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케아 기흥점 쇼룸(방 하나는 룸셋이라 부른다.)에는 디지털 고양이가 있는 방이 있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위한 방을 컨셉으로 꾸며진 이곳에는 디지털 고양이가 뛰어 다니고 애용 울기도 한다. 귀엽지만 이 아이의 이동 패턴은 20여초면 파악된다. 다양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인공지능 고양이로 진화시키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로 이케아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흥에 도입한 시스템이 있으니 ‘홈퍼니싱 코치’다. 쉽게 설명하면 이들은 홈퍼니싱 컨설턴트다. 홈퍼니싱을 하고 싶지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는 고객을, 혹은 기자 같은 홈퍼니싱은 1도 모르는 고객을 위해서 홈퍼니싱 노하우와 솔루션을 공유하는 이들이다.

홈퍼니싱 코치는 이런 일을 한다. 먼저 고객의 집의 상황을 파악한다. 예를 들어서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해당 연령대의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은 무엇이고, 그에 맞는 공간의 크기와 분위기를 추천해준다. 홈퍼니싱 코치는 기흥점 각 구역에서 희망하는 고객과 만나 상담을 진행한다. 홈퍼니싱 코칭 서비스 이용 요금은 무료로, 이 또한 성공적으로 운영된다고 판단되면 한국매장뿐 아니라 글로벌 이케아 매장까지 확장 적용을 고민한다는 설명이다.

이케아 기흥점에 전시된 책상과 포장된 책상 사진. 이케아의 포장은 물류학계에서 이따금 혁신 사례로 소개되기도 한다. 비정형화된 가구를 조립식으로 설계하고 최대한 정형화, 모듈화하여 물류 적재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케아는 기흥점 론칭을 위해 현지 주민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힘썼다고 한다. 기흥점 준비가 시작된 2018년 여름부터 주민들의 집에 100여 차례 방문하여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병행하며 주민들이 꿈꾸는 집과 공간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안예 하임 점장은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 결과 기흥 지역에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의 주민들은 정리나 수납이 어렵다는 의견을 공통적으로 말했다”며 “우리는 주민들에게 들은 결과를 이케아 기흥점의 쇼룸을 구성하는데 최대한 반영했다. 기흥 주민에게 더 나은 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여기서 얻은 것”이라 말했다.

이케아 기흥점 매장 도입부. 이케아 기흥점은 ‘조리용품’으로 매장 도입부를 시작하는 여타 이케아 매장과는 달리 ‘생활수납용품’을 먼저 비치했다. 주민 니즈를 반영하여 공간 설계를 변경한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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