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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부 도난이 가끔 발생하는 미국에서 블루투스 경보령이 내려지고 있다. 이유는 블루투스 스캐닝 앱을 활용한 첨단 도둑들 때문이다. 한국에서 흔한 일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주차돼 있는 차량 내부에 귀금속이 보일 경우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훔치는 사례가 있다.

방법은 블루투스 스캐닝 앱이다.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흔히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블루투스 스캐너 앱을 실행하면, 주변에 켜져 있는 블루투스 사용 기기를 검색할 수 있고, 기기에 따라 직접 연결할 수도 있다. 특정 앱에서는 도달 가능한 거리를 좁혀 5m 내에 있는 기기 등을 찾아낼 수도 있다. 기기의 대분류(TV, 가전 등)는 물론, 해당 기기가 스마트폰인지 랩톱인지 등도 조금의 지식만 있다면 알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집에서 실행해보면 다른 집에 있는 기기들도 보인다

대강의 방향과 위치를 알 수 있다. 블루투스 특성상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

스마트폰이나 랩톱 등은 부피당 가격이 큰 상품으로, 이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미국, 특히 기술 수용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이러한 도둑질이 널리 알려진 편이다. WIRED는 시카고에서,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잘 숨겨놓은 랩톱을 도난당한 피해자의 사례를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블루투스를 활용해 분실을 방지하는 제품도 표적이 된다. 스마트 트래킹 기능을 제공하는 블루투스 비콘인 타일, 치폴로, 트래커, 듀엣 등은 GPS와 블루투스를 통해 분실물을 찾아주는 제품이다. 주로 열쇠고리, 스티커 형태로 제작돼 스마트폰이나 열쇠, 자전거, 반려동물 목줄 등에 부착해 사용한다. GPS로는 대강의 위치를, 블루투스로는 더 정밀한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분실물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좋은 제품이지만 위험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역시 블루투스 신호를 내고 따라서 스캐너에 잡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제품류 중 카드 형태로 디자인돼 지갑에 넣고 다니는 물건은 지갑 위치를 직접적으로 알려준다는 점에서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제품의 도난 방지를 위해서는 블루투스를 끄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경우 비행기 모드를 실행하면 블루투스 신호가 차단된다. 랩톱의 경우 조금 더 주의가 요구된다. 최신 랩톱들은 켜놓은 상태에서 뚜껑을 닫아 잠자기 모드로 돌입하면 블루투스 신호가 꺼지도록 처리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되지 않은 제품이나, 해당 기능이 고장 났을 때를 대비해 전원을 완전히 꺼놓는 게 좋다. 블루투스 기능이 활성화돼 있는 비콘류의 제품의 경우 직접 소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