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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VR용 소셜 미디어를 시작한다. VR기기를 쓰고 방, 카페, 클럽 등으로 입장하는 소셜 미디어다. 평면에서의 싸이월드 등을 3D 가상 공간에 옮겨놓은 듯한 서비스다.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받을 수 있는 점프 VR 앱 내에 포함돼 있다.

지원 기기는 오큘러스의 독립형 VR 헤드셋인 오큘러스 고(Go)다. 더불어 SKT는 그동안 직구로 구매해야 했던 오큘러스 고를 독점 판매하고 AS까지 실행한다. 가격은 개별 구입 시 23만8000원, SKT를 통해 12개월 할부로 ‘오큘러스Go VR 팩’으로 구하면 12개월 동안 월 1만8900원을 내게 돼 총 22만6800원을 납부한다. 해외에서 199달러에 판매되는 제품이므로 해외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콘텐츠는 여러 가진데, 카카오VX와 협의해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VR 게임을, 넥슨의 크레이지아케이드 IP를 활용한 양궁과 테니스 게임을 개발 중이다. MARVRUS와 함께 하는 AI 기반 가상현실 영어학습 스피킷(Speakit)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제공한다.

핵심 콘텐츠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역시 SKT의 ‘버추얼 소셜 월드’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소셜 미디어를 VR 공간으로 옮긴 서비스다. 다른 소셜 미디어보다는 현실에 가깝고, 현실과 대비하면 여전히 현실과 차이가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우선 캐릭터는 아바타를 통한다. 생성과정을 거치면 홈페이지와 같은 마이룸(느낌이 다르다)에서 시작하고, 클럽, 카페, 공연장, 사무실 등에서 다른 사용자를 만날 수 있다. 주요 콘텐츠는 다른 사용자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겠지만, 장소에 맞게 클럽에서는 디제잉을 하는 등의 행동이 가능하다.

VR 앱은 항상 ‘뭘 굳이’를 앞에 붙여서 납득되면 망한다. 게임의 경우 콘솔로 할 수 있는 걸 굳이 모션 트래킹이 없는 VR 게임으로 이식하면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 VR 게임은 VR 게임만의 영역이 있으며, 사용자들은 대화면 VR 내 영화관에서 영화보는 걸 선호한다.

그러나 이 앱은 미묘하다. ‘굳이 왜’가 납득되지 않는다. 굳이 왜 클럽을 가야 하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대화를 위해서 클럽과 카페를 가라면 납득이 된다. 사용자는 과거 싸이월드나 세이클럽에서처럼 아이템으로 아바타를 치장하고, 공용 장소에 도착해 다른 사용자와 대화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미묘하게 허물어지는 것이 매력이다. 카페나 클럽을 가는 이유가 단순히 대화에만 있지는 않지만 대화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사용자에게는 의미가 생긴다.

SKT는 시연을 위해 기자간담회에서 클럽에 있는 장면을 시연했는데, 클럽에 있는 것이 안정적으로 잘 움직였다. 기자간담회 시연이라 클럽 내에 사람은 별로 없어서 철저한 외로움을 겪고 퇴장했다. 화상으로 얼굴을 직접 보는 것과는 다르게 아바타를 통하면 또다른 의미의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SKT는 사용자가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안정화에 최선을 다했다고 했는데, 따라서 클럽에서 격렬하게 움직일 수는 없고 로드뷰나 스트리트뷰를 보듯이 조금씩 움직여야 하는 한계는 존재했다.

음료 쏟기 기능이 있다

VR로 영어를 학습하는 앱 스피킷의 VR 버전도 매력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피킷은 ‘1초만에 해외연수’의 타이틀로 만들어진 영어 교육 소프트웨어다. 해외를 배경으로 데이트, 입국심사, 비즈니스 미팅 등 100편이상의 콘텐츠와 AI 레벨테스트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인터랙티브 기능이 강화되면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인데 아직까지 그 정도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이 소프트웨어들의 진정한 가치는 물리적 제약을 최대한 극복한다는 것에 있다. 장애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해외에 가지 않고도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다만 기자간담회에서의 시연처럼, 핵심 콘텐츠는 다른 소셜 미디어와 같은 사람이다. 사용자가 몰려야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고, 그러기에는 오큘러스 고를 구매까지 해야 하는 데 망설임이 있을 수 있다. 이 한계는 오큘러스 고가 가진 다양한 앱들로 상쇄될 수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 SKT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내년 기준 미국에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더라도 여전히 시차에 대한 문제는 존재한다. 미국의 한밤중이 한국에서는 오전이기 때문에 클럽에서 만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마이룸 등에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처럼 방명록을 넣는 기능을 넣으면 어땠을까.

오큘러스 고와 버추얼 소셜 월드는 오늘(11월 19일)부터 출시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