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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대표 인터넷 기업이 피를 섞는 초유의 사건의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의 검색포털 야후재팬이 경영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씩 출자해 신규 법인을 세우고, 야후재팬과 라인을 이 신규법인 밑으로 두는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후를 지배하고 있는 Z홀딩스라는 지주회사 아래로 라인주식회사를 보내고, 신규 법인이 Z홀딩스를 지배하는 방안이다.

이와 같은 통합은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기반의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의 통합은 우선 일본 검색 시장에서 유의미한 일을 할 수 있다. 야후재팬은 일본 최대의 포털이지만 검색을 구글에 내줬다. 구글에 밀려 야후의 위상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데 이렇다 할 혁신이나 진보를 이뤄내지 못해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일본 모바일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검색 시장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통합을 통해 네이버는 그토록 소원했던 일본 검색 시장에서 야후의 현재 점유율을 그대로 가져와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통합으로 양사의 출혈 경쟁이 멈추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라인과 소프트뱅크는 현재 일본의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사생결단을 벌이는 중이다. 현금없는 사회를 추진하는 일본에서 야후(소프트뱅크)의 간편결제 ‘페이페이’와 라인의 ‘라인페이’는 페이 전쟁을 펼치고 있는데, 결제액 20% 환급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서로를 갉아먹고 있었다. 라인페이의 마케팅 비용은 네이버 전체 실적을 악화시킬 정도였다. 라인과 야후가 한 식구가 되면 이같은 출혈 경쟁 대신, 함께 일본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해외시장까지 노리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양사의 결합은 큰 의미를 가진다. 네이버는 구글 등에 맞서기 위해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 신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네이버는 AI 전문 연기기관인 제록스유럽연구소를 인수한 바 있으며, 한국, 일본, 프랑스, 베트남 등에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도 인공지능에 막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손 회장이 지난 7월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을 당시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손 회장은 “AI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딥코어라는 AI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한국과 유럽 등에서 AI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투자하고 있다.

라인과 야후의 결합이 단순히 일본 시장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라인은 일본뿐 아니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모바일 시장을 장악했고, 네이버는 최근 유럽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소프트뱅크는 비전 펀드 등을 운영하면서 막대한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다.

라인(네이버)의 글로벌 인터넷 시장 경험과 소프트뱅크의 자본력이 힘을 합치면 아시아, 유럽 시장에서 구글 등에 맞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