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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이 이번주중부터 미국에서도 좋아요 수를 숨기기 시작한다. 전 세계 7개에서 실험하고 있는 기능을 미국 사용자에게도 도입하는 것이다. 미국 사용자 전체로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사용자들에게 먼저 테스트하고 의미가 있다면 전체로 늘어나는 방식이다. 현재 인스타그램은 캐나다, 아일랜드, 이탈리아,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지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담 모세리 CEO

와이어드25 콘퍼런스에서 인스타그램의 CEO인 아담 모세리(Adam Mosseri)는 지난해 취임 시절부터  꾸준히 이야기해온 좋아요 제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이유는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젊은 사람들이 타인의 좋아요를 보며 자신과 비교하고 우울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은 따라서 건강한 플랫폼을 위해 좋아요 수를 타인에게 숨기고 자신에게만 보여주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이 흐름은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유튜브, 트위터도 동참 중이다. 이유는 모두 같다.

트위터에서 이 실험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트위터는 별도의 프로토타입 앱인 ‘twttr’에서 리트윗 수와 좋아요 수를 숨기는 UI를 선보였으나, 사용자들은 이에 분노했고 어떤 사용자는 “나치를 쫓아내라(ban the nazis)”라는 과격한 멘션을 하기도 했다. 좋아요 수와 리트윗 버튼은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보기 기능에서 실행할 수 있는데도 사용자들은 분노했다.

인스타그램의 발표에 따른 반응은 두개로 나뉘지만 아직은 좋아요 수가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사용자 댓글이 더 많이 달리고 있다. 물론 이 댓글은 인스타그램이 아닌 트위터 멘션의 댓글이므로 플랫폼 성향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인스타그램은 이외에도 하트 수를 숨기는 결과로 가짜로 팔로워 등을 늘려주는 불법 소프트웨어의 활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의 혐오 조장·극단적인 게시물 등을 걸러내는 필터와 함께 작용해 가짜 뉴스나 음모론, 극단적인 게시물 등이 함께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까지의 흐름은 좋지만 이 과정에는 생략된 것이 있다. 인스타그램의 존재 의의인 ‘인플루언서’들을 위한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는 초대형 인플루언서들이 가장 많이 있는 곳이다. 한국 역시 아시아 인플루언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의 존재 가치이며 인스타그램을 찾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올해 3월 11일, 방한한 아담 모세리 CEO는 “인스타그램은 인플루언서를 위한 것”이라고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세로 영상 모아보기 서비스인 IGTV, 간단한 사진이나 영상을 하루 동안만 게시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은 인플루언서를 위해 만든 기능이라고 밝혔다.

인플루언서는 기업들과 함께 일하고 좋은 캠페인을 공유한다. 그러나 좋아요 수를 숨긴다면 게시물 참여(댓글 등)를 독려하는 형태로 인플루언서들의 게시 형태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팔로워들을 계속 기업에게 증명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먼저 연락하기는 어려워지는 셈이다. 이를 나타내주는 데이터 전문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아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의 테스트 적용은 한국 시장보다 그 파급효과가 클 것이므로, 해당 기능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미리 알아볼 수 있겠다. 국내 적용은 아직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