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본질은 수요와 공급이 잘 연결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충분히 연결될 만큼의 수요와 공급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 어느 한 쪽의 균형이 무너지면 플랫폼의 서비스 품질은 하락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본다. 먼저 공급이 부족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몇 년 전 기자는 인천에서 우버(UBER) 앱을 키고 택시를 불러봤다. 택시가 필요해서는 아니었고, 정말 오기는 하는지 궁금해서였다. 그런데 10분, 30분이 지나도 택시는 연결되지 않았다. 진짜 택시가 필요한 소비자라면 혈압이 오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또 다른 보편적인 예로 출퇴근 시간의 택시가 있다. 출퇴근 시간은 익히 알려진 택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지점이다. 지난달 비 내리던 어느 날 기자는 오후 6시 여의도에서 신용산까지 가는 택시를 ‘카카오택시’로 호출했다. 택시는 오지 않았고, 자동으로 1000원 웃돈주고 부르는 ‘스마트호출’이 연결됐지만 이런 경우 대개 그렇듯 스마트호출도 먹통이었다. 공급자인 택시에게 단거리 이동 손님은 그다지 돈이 안 되는 똥콜이고, 그러니까 안 받는다. 어차피 받을 수요는 넘쳐흐르기 때문이다.

사족을 달자면 이날 카카오택시로 못 잡은 택시를 ‘우버’로 바로 잡았다. 왜 이렇게 잘 잡혔나 궁금해서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니 5번 승객을 태우면 별도의 프로모션 보너스를 받는다고 한다. 요즘 우버, 열심히 하는 모습이다.

수요가 부족해도 참사는 일어난다. 지난달 기자는 배민커넥트 배달기사를 신청하고 광화문 일대를 배회했다. 혹여 콜이 발생하면 배달 주문을 수행할 목적이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도, 2시간이 지나도 고객 주문은 들어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기자가 번 수익은 0원. 이유를 예측해 보면 기자가 광화문을 배회한 시간이 오후 3시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 시간은 고객 주문이 많이 나오는 배달 피크타임과는 거리가 멀다. 더욱이 광화문은 사무실 밀집지역이다. 한창 업무 시간에 음식을 시켜먹는 이상한 회사원은 아무래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공급이 부족하든, 수요가 부족하든, 쌍방의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 공급이 부족하면, 그러니까 30분이 지나도 택시가 안 오는 택시호출 앱이 있다면 그 소비자는 그 앱을 다시 쓸지 생각해 보자. 수요가 부족하면, 그러니까 2시간이 지나도 아무 주문이 안 들어오는 배달대행 앱이 있다면 그 배달기사는 그 앱을 다시 쓸지 생각해보자. 단순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플랫폼에 생명을 부여하는 핵심 요소다. 지속 가능한 수요와 공급을 만든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모든 플랫폼은 처음에는 수요도, 공급도 아무 것도 없는 ‘백지’로 사업을 시작한다. 여기서 ‘수요’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맞을까? ‘공급’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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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를 먼저 확충하든, 공급을 확충하든, 두 개를 동시에 확충하든, 필연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발생한다. 이 때 플랫폼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조정할까?

그래서 콜버스에 연락했다

그래서 박병종 콜버스 대표에게 연락했다. 많은 독자들이 모를 것 같으니 콜버스에 대해 잠깐 소개한다. 콜버스는 원래는 비슷한 방향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승객(소비자)을 묶어서 승객이 필요한 전세버스(공급자)로 목적지까지 조금 더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심야버스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였다. 유명한 서비스로는 ‘우버풀’이나 한국의 ‘풀러스’를 생각하면 편하다. 조금 차이점이 있다면 택시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승차거부가 다발하는 ‘심야’ 시간에 운영했다는 점이다.

콜버스의 심야버스 서비스는 정부 규제와 택시조합의 반발 때문에 좌초됐다. 콜버스에게 새롭게 주어진 가이드는 ‘전세버스’가 아닌 택시회사들과 손잡고 비즈니스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택시회사가 콜버스와 같이 서비스를 확장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슈로는 ‘타다’의 그것과 흡사하다.

지금은 없어진 콜버스의 심야버스 모델. 조만간 콜버스 랩핑된 전세버스를 또 볼 수도 있을 것 같은게,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콜버스는 택시회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약 2년 동안 확장을 고민했다. 그렇게 운행되는 차량은 2년 내내 17~18대를 변하지 않았다. 콜버스는 내부적으로 차량 200대가 돌아야 손익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가면 회사가 망할 것 같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개편(Pivoting)했다.

그래서 콜버스가 시작한 서비스가 현재의 전세버스 중개 서비스다. 결혼식, 회사 단합회, 산악회, 단체관광, 현장학습, MT 등의 이유로 단체 이동이 필요한 고객(소비자)에게 전세버스를 중개해주는 플랫폼이다.

이용 방법은 이렇다. 소비자가 ‘중개를 원하는 버스의 종류(45인승 대형, 28인승 우등, 20인 이하 미니)’와 ‘출발지’, ‘목적지’, ‘예상 출도착일과 시간’, ‘이동 인원’ 등을 콜버스앱에 올리면 전세버스기사(업체)가 견적을 올리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그렇게 올라온 전세버스의 사진과 기사 평점, 가격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맘에 드는 견적을 선택하면 최종 매칭된다. 콜버스는 이렇게 최종 매칭된 거래액의 10%를 전세버스기사(업체)에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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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버스는 이렇게 기사들이 직접 견적을 올리고 소비자들은 마음에 드는 견적을 선택하는 ‘역경매’ 방식을 사용한다. 기본 방식은 비밀입찰로 역경매 중에 다른 전세버스기사가 올린 견적을 확인할 수는 없다. 택시와 같은 ‘표준운임’이 아닌 역경매 방식을 사용한 이유는 전세버스를 이용하려는 너무나 많은 니즈가 존재하여 표준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제 콜버스는 일정 숫자 이상의 수요와 공급을 확보한 활성화된 플랫폼이 됐다. 견적 요청을 하면 수건의 견적들이 몇 분 안에 올라온다. 콜버스에는 한 달에만 약 2만건이 넘는 견적 요청이 들어오고, 그렇게 한 달 동안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거래액은 약 15억원이다. 콜버스에 등록된 전세버스기사(업체)의 숫자는 4000명이 넘는다. 누적 매칭 건수는 약 22만건이다.

처음부터 콜버스가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콜버스는 수요와 공급을 확충하고, 균형을 맞추고, 활성화된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을까. 콜버스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시작은 ‘공급’ 확충

콜버스는 공급자인 ‘전세버스’를 먼저 확충하고 난 뒤 플랫폼을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 이전 심야버스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 그러니까 충분한 공급자의 숫자를 확보하는 행동이 제약됐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콜버스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요는 공급자를 확보한 이후 여러 가지 마케팅 방법을 동원해서 확보하더라도 늦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면 콜버스는 어떻게 전세버스기사와 업체를 설득 했을까. 전세버스기사와 업체들이 무엇을 믿고 콜버스 플랫폼에 합류한 것일까. 사실 처음 콜버스 플랫폼에는 ‘수요’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전세버스들이 콜버스 플랫폼에 들어오더라도 딱히 좋은 점이 없었다. 박병종 대표의 설명이다.

“콜버스가 심야버스를 운영하던 시절인 2016년, 서울시민들이 투표한 49개의 정책 중에 우리가 1등을 한 적이 있어요. 그것을 전세버스기사들에게 내세우면서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업체라는 것을 강조했죠. ‘서울시가 인증한 회사’를 앞세워서 설득을 했어요. 더군다나 우리는 심야버스를 ‘전세버스’와 먼저 제휴해서 시작했던 회사였고,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었어요. 그게 주요했던 것 같아요”

전세버스기사를 플랫폼에 유입시키는 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요인은 전세버스기사의 고민을 콜버스가 해결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 대표가 전하는 전세버스기사들의 고민은 명백했다. 전세버스 시장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명확하게 나눠진 시장이다. 아무래도 야유회와 결혼식, 단체행사가 몰려있는 ‘봄’과 ‘가을’에 수요가 많다. 겨울 같은 경우는 수요가 떨어진다. 이 상황에서 전세버스기사들은 비수기 시즌에 ‘일거리’가 떨어져 난감한 상황이 온다.

콜버스는 전세버스기사들의 비수기 일거리 부족 문제를 ‘플랫폼’으로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버스기사들은 그저 앱만 설치하면 된다고 설득했다. 사실 앞서 전세버스기사가 소비자가 없는 콜버스 플랫폼에 들어간다고 딱히 좋은 점이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딱히 손해 보는 것도 없었다.

수요를 만드는 방법

콜버스는 어느 정도 전세버스기사의 숫자가 플랫폼에 모이자 그 다음부터 소비자를 동시에 확충하기 시작했다. 수요를 확충하는 방법은 전세버스와 관련된 온라인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었다. 제휴 마케팅도 진행 했는데, 소비자를 위한 전세버스 상품이 필요한 웨딩플래닝 업체나 여행사와의 B2B 연결도 추진했다. 업체와의 연결은 ‘반복구매’를 만드는 방법이 됐다.

콜버스가 판단한 소비자 관점의 전세버스 시장의 문제점도 명백했다. 첫째, 일단 가격이 불투명하다. 버스 대절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업계의 평균 단가를 모른다. 불투명한 단가 때문에 전세버스기사들이 잘 모르는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일도 왕왕 있었다.

둘째, 여러 전세버스업체에 일일이 연락해서 견적을 받는 과정이 너무 불편했다. 통상 전세버스가 필요한 소비자들은 네이버에 ‘전세버스’를 검색하여 뜨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일일이 견적서를 받았다. 이후 몇 개 업체를 비교해서 예약을 마무리했다.

셋째, 어떤 차량이나 기사가 올지 아무도 몰랐다. 전세버스 대절 시장의 특징은 결혼식과 같은 특별한 행사 수요가 많다는 점이다. 이 때 행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는 ‘전세버스기사의 서비스’다. 전세버스기사가 버스에 탑승한 승객들에게 얼마나 친절하고 성심성의껏 대했냐에 따라 참가자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그런데 소비자는 전세버스업체를 통해 중개 받은 기사가 누구인지, 친절한지, 버스의 상태는 깨끗한지, 도무지 알 방법이 없었다.

콜버스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플랫폼에 녹였다. 플랫폼에는 전세버스기사가 직접 올린 차량의 사진과 운임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된다. 해당 차량을 실제 이용한 소비자의 평점과 후기 또한 기록으로 남게 된다. 이렇게 되면 플랫폼에는 결국에는 서비스 품질이 좋은 기사들을 중심으로 남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의 말이다.

“전세버스를 포함한 운수시장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서비스 품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전세버스나 택시나 기사가 한 번 탄 승객을 다시 볼 일은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전세버스는 자주 쓰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보니까 단골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나타난 문제점이 한철 관광 시장에서 나타나는 ‘바가지 씌우기’나 ‘불친절’입니다.

이런 문제를 콜버스가 전세버스기사의 단골 고객이 되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전세버스기사들은 우리를 통하지 않은 주문을 받을 때보다 오히려 더 친절하고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게 됐습니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다윈의 자연 선택설처럼 자연히 친절하고 경쟁력 있는 기사들이 플랫폼에 남게 됩니다”

콜버스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디테일과 후기. 콜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단순히 가장 저렴한 단가의 전세버스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차량의 상태와 전세버스기사의 평점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가성비’ 있는 상품을 결정한다.

균형 만드는 ‘경제적인’ 방법

모든 플랫폼이 그렇듯 콜버스 역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초기 콜버스 플랫폼에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았다. 앞서 언급했듯 콜버스가 소비자보다는 공급자를 먼저 확충하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에 자연히 생긴 결과였다.

그래서 소비자와 공급자 양단에 생긴 문제가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약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소비자 한 명의 주문에 달린 입찰 건수가 평균 50건이었는데, 소비자들은 너무 많은 정보로 선택장애가 와서 오히려 플랫폼에서 결제하지 않고 이탈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전세버스기사에게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그들의 ‘수익’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생겼다. 한 주문에 50명의 기사가 달려든다면 낙찰률은 2% 미만이 된다. 단순히 계산을 하면 한 전세버스기사가 50개의 주문에 입찰을 해야 한 개 주문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 콜버스는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잡았다. 구체적으로 ‘유료 멤버십’을 도입해서 전세버스기사들의 동시입찰 횟수를 제한했다. 먼저 콜버스를 무료로 사용하는 전세버스기사들은 한 번에 10개 주문까지만 동시 입찰을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월 2만9900원 구독 모델의 플러스 회원인데, 동시 입찰 개수가 20개까지 늘어난다. 그 이상으로 동시 입찰할 수 있는 프리미엄(월 4만9900원, 동시입찰 개수 40개)과 비즈니스(월 9만9000원, 동시입찰 개수 60개) 회원 또한 존재한다.

물론 공짜 플랫폼에서 갑자기 돈을 받는다니 반발하는 기사가 없지 않았다. 콜버스는 이들을 멤버십 서비스의 효용을 증명하면서 설득했다고 한다. 2만9900원의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을 하면 추가로 벌 수 있는 수익이 300만원이라는 식으로 설득했다. 실제 콜버스를 통해 한 달 매출을 1억원, 2000~3000만원씩 돈을 버는 공급자들이 나타나고 효용이 증명되면서 반발은 점차 잦아졌다. 콜버스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콜버스 플랫폼을 통해 전세버스기사들은 평균 300만원의 수익을 더 번다.

현재 콜버스 멤버십은 전체 등록기사 4000여명 중 약 20%가 가입하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는 콜버스 입장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이 되기도 했다. 월 3000만원 정도의 매출이 이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지 못했던 플랫폼 사업 초기에는 이 멤버십 서비스가 인건비의 70~80% 감당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멤버십 서비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약률’을 올리고, 동시에 공급자 입장에서는 ‘낙찰률’을 올리는 방법이 됐다.

박 대표는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매칭이 안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급을 제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라며 “단순히 인위적인 조정을 넘어 경제적인 방법을 고민하다가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고, 그 포인트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