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0세대 프로세서로 믿고 사는 PC 만든다

인텔이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데스크톱용 코어 X 프로세서, 워크스테이션용 제온 W 라인업을 공개했다. 라인업 종류가 너무 많아서 헷갈릴 정도다.

발표를 맡은 권명숙 인텔 코리아 사장

코어 프로세서 2종은 각각 특성이 다르다. 저전력과 GPU, 그러니까 저전력과 AI 추론에 포커스를 맞춘 제품은 아이스레이크, 컴퓨팅 성능 자체에만 포커스를 맞춘 제품은 코멧레이크로 부른다. 기존에는 한 해에는 저전력-그다음 해에는 성능 업그레이드로 틱톡 전략을 취하던 인텔이 두가지 제품을 함께 내놓은 모습이다.

아이스레이크는 서니코브 마이크로아키텍처 기반의 SoC로, 인텔 최초로 10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이다. I3, i5, i7 제품으로 구분되며 터보부스트 최대치는 4.1GHz다. GPU는 내장형인 인텔 아이리스 혹은 UHD그래픽이 사양에 따라 들어가게 된다. 특이한 점은 저전력인 동시에 AI 추론 기능을 높였다는 것이다. 인텔 제품의 특징인 터보부스트처럼, GPU의 연산도 순간적으로 뻥튀기할 수 있다. 이를 딥 러닝 부스트(DL Boost)로 부른다. 백그라운드 워크로드를 조정하는 인텔® 가우시안 및 뉴럴 가속기 (Gaussian & Neural Accelerator, GNA)로 저전력 상태에서도 DL 부스트를 실행할 수 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스마트폰용 SoC의 특성(저전력, 온디바이스 AI)을 노트북용에 채용해 기기를 가볍고 오래 쓰도록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코멧레이크는 반면에 전통적인 인텔 컴퓨팅 파워를 상징하는 듯한 제품이다. 14나노 공정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아이스레이크에 비해 컴퓨팅 파워에 더 집중한다. 최대 터보 주파수는 4.9GHz다. 따라서 주로 얇고 가벼운 노트북에는 아이스레이크, 무거운 업무용 노트북에는 코멧레이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영상 편집의 경우 아이스레이크가 더 특화돼 있다는 점만 알아두면 된다. 두 SoC는 모두 와이파이6 모뎀과 썬더볼트3 단자 4개를 탑재하고 있다.

인텔은 이 두 제품군을 통해 랩톱의 새로운 기준인 ‘프로젝트 아테나’를 제시했다. 과거의 울트라북처럼 ‘아테나 인증’을 받아야 하는 노트북의 기준이다. 기준은 적절하다. 와이파이6, 올데이 배터리, AI, 대기 상태에서의 빠른 재시작, 폼팩터 세분화 및 폼팩터간 상호작용, AI 추론 기능 등이다.

이중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올데이 배터리, 빠른 충전, 와이파이 6, 썬더볼트 단자 수 정도일 것이다. 배터리는 동영상 기준 최대 16시간, 웹브라우징 기준 최소 9시간, 30분 충전으로 4시간 사용을 만족시켜야 한다. 현재 인증을 받은 제품은 22종이며, 총 120가지 제품이 곧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윈도우 랩톱의 고질적인 문제인 배터리를 해결했다는 점과, 보급형 제품에서도 단자를 네개 이상 확보했다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

새로운 제온 W 프로세서와 i9에 해당하는 X 프로세서도 함께 등장했다. 제온 프로세서는 기업이나 크리에이터를 위한 제품이며 DL부스트 등도 탑재된 만능 제품이다. 지난해 제품보다 영상처리, 게임 개발 컴파일링, 3D 아키텍처 등에서 약 10~11%의 성능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코어 X 프로세서는 복잡한 워크로드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제온 W에 비해 가성비를 추구하는 제품이다. 기업 수준은 아닌 일반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다고 한다.

최근 인텔 프로세서는 위험에 처해있다는 평가가 많다. AMD가 인텔 프로세서의 반값 수준의 제품들을 찍어냈고, MS에 의해 퀄컴 칩셋으로도 윈도우를 돌릴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은 ‘아테나’의 이름을 붙여 자신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다. 아테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으로, 지적인 두뇌와 강한 정신을 갖춘 신화 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존재다. 기자간담회 후 인텔 관계자는 “상대는 인텔 프로세서를 쓰는 구형 PC”라며, “매년 새롭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 인텔 프로세서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여기서의 생태계는 프로젝트 아테나 인증을 받은 제품들을 말한다.

프로젝트 아테나 인증 제품
분명히 가볍다고 했는데
요즘 가장 전위적인 폼팩터를 보여주고 있는 건 에이수스다

흔히 노트북의 성능을 말할 때 i3이냐, i5이냐, i7이냐를 기준처럼 말한다. 인텔은 이 기준을 매년 증명해주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라이젠의 경우 아직 랩톱 제품군은 그렇게 널리 퍼져있지는 않다. AMD도 랩톱보다는 아직까지 PC에 집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 퀄컴의 초저전력 제품이 자라났다. 아마 전쟁의 신 아테나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은 아닐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