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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게임의 의미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9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찾은 선수와 지도교사, 부모, 관람객 등 17명에게 “당신에게 게임은 어떤 의미인지, 게임을 왜 좋아하는지, 이 대회에 출전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물었습니다.

 

“저한테 게임은 (e스포츠 대회는) 다양한 종목들을 하는 대회예요.” (황보영/ 전라북도 전북푸른학교)

“몰라요. (게임을 하면) 어려워요. (그런데) 재밌어요. (이기면) 기분이 좋아요.” (김수인/ 세종특별시 소담초등학교)

“게임은 일단은 보이지 않는 거니까. 게임상에서는 누가 누군지 모르잖아요. 아이들이 그 안에서 더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자신감하고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이겼을 때 성취감이 많은 것 같아요.” (홍윤경/ 김수인 학생 어머니)

“어… 하나의 새로운 세대의 놀이 문화요. (게임이 다른 것에 비해 좋은 이유는) 미세먼지나 환경들이 놀이터 나가서 놀기 그런데 게임은 친구하고 같이 집에서 할 수 있으니까요.” (유병욱/ 대전광역시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

오늘, 17명의 인터뷰이 중 가장 먼저 시간을 허락해 준 황보라 님. 평소 테니스 e스포츠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날 대회에는 비경쟁종목인 스위치게임으로 출전했다.

“게임이 제일 좋고 재밌어요. 게임을 하면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아요.” (황금율/ 경상북도 안동영명학교)

“게임 하면 즐거워요. 이길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김명현/ 경상북도 안동영명학교)

“키넥트를 해요. 중학교 때부터 했어요. 재미있어요.” (박민규/ 대구광역시 대구선명학교)

“게임이요? 핸드폰을 갖고 놀면 돼요. 심심해서. 핸드폰이 재밌으니까요. (다른 놀잇거리에 비해 게임을 하는 이유는)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마구마구 참여하러 왔는데) 멋지게 질 거예요. 제가 수비를 잘 못 해요, 공격만 잘해요(웃음)” (박선우/ 인천광역시 인천남고등학교)

“친구들이랑 하면 재밌으니까요. 재밌으니까 하다가 이 친구들(박선우 학생 포함 2인)하고 e스포츠대회 한다길래 도와주면서 같이 하려고 따라왔어요.” (박호원/ 박선우 학생의 마구마구 팀원)

“그냥 즐겁게 할 수 있고, 게임을 인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할 수 있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출전 종목인 ‘오델로’ 게임을 하게 된 계기는) 특별하게는 없고요. 학교를 들어가면서 취미로, 즐거워서 시작했고 즐기면서 애들이랑 친해지다가 여기까지 온 거 같아요. 자발적으로 오긴 했지만, 종목 대회라는 걸 올지는 몰랐고, 왔으니까 열심히 연습하고 1등을 노리고 있어요. 게임을 한마디로 하면, 행복이다?” (하윤성/ 대구광역시 대구광명학교)

 

부모동반 게임인 ‘모두의 마블’에 출전한 엄마 최현정 씨와 박정현 학생. (제 명함으로 문자 보내시면 사진 보내드려요! 연락주세요) 그리고 가운데는 정현 학생의 지도교사인 대곡중학교 전정희 선생님.

“별거 없고 스트레스 풀어주는 그 정도? 저는 게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요. (그래도 하시면?) 휴대폰 게임은 별로고, 실제로 하는 게임이 (좋아요). 스피드 마블 같은 거요. 스트레스가 풀리고”(박정현/ 대구광역시 대곡중학교)

“가족이랑 같이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돼요. 흩어져 있는 가족이 모여서 그 시간에는 묶여서 같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저희는 자주 하거든요. 아까 말씀했는데, 저희 신랑은 게임을 많이 하거든요. 어디 시간 내서 자기가 스트레스를 못 풀잖아요. 거기서 자기 나름대로 짧은 시간에 풀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좀 건전하고 그런 게임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게임 있죠?” (최현정/ 박정현 학생과 부모동반 게임으로 출전)

“(대회 참여한 이유는) 게임이 좋아서 하는 게 아니고, 그냥 뭐든지 하고 싶어가지고 그냥. 게임을 원래 좋아하긴 해요.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만히 앉아서 할 수 있어서요.” (서병근/ 울산광역시 울산혜인학교)

“재밌어서 좋아요” (김민준/ 스타크래프트Ⅱ 출전자)

“게임을 하면 보통 스트레스가 풀리니까 게임을 하는 경우가 있고, 또 재미도 있고. 이겼다는 기분에 희열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주로 스트레스받는 이유는) 학업이나, 제 나이 때는 학업 스트레스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송주호/ 경기도 양일고등학교)

“재밌어요.” (안승현/ 충청북도 청주혜화학교)

“저희는 지체장애 특수학교거든요. 아이들이 실제 환경에서는 거동이 자연스럽지 않고 제약이 많은 반면에 게임이나 모바일, 온라인의 게임 환경에서는 신체적인 제약 없이 마음껏 게임 캐릭터를 통해서라든지 활동할 수 있는 데서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대리만족도 느끼는 거 같아요.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요.”(공민희/ 충청북도 청주혜화학교 지도교사)

게임을 왜 좋아하나요?

 

대답을 종합하면 “게임이 재미있어서” 입니다. 다른 어떤 놀잇감보다 게임을 손쉽게 접할 수 있어 친해졌다고 합니다. 어떤 거창한 이유 같은 건 없습니다.

게임의 세계에서는 장애와 비장애가 별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언제든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고, 보거나 듣거나 만질 수 있죠. 뒤집어 말하면, 게임이 아닌 현실 세계는 장애 학생들에게 매우 척박한 곳이 됩니다. 사회의 많은 부분이 비장애인을 고려해서 만들어져 있어서죠. 비장애인은 ‘접근성’의 문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현실이 게임의 세계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대회는 올해로 15번째 열립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립특수교육원, 넷마블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후원합니다. 올해는 전국 230여개 특수학교(학급)의 학생, 학부모, 교사 등 1500명이 참여했는데요, 전국적으로 치러진 예선 경기에만 1837명이 응모했다고 합니다. 열기가 대단하죠? 현장의 일부를 아래 사진을 통해 만나시죠.

 

모두의 마블에 출전한 선수들. 모두의 마블은 넷마블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넷마블문화재단은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2009년부터 꾸준히 주최해오고 있다.
개막식 현장. 분명 사람은 많은데 가운데 자리가 비어 있어서 보니, 양쪽 벽으로 사람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양쪽으로 몰려 있는 사람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접근성’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한다.
이소정 님과 서초 어린이 합창단의 축가. 맨 뒤에 화면이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아야만 했던, 어린이가 엄청나게 귀엽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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