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세계판 아마존고, 김포시 장기동에 위치한 이마트24 셀프매장에 방문했다. 이 매장에 방문한 고객은 구매를 원하는 상품을 집고 그냥 걸어 나가면 된다고 한다. 결제는 사전 SSG페이 앱에 등록한 정보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끝난다. 일반 매장에 있던 계산대와 계산원이 사라진다.

이 매장에는 신세계아이앤씨의 리테일 기술이 접목됐다. 매장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진열대에 부착된 센서 등을 활용해 고객의 쇼핑 동선을 추적하고 상품 정보를 인식한다. 정말일까. 조금은 까다롭게 매장을 둘러봤다.

둘러보기

셀프매장은 겉만 봐서는 특별한 게 없다. 통상 편의점 정도의 크기고,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오픈하는 이마트24 편의점의 규모와 같다.

이마트24 셀프매장은 겉보기에 그냥 이마트24 편의점처럼 생겼다.

내부 인테리어도 통상의 편의점과 같다. 음료, 도시락, 삼각김밥, 냉동식품, 아이스크림과 같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상품들도 보인다. 매장에 비치된 상품의 SKU(Stock Keeping Units)는 790여종이다. 보통 이마트24 편의점에 비치되는 품목수와 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 매장에 ‘주류’는 없다. 미성년자가 주류를 구매하고 그냥 나가는 상황을 막았다.

매장 내부 전경. 이 또한 통상의 이마트24 매장과 같은 느낌이다. 편의점에 있을만한 상품은 술빼고 다 있다. 같이 방문한 이종철 기자가 신이 나 있다.

매장 좌측에는 두 개의 자동판매기가 함께 비치돼 있다. 하나는 식음료를 판매하는 자판기고, 또 다른 하나는 담배를 판매하는 자판기다. 커피를 내려먹거나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는 기계도 보인다. 사람 없는 매장에 무인 자판기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매장 안으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SSG페이가 있어야 한다”며 “반면 스마트벤딩머신(자판기)는 신용카드, 교통카드, 간편결제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데, 자판기를 통해 고객에게 결제 다양성을 제공하려고 한 것”이라 설명했다.

통상의 편의점에 있는 취식공간은 이 매장에도 있다. 이 공간은 SSG페이 회원이 아니라 매장 안쪽에 들어가지 못하는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 같이 간 이종철 기자가 매장 안에서 들고온 껌을 주섬주섬 챙기고 있다.

자판기 앞에는 통상의 편의점에서 보이는 취식용 테이블과 전자레인지, 휴지통이 보인다. 매장이나 자판기에서 구매한 다양한 음식물들을 즉석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또한 일반적인 편의점에서 자주 봤던 풍경이라 친숙하다.


[AD] 금융권을 위한 멀티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전략

품절 정보가 디스플레이에 연동되는 첨단 자판기다.

계산대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자동으로 개폐되는 출입구가 있다. 이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SSG페이 앱을 설치해야 한다. SSG페이 앱 상단 생활탭에 ‘이마트24 셀프스토어’라고 적힌 아이콘이 보이는데, 이것을 터치하고 지문 인식을 하면 QR코드가 노출된다. 자동문에 이 QR코드를 인식하면 문이 열린다.

매장 안까지 들어가려면 SSG페이 앱, 혹은 이마트24 앱에서 QR코드를 통해 입장 가능하다. 어떤 경우든 SSG페이 가입은 필수다.

그냥 집고 나가 보기

매장 안에 들어왔다. 같이 간 이종철 기자가 하리보 젤리 하나와 자일리톨껌, 후라보노껌을 주섬주섬 주머니에 넣고 그냥 나왔다. 몇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휴대전화 진동이 연달아 울린다. SSG페이 앱에 이종철 기자가 집어온 상품 세 개의 결제 정보가 떴다.

정확하게 이종철 기자가 들고 온 품목들이 결제가 됐다. 하리보 – 자몽맛과 같이 세부 카테고리도 잘 구분한다.

신세계아이앤씨에 따르면 이게 가능한 이유는 세 개의 기술의 콜라보 때문이다. 하나는 카메라 기반의 컴퓨터 비전기술로 소비자의 행동을 추적한다. 다른 하나는 진열대에 부착된 무게 센서로,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집었는지 확인한다. 마지막 하나는 자동결제 기술이다. 소비자가 출구를 지나치는 것을 빠르게 인식하고, 클라우드 POS를 통해 고객이 실제 구매한 상품에 대한 정보를 결제단에 전달한다.

매장 천장에 달려있는 30여개의 카메라와, 센서가 부착된 매장 진열대의 모습. 일반 편의점과 다른 차이점은 여기서 나온다.

오기가 생겼다. 난이도를 조금 높여봤다. 진열대에 무게센서가 있다면, 흐트러진 진열대에서도 이 매장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만약 어떤 고객이 상품을 뒤적뒤적하면서 지정된 진열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상품을 놓는다면, 추후 그 상품을 누군가 구매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할까.

그래서 자일리톨과 자일리톨화이트가 진열돼 있는 위치를 바꿨다. 이 상품들의 무게는 자일리톨화이트가 25g, 그냥 자일리톨이 16g이다. 여기서 기자가 위치가 바뀐 매대에서 자일리톨화이트를 집고 나간다면, 이 매장은 기자가 ‘자일리톨’을 구매한 것으로 인식할까, 자일리톨화이트를 구매한 것으로 인식할까. 놀랍게도 진열대 위치를 바꿨음에도 ‘자일리톨화이트’를 구매한 것을 정확하게 인식했다.

설마하니 이런 짓도 인식할줄은 몰랐다. 4차 산업혁명 만세.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혹여 고객이 상품을 원래 진열대가 아닌 다른 진열대에 진열하더라도 관리자앱을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해서 현장 직원을 통해 정상 위치에 재배치한다”며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는 물론 매대마다 다양한 무게 센서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구매 행동은 물론 상품의 움직임을 복합적으로 파악해서 상품을 인식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거창하게 길게 썼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이 매장은 최초 QR코드를 인식하여 입장하고 그냥 상품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이 외에 계산원과 마주치거나 이야기를 할 일은 없다.

마지막으로 이 매장에서 유일하게 자동결제가 불가능한 상품이 있는데, ‘담배’다. 담배는 주류와 마찬가지로 미성년자 구매가 법적으로 불가능한 품목이다. 매장 방문 고객이 담배자판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김포시 조례에 따라 현장에 상주한 이마트24 직원이 고객 대면으로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 직원 ID카드를 담배 자판기에 태그해야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직원 카드를 태그해야 구매할 수 있는 담배 자판기. 담배는 그냥 동네 편의점 가서 사는게 맘편할 것 같다.

사람이 있는 이유

이마트24 셀프매장은 ‘완전 무인 매장’이 아니다. 2명의 이마트24 직원이 배치된다. 한 명은 점장이고, 다른 한 명은 알바다. 통상의 편의점처럼 계산대에 사람이 없다 뿐이지, 매장 운영시간인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사람 직원도 상주한다.

이 사람들의 역할은 간단하다. 기존 편의점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계산’말고 했던 다른 모든 업무를 맡는다. 재고 보충이 들어온 상품을 진열하기도 하고, 진열이 틀어진 상품을 정리하기도 하고, 어질러진 테이블을 청소하기도, 휴지통을 비우기도 한다.

만약 고객이 변심하여 환불을 요청하러 왔을 때도 사람 직원은 활약한다. 기자가 환불도 그냥 놓고 가는 식으로 자동화를 하기는 어렵냐고 질문하니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고객이 파손된 상품이나 빈 과자 박스를 가지고 와서 환불할 수도 있다”며 “사람이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일반 매장처럼 모든 것을 사람의 까대기로 진행하진 않는다. 나름의 디지털 기술이 사람의 업무를 지원한다. 예를 들어서 이마트24 셀프매장에는 지정된 진열대에 상품을 넣으면 자동으로 시스템에 추가 재고의 숫자가 입력된다고 한다. 무게 센서를 활용한 기술인데, 일일이 재고 보충을 사람이 수기로 했던 기존 매장과는 다른 차이점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이마트24 셀프매장은 쇼핑 고객에게 신세계아이앤씨가 보유한 다양한 신선한 기술을 체험하게 하고 자사의 리테일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구축했다”며 “향후 셀프매장에 적용된 기술들을 모듈화해서 외부 리테일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라 말했다.

이 매장은 오는 30일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직접 만나보시라. 정말 신기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