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영상은 마켓컬리의 풀필먼트, 그러니까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상품이 입고되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후 고객 주문에 따라서 물류센터에서 상품이 피킹되고 포장되고, 배송 지역별로 분류돼서 새벽배송 차량이 출차 하는 다음날 새벽 1시까지의 모습을 담았다. 그 안에서 물류센터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마켓컬리의 물류 시스템 ‘DAS(Digital Assorting System)’란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야기한다. 왜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이커머스를 다루는 경쟁업체들이 많이 사용하는 DPS(Digital Picking System)를 사용하지 않는지도 함께 전한다.

영상 내용을 그냥 베껴오면 재미없다. 아래 텍스트는 나름의 추가 정보를 담아서 영상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정보의 출처는 강성주 마켓컬리 오퍼레이션 리더와 양수진 마켓컬리 풀필먼트 이노베이션 어시스턴트 매니저다.

마켓컬리 장지동 물류센터 개괄

-. 총면적 : 1만평

-. 하루 출고 물량 : 2~4만개

-. 하루 일하는 작업자 숫자 : 최대 600명, 전량 인력도급 아웃소싱

-. 하루 일하는 배송기사 숫자 : 마켓컬리 직영 100명 + 지입 최대 600명

-. 마켓컬리의 자랑 거리 : 입고부터 고객배송까지 신선을 유지하는 ‘풀콜드’, 상품 폐기율 약 1%

입고 및 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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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재고팀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아침 7시에 마켓컬리 재고팀이 출근하고, 마켓컬리가 공급자(Vendor)들에게 제시하는 입고 마감시간은 오후 4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오후 4시를 넘어서 들어오는 물량도 받는다고 한다.

마켓컬리는 공급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물류센터까지 상품 픽업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는 쿠팡이 로켓배송 공급 파트너에게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맥이다.

그렇게 입고된 상품은 유통기한과 상품 품질을 살펴보는 등 검수 작업을 거친다. 신선 이슈가 큰 상품은 모든 상품을 ‘전수 검수’하기도 하고, 상품에 따라서 일부 상품을 검수하는 ‘랜덤 검수’를 진행하기도 한다. 검수가 끝나고 이슈가 없는 상품, 전체적으로 품질이 괜찮다 싶은 상품은 지정된 마켓컬리 물류센터 적치장 및 선반에 보관된다.

피킹(Picking)

마켓컬리 물류센터는 크로스도킹(Cross-Docking Center) 센터다. 입고된 상품이 잠깐 보관되고 금방 출고되는, 그러니까 물류센터는 잠깐 머무는 형태로 사용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물론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보관된 모든 상품이 당일 입고, 당일 출고되는 크로스도킹 상품은 아니다. 하지만, 당일 입고돼서 당일 출고되는 ‘하루살이 상품’이라 불리는 품목이 마켓컬리 매출 비중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맞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마켓컬리의 피킹 자동화 시스템은 DAS(Digital Assorting System)를 기반으로 한다. DAS는 물류센터에 보관된 상품을 재분류 없이 바로 피킹하는 DPS(Digital Picking System)와는 다르다.

핸드카트를 끌고 총괄피킹을 하고 있는 마켓컬리 작업자의 모습. 이 때 바구니에 담기는 상품들은 하나의 고객에게 전달되는 상품이 아니다. DAS존에서 재분류 과정이 필요하다.

DAS는 시스템이 설치된 장소(DAS 존)에 여러 개의 ‘빈 바구니’를 배치한다. 바구니 하나하나에는 ‘한 명’의 고객에게 갈 상품들이 들어간다. DPS가 한 고객에게 전할 상품들을 바구니 하나하나에 피킹하고 곧바로 포장, 출고하는 시스템이라면 DAS는 여러 고객에게 배송될 서로 다른 품목의 몇개~수백개의 상품을 한 번에 피킹한다. 이 과정을 총괄피킹(Batch Picking)이라고 한다.

마켓컬리 물류센터 작업자들이 받는 ‘총괄폼’에는 이 총괄피킹을 할 상품들이 적혀있다. 마켓컬리 DAS존 한 스테이션에는 약 200개의 고객 주문건이 들어간다. 그러니까 한 스테이션에는 200개의 바구니가 있다는 이야기다. 여러 개의 상품이 들어간다는 이야기인데 잘 팔리는 상품은 100~200개가 한 번에 피킹이 될 수도 있다.

마켓컬리 DAS 스테이션 통로 전광판에 있는 점멸등.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등이 점멸되면 작업자는 해당 점멸등과 숫자를 확인하고, 총괄피킹된 바구니에서 꺼내서 각 고객에게 배송될 바구니에 해당 숫자만큼 상품을 넣는다.

각각의 DAS 스테이션으로 이동한 바구니들은 재분류 작업을 거친다. 통로 전광판에 상품에 따라 다른 불빛, 예를 들어서 전복이면 붉은색 등과 함께 숫자 3이 함께 표시된다. 그것을 확인한 분류작업자는 전복 3개를 총괄피킹된 바구니에서 꺼내서 각 고객에게 배송될 바구니에 넣고, 바구니 앞에 있는 전광판에 점등된 붉은등의 숫자 50개 버튼을 누른다. 한 바구니, 그러니까 한 고객에게 전달될 모든 상품이 들어가면 전광판에 END 표시가 나오는데 그러면 한 고객에게 배송될 상품에 대한 피킹 및 분류 작업이 끝난 것이다.

작업이 끝나서 END 표시등이 점등된 바구니들

DAS를 쓰는 이유

강성주 마켓컬리 오퍼레이션 리더는 DAS를 쓰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소품종 다량의 상품, SKU(Stock Keeping Units)가 크게 늘어난 상품에 DAS가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사실 DAS를 사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가성비’인데, 셔틀(Shuttle)을 이용한 자동화나 DPS 대비 DAS 도입비용이 훨씬 저렴했다고 한다.

둘은 물류센터에 적치하는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켓컬리에는 하루살이 상품이라는 것이 있는데, 당일 입고되고 당일 출고되는 이 상품들은 따로 물류센터 선반에 보관되지 않고 바닥에 깔려서 보관되기도 한다. 만약 DPS를 쓴다면 이 상품들을 선반에 넣었다 뺐다 하는 시간이 추가적으로 소모되고, 그 과정에서 분실이나 파손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DAS는 그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강 리더의 설명이다. 그러니까 당일 입고, 당일 출고되는 상품 비중이 높을 때 DAS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DAS는 물량 증감폭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하루 중에도 물량이 굉장히 많이 몰리는 시간대가 있고, 일주일 중에도 물량이 굉장히 많이 몰리는 요일이 있다. 셔틀 기반의 자동화를 할 경우에는 ‘자동화 설비’의 생산성을 조정하기 어렵지만, DAS는 분류 인력의 숫자를 늘리거나 줄이면서 물량 변화에 따라 물류센터 생산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그에 따라 과투자에 대한 비용도 유연하게 감축할 수 있다고 한다.

포장(Packing)

END 표시가 뜬 바구니는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포장 작업대로 내려 보낸다. 작업대에는 포장 작업하는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이 비치돼 있다. 매뉴얼에 따라서 선도 유지를 위한 아이스팩을 넣는 포장만 하는 상품이 있고, 계란과 같이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 포장을 하는 상품 또한 있다. 마켓컬리 포장 작업대에는 상품 규격에 따라 다른 크기의 박스들이 함께 비치돼 있다.

DAS존에서 내려진 바구니들이 포장 라인 앞에 쌓여 있다. 각 바구니에는 ‘한 고객’에게 배송할 상품들이 담겨 있다.

계절마다 포장법이 다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혹서기의 경우 포장에 넣는 아이스팩의 양을 크게 늘리는 매뉴얼이 있다. 박스에 상품을 다 담았으면 송장을 붙인 후에 뒤쪽 라인으로 넘기면 테이핑 하는 작업자가 포장을 마무리 한다.

분류 및 출차

포장이 끝난 상품은 지역별로 파렛트에 올려 분류된다. 먼저 A, B, C, D와 같이 알파벳이 부여된 대권역으로 분류돼 출고장으로 이동한다. 출고장에서는 새벽배송 기사들의 배송 세부 권역에 따라서 세부 분류가 이어진다.

출고장까지 분류된 상품을 나르는 지게차

새벽배송 기사들이 이렇게 분류가 된 상품들을 차량에 싣는데, 통상 이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은 대략 자정이다. 오전 1시 즈음에는 출차가 시작되고 오전 7시까지 고객의 문전까지 배송한다.

마켓컬리 배송기사 한 명이 하루에 방문하는 고객의 목적지 숫자는 30~50개다. 50개를 한다고 하면 6분에 한 집은 방문해야 할 정도로 촉박하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마켓컬리의 고객 주문이 충분한 ‘밀도’를 형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글.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영상. <박리세윤 PD> dissbug@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