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일주일에 한 편,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미개척지가 있으니 ‘가구’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오는 택배가 있는 한국에서도, 가구는 3~7일 이후 배송이 일반적이다. 뭔가 챙겨야 할 것도 많다. 고객마다 다른 자택에 설치되는 상품이다 보니 공간에 따른 안내가 필요하다. 예컨대 엘리베이터나 집문까지 들어가는 통로가 협소하다면 ‘사다리차’를 이용해서 배송해야 할 경우도 생기는데, 이같이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를 챙겨야 한다. 업체가 챙기든, 고객이 챙기든 누군간 챙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 이유를 찾자면 가구는 태생이 ‘똥짐’이다. 부피가 크고 규격화가 어렵다. 보관과 배송에 적지 않은 물류비가 투하된다. 물류의 어려움은 가구 제조업체의 온라인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진입장벽이 된다.

그렇다고 가구의 온라인 시장 규모가 작은 것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6월 기준 가구 카테고리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627억원. 동기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 거래액인 10조5682억원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품목으로 치면 이커머스 시장의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인 아동·유아동품(3009억원, 2.8%)과 비슷한 비중이다.

어렵지만 해볼 만한 시장. 온라인 가구 시장을 공략한 전문 물류업체가 있으니 하우저다. 포털, 게임업체, 가구업체를 거친 심준형 대표가 2016년 10월 창업했다. 현재 하우저는 250여개 고객사의 8만여개 가구 품목을 다루고 있다. 하루에 약 500건의 온라인 주문을 받아서 수천개의 가구를 출고한다. 가구 물류를 위해서 물류센터 및 배송 인프라를 직접 확충했다.



현재까지 하우저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7년 20억원 매출이 지난해 50억원으로 2.5배 성장했다. 올해는 150억원 매출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심준형 대표로부터 조금은 남다른 ‘가구 물류’ 이야기를 들었다. 통상 이커머스 물류 세계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비정형 화물’ 이야기다. 더군다나 하우저가 물류업체를 차린 이유는 ‘물류’ 때문이 아니라고 한다. 당장의 그림은 ‘클라우드’고, 큰 그림은 ‘데이터’다. 뭔가 거대한 이 느낌의 실체를 확인해 봤다.

창업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

가구시장이 재밌는 것이 시장의 70% 이상을 중소 가구사가 차지한다. 그러니까 굉장히 파편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말인즉 누구나 가구시장에 쉽게 진입을 할 수 있는데, 성장은 꽤나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인프라 확충’의 어려움에서 찾을 수 있다. 당장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 확충도 어렵지만, 물류 인프라를 갖추는 것도 어렵다. 왜냐하면 가구업체가 직접 하기에는 ‘시즌’ 이슈가 있다. 중소업체는 물류에서 나오는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서 가구는 신학기, 결혼시즌, 이사시즌에 매출이 뜨는 상품이다. 보통 가구업계에서 극성수기로 잡는 시즌이 봄(3, 4, 5월)과 가을(9, 10, 11월)인 이유다. 반면 여름과 겨울에는 매출이 떨어지는 편이다. 아무래도 휴가 시즌이 겹쳐 돈을 쓰는 곳이 많아 단가가 높은 가구를 사기에는 부담스러워 반영되는 수치인 것 같다.

그래서 하우저는 가구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파편화된 중소가구업체의 성장에 필요한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시스템’과 ‘물류 인프라’를 갖춘 가구 버티컬 아마존을 지향한다.

하우저는 스스로를 가구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업체라 부른다. 인프라는 물류사업을 하니 그렇다 치고, 클라우드인가?

과금 방식에 클라우드 형태를 도입했다. 화주사가 가구를 보관한 면적만큼 월단위로 자동으로 비용이 계산되는 모델을 설계했다. 일반적으로 창고를 빌리면 연단위 계약을 하지 않는가. 하우저를 이용하는 가구업체는 월단위로 물류를 사용한 만큼의 금액만 우리에게 내면 된다. 배송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 달에 한 명의 고객에게만 주문이 발생했으면, 그 한 건에 대한 비용만 청구된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보관 수수료, 실측 및 검사 수수료, 수입을 하는 가구사라면 포워딩 수수료 등이 물류비에 녹아든다.

하우저는 인프라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합해서 화주사에 제공한다. 시스템 비용을 따로 고객사에게 받지는 않는다. 하우저의 물류 서비스를 쓰면 ‘시스템’은 자연히 따라가는 것이다.

하우저가 가진 물류 인프라는 무엇이 있는가?

경기도 용인에 7000평 규모의 허브 물류센터를 운영한다. 이 외에 지방 권역에는 5개의 RDC(Regional Distribution Center)를 두고 있다. 강원, 경북, 경남, 호남, 제주권역으로 나눠 외부 물류업체와 협력하여 그들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구조다.

하우저 용인 허브 물류센터 전경(사진: 하우저)

하우저를 이용하는 화주사라면 고객까지 라스트마일 배송은 무조건 허브 물류센터를 통하게 돼있다. 별도의 보관 수수료를 지불하고 고객 주문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하우저 허브 물류센터에 가구를 보관 해두는 화주사도 있고, 고객 주문 발생 이후에 하우저 물류센터에 가구를 입고시키는 업체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최소한 최종 고객대상 출고 2~3일 전에는 입고를 해야 된다.



그렇게 허브 물류센터에 보관된 가구들을 배송기사들이 RDC별, 혹은 가구업체별로 할당된 일단위 물량을 상차한다. 배송기사는 수도권에서만 2인 1조로 40조가 움직이고, 지방권역을 포함하면 80조 정도가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총 움직이는 배송기사의 숫자는 160명이고, 활용하는 차량은 2.5톤 화물차 80여대다. 하우저의 물류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자택에 방문하여 가구 설치까지 끝내는 서비스를 포함한다.

물론 무조건 2인 1조로 배송기사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화물 특성을 고려하여 부피가 커서 운반이 어려운 상품의 경우 2명이 간다. 부피가 작거나 단가가 낮은 상품은 1인 배송도 하고 있다.

가구 물류 프로세스를 설명해줄 수 있나?

제조(수입 및 포워딩), 보관, 판매, 검사, 실측 및 배송, AS까지. 하우저가 구상한 가구산업의 가치사슬이다. 하우저는 이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일괄운송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물론 모든 영역을 하우저가 직접 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하우저가 가구를 제조하진 않는다. 가구를 제조하는 업체가 하우저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가 된다. 하우저가 직접 ‘판매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 판매 채널 결정은 가구업체가 네이버쇼핑에 팔든, 11번가에 팔든 알아서 한다.

하우저의 ‘가구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가 포함하는 범위(자료: 하우저)

하우저가 집중하는 분야는 보관부터 고객 배송, AS까지 이어지는 물류 프로세스다. 포워딩과 같은 수출입물류는 외부업체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별한 프로세스가 몇 가지가 있는데 먼저 검사다. 어떤 가구사는 가구를 직접 제조하지 않고 100% 수입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업체가 하우저의 보관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실물가구를 직접 보지 못할 때도 있다. 외국에 있는 가구 제조업체에서 제조된 상품이 인천항에 도착하고 통관을 마치자마자 하우저 용인 물류센터에 보관되고, 고객 주문과 동시에 출고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하우저가 고객사 대신 입고된 가구의 하자 여부를 검수한다.

‘실측’도 특별한 과정이다. 예컨대 고객이 주문제작 상품인 ‘붙박이장’을 온라인으로 샀다고 하자. 이때 실측을 하지 않으면 제조 공정에 들어갈 수 없다. 설치되는 고객의 집마다 공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우저 배송기사가 먼저 고객의 자택에 방문하여 공간을 실측하고, 실측된 내용을 가구공장에 전달하여 재단, 시공 작업이 시작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상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것이다. 우리는 고객마다 다른 집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을 ‘해피콜’이라고 부르고, 해피콜 이후 기사배정까지 하루 정도의 프로세스가 소요된다. 고객 주문부터 최종 배송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은 통상 지방은 10일 이내, 수도권은 7일 이내라고 공지하지만, 실제는 더 짧다.

하우저 배송조회 화면. 하우저는 해피콜을 통해 ‘고객 자택 엘리베이터 유무’, ‘사다리차 사용여부’ 등 상황을 확인하고, 이후 배송조회 화면을 시스템으로 노출시켜준다. 고객은 모든 과정을 하우저 시스템으로 확인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AS란 오랜 기간 이용 등으로 하자가 발생한 가구를 수거하여 부품을 교체하고 재배송 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하우저는 소파 AS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데, 소파의 천과 스프링, 스펀지를 모두 교체할 수 있다. AS 서비스는 현재 가구사가 의뢰를 요청하면 수리를 대신해주는 식으로 B2B로만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B2C로도 AS 서비스를 확장할 의향이 있다. 비싼 가구 같은 경우 새로 구매해서 쓰는 것보다 수리해서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에 시장 니즈가 있다고 본다.

가구는 비정형 화물이면서 고가라는 특성이 있다. 보관, 운송 중에 ‘파손’이 발생하기 쉬울 것 같고, 파손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가 클 것 같은데, 파손율을 줄이기 위한 방안은 있는가.

포장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포장 가이드를 많이 한다. 가구 포장 방식은 그야말로 그때그때 업체마다 가구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서 박스 포장이 안 되는 가구가 참 많다. 의자 같은 경우는 박스 포장이 되긴 하는데, 다리와 몸체가 분리되는 테이블 같은 경우는 몸통 따로 다리 따로 포장을 한다. 이 때 다리 하나씩 박스포장을 하면 공간 비효율이 너무 많이 생겨서, 박스가 아닌 스티로폼으로 하는 업체도 있다. 이렇듯 서로 다른 포장 케이스가 너무나도 많다.

하우저는 그렇게 서로 다른 250개 고객사의 서로 다른 8만개의 가구를 다루는 물류를 한다. 이것을 시스템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출고단에서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사고가 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은 ‘시스템’과 ‘매뉴얼’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가구별로 하자가 자주 나는 패턴과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서 배송기사들이 시스템을 통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서 배송기사가 운송 경험이 없는 가구를 내일 처음 운송한다고 한다면, 시스템에서 알람을 노출시킨다. 이것은 기사님이 처음으로 운송하는 가구니까 매뉴얼과 안내 영상을 보라고 가이드 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지게차나 화물차 적재칸 내부에 탈착 가능한 완충재를 개발하여 붙이는 식으로 가구에 상처가 나는 부분을 줄이고 있다. 시스템과 프로세스, 오퍼레이션을 결합해서 최대한 하자가 안 나도록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우저의 미래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물류 사업을 위해서 시작한 물류업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다.

여러 중소 가구사를 입점 시켜서 고객에게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현재 하우저는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좋은 가구사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지금 하우저의 물류를 이용하는 가구사들은 자사몰이든 마켓플레이스 입점이든 알아서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업체들을 새롭게 시작하는 ‘하우저 마켓플레이스’로 끌어당기고 싶다. 사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한 이유가 이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였다.

하우저 마켓플레이스의 핵심은 추천이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좋은 가구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런 이들에게 ‘추천’을 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문제는 추천 서비스의 기반이 될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하우저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물류를 시작했다. 현재 하우저는 우리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사를 통해 수만개의 가구 정보를 받고 있다. 실제 고객단의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하우저 배송기사들은 고객 자택에 설치를 끝마치면 사진을 찍는다. 이 사진 한 장에 고객마다 다른 위치와 가구 정보가 다 있다. 특정 브랜드의 어떤 소파의 크기가 이런데, 어떤 지역의 이런 특성을 가진 집에서 쓰고 있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우저가 수집하고 있는 사진 데이터(자료: 하우저)



데이터가 모이면 이런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잠실에 살고 있는 어떤 고객이 아이 책상을 구매하고자 상품을 검색하고 있다고 하자. 이 고객에게 “잠실에 있는 고객들이 많이 구매한 책상은 이것입니다”, 혹은 “청담동 고객들이 많이 구매한 책상은 이것입니다”라고 텍스트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단순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진과 같은 이미지 정보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

물류 측면에서도 마켓플레이스 사업은 의미가 있다. 우리는 물류 인프라를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마켓플레이스임에 불구하고 ‘합배송’이 가능하다. 서로 다른 가구업체 3개가 네이버, 11번가, 쿠팡에서 각각 상품을 팔고 있더라도, 이들이 모두 하우저의 물류 서비스를 쓰고 있다면 합배송 제안이 가능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배송일과 중복 과금 되는 물류비 때문에 생기는 불만을 해결할 수 있다.

장차 하우저는 가구를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구 중고거래와, 렌탈, AS까지 가능한 마켓플레이스를 만들 것이다. 사실 하우저는 가구 데이터를 모으는 인프라 서비스이고, 그렇기 때문에 차별화가 가능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