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로지스 테크 컨퍼런스] 지도와 챗봇이 비즈니스에 어떤 도움을 줄까?

길을 모를 때만 지도가 간절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길을 찾아오게 만들고 싶은 이들이 지도 서비스에 목말라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날씨를 물을 때만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찾는 것도 아니다. 고객 응대가 잦은 기업의 경우, AI를 잘 이용하면 훨씬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가 자사 지도 API를 B2B에 열고, AI 서비스를 클라우드 플랫폼에 얹은 것도 기업 시장에서 이런 서비스 필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송지원 네이버 맵스 프로덕트 매니저와 정낙수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에반젤리스트는 지난 3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리테일 로지스 테크 컨퍼런스 2019’에 참여, 엔터프라이즈용 네이버 맵스 API와 AI를 얹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했다.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두 서비스의 공통점은 ‘기업이 원하지만 그동안 잘 제공되지 않았던 기능을 넣어 사용 경험을 제고한 것’으로 요약, 설명된다.

먼저, 송 매니저가 비즈니스에서 활용하실 수 있는 지도 API와 그 활용법에 관해 발표했다.

송지원 Maps 프로덕트 매니저

 

“산업을 막론하고 로케이션 데이터(location data)는 산업의 방향성이나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핵심 요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송 매니저의 말처럼, 지도 정보는 지금 모든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핵심 요소다. 특히 소비자의 집까지 상품을 배송해야 하는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 단계’를 갖는 리테일이나 로지스 산업 분야는 두말할 나위 없다.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하고 최적의 경로 탐색을 도출할 수 있어야 질 높은 운송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송 매니저는 강조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로케이션 데이터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C 레벨 대상, 로케이션 인텔리전스에 대한 인식조사 보고서(아래 그림 참조)를 기반으로  송 매니저는 응답한 경영진의 94%가량이 로케이션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한다고 답했으며, 66%는 해당 정보가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상관관계가 높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로 기업에서 로케이션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접목해 활용하는 케이스는 39%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출처=송지원 매니저 발표 자료

 

이 말은 어떤 로케이션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해야 하는지, 그리고 재가공해 활용할 수 있을지에 관한 인식이 시장의 필요 만큼 따라오진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자사 지도서비스인 네이버 맵스의 엔터프라이즈 API를 공개한 것은 이런 필요에 따른 것이다. 네이버는 그간 지도서비스를 B2C 서비스로만 제공해왔는데, 엔터프라이즈용 API를 열 경우 지도를 상업 목적으로 쓰는 개인이나 기업에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 판단했다. 송 매니저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가 제공하는 여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중, 트래픽 면에서 지도는 네이버 앱과 밴드에 이은 세 번째다.

물론 네이버만 지도 서비스를 하고 관련 API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송 매니저는 이용자 수 외에, 국내 업체 관련 데이터(PoI : Points of Interst) 규모가 가장 크고 질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공개한 네이버 맵스의 API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네이버는 현재 지도 API를 ‘맵스(maps)’와 ‘디렉션스(directions)’, ‘플레이스(place)’로 구성했다. 예컨대 맵스는 동적, 혹은 정적 지도와 벡터 지도 등을 각 서비스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사용자에게 장소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데 목표를 뒀다.

눈여겨볼 것은 네이버가 최근 공개한 ‘타일맵(Tile Map)’이다. 타일맵은 요청한 URL을 기반으로 이미지 지도 타일을 반환하는 것인데, 국내에서 네이버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API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SDK를 그대로 쓰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형태로 지도를 조합해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송 매니저는 강조했다.

디렉션스 API는 현재 국내에서 네이버와 티맵만 제공하는 서비스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정보를 입력하고 그에 따른 최적의 경로 제공을 한다. 송 매니저는 네이버가 최근 디렉션스 API에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용자 의견을 받아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 매니저는 “지난해 11월에 네이버 지도 서비스를 엔터프라이즈용으로 공개했을 때는 지도 경유지 개수가 5개였으나, 여러 물류업체의 의견을 받아 품질 검증을 통해 경유지 개수를 15개까지 확대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스와 관련한 API다. 특정 장소나 업체 주소,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인데, 가장 대중적인 API기도 하다. 여기에는 주소 정보를 지도 위 좌표로 변환해주는 API와, 반대로 좌표를 주소 정보로 안내해주는 API 등이 포함된다.

송 매니저는 “맵스 API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출시된 상품 중 가장 압도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고객 사례로는 쏘카나 우버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와 다이닝코드, 망고플레이트 등의 맛집 서비스, 그리고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그는 “현재 쿠팡 플렉스와 타다가 네이버 지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서비스에서는 지도의 최신성과 퀄리티 유지가 중요하다”며 “모바일 SDK 같은 경우 이전 버전과 달리 문서 페이지가 쉬워졌고 클래스와 함수가 명확해졌으며 시각적 디테일이 개선되어 편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낙수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에반젤리스트

 

NBP에서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상품에 대한 설명은 정낙수 에반젤리스트가 맡았다.

여러 상품 중 강조한 것은 AI 서비스다. 쓰는 사람은 잘 못 느낄지 몰라도 현재 네이버의 서비스에는 AI를 기반으로 한 것이 꽤 있다. 네이버 앱이나 뉴스 같은 것들이 그러한데, 비즈니스 단에서 활용하기 좋은 것으로는 번역서비스인 ‘파파고’와 음성 인식 서비스 ‘클로바’, 고객과 대화할 수 있게 한 ‘챗봇’ 을 꼽았다. 정 에반젤리스트에 따르면 NBP에서 판매하는 120여개 상품 중 AI와 관련한 것은 20가지 정도이며 파파고와 클로바, 챗봇은 그 중에서도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쓰기 적합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우선 파파고. 파파고는 다국어 번역 서비스이므로, 국외 진출을 도모하는 기업에서 자사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나 고객 응대를 해당 국가의 언어로 바꾸기 위한 작업에 쓸 수 있다. 파파고는 현재 13개의 언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통계와 신경망 기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로바의 경우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거나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포함했다. 예컨대 이 기술을 적용한 은행 앱에서는 간단한 명령,  “엄마한테 10만원 이체해줘” 같은 걸 음성으로 알아듣고 실행할 수 있게 한다.

챗봇은 기존 ‘룰기반’과 달리 ‘머신러닝’ 기반으로 고안됐다. 룰기반은 구현이 간단한 장점이 있는 대신 정형화된 질문을 넣고, 그에 따른 답변을 일일히 넣어줘야 하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예컨대 ‘내 이름은 정낙수’라는 답을 얻기 위해 ‘네 이름이 뭐니?” “너 이름이 뭐야”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와 같은 유사 질문을 모두 입력해야 한다.

그러나 머신러닝으로 훈련한 챗봇은 여러 질문에 대해 핵심을 파악, 적절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사람의 말을 형태소 분석한 후 이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를 유추하고, 그에 따른 보다 정확한 답변을 하도록 고안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충분한 데이터셋을 확보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 세가지 서비스가 하나로 합쳐지면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아마도 이런 모습일 건데, 핵심은 이용자가 쓰기 편하도록 ‘끊김없는 사용자 경험’에 있다. 그 경험을 정낙수 에반젤리스트는 이렇게 표현했다.

“‘콜라 한 병에 얼마니?’라고 영어로 물으면, 이 음성을 텍스트로 먼저 변환을 해야죠. 이 정보를 파파고가 넘겨 받아 한글로 번역하고요, 그 번역 내용에 대해 챗봇이 응답을 합니다. 비즈니스 로직과 연동된 챗봇은 가격을 찾아 파파고에 정보를 보내고, 파파고는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해 클로바가 음성으로 이용자에 ‘콜라 한 병에 1000원’이라는 답을 주는 것입니다.”

NBP에서 이같은 모델을 만들 때는 얼마나 걸렸을까? 정 에반젤리스트는 챗봇을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에 연동하는데 든 시간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숨은 노력은 데이터셋을 만드는데 있었다. 무려 다섯달의 시간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사람이 쓰기 편한 AI 서비스의 성패는 데이터셋에 달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정 에반젤리스트가 말하는 음성 인식과 스피커의 수준은 어떨까? 다음과 같은 발언으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

“약간은 또박 또박 얘기하긴 하지만(기계가 말하는 것 같지만), 음성 인식률이 좋은 편입니다. 대충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 듣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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