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이커머스 시장 또한 성장하고 있다. 구글(Think with Google)의 분석에 따르면 2018년 베트남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규모는 1430억 달러(약 165조원). 이 중 이커머스는 전체 유통 시장에서 약 2%인 27억 달러(약 3조1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비중만 보면 베트남의 이커머스 시장은 아직 오프라인에 비해서 미미하다.

하지만 성장률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글의 같은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24%의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2025년이 되면 263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유통 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50억 달러(전체 유통시장 대비 5.7%) 규모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구글의 전망이다.

구글 리포트를 인용한 티키의 발표자료. 이와 같은 이커머스 시장의 독보적인 성장률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나오고 있으니, 그야말로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볼 수 있겠다.(자료: 티키)

티키는 베트남 이커머스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다. 2018년 기준 약 35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84%가 35세 미만이다. 온라인에 친숙한 젊은 세대들이 유입된다면, 미개척지인 온라인 시장에서 티키의 입지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카트릭 나라얀(Katrick Narayan) 티키 CBO(Chief Business Officer)는 킨텍스가 주최한 케이샵 2019 컨퍼런스 발표를 통해 “티키는 베트남 온라인 채널에서 1위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라며 “2018년 하반기 기준으로는 라자다보다 높은 트래픽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마치 아마존스러운 풀필먼트

티키의 운영 전략은 아마존을 닮아있다. 아마존을 닮았다는 이야기는 한국의 쿠팡을 닮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잠깐 나라얀 CBO의 약력을 설명하자면 미국 아마존에서 6년, 티키에 합류하기 전 한국 쿠팡에서 2년 동안 그로스 마케팅을 담당했던 경력자다.

구체적으로 티키와 아마존이 어떻게 닮았는지 살펴보면 우선 ‘물류’를 사랑한다. 물류를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는 C2C 이커머스, 그러니까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를 중개하는 ‘채널’만 제공하고 물류는 판매자가 알아서 하는 이베이의 ‘오픈마켓’ 방식을 지양한다는 뜻이다.

티키는 스스로를 B2C 이커머스 플랫폼이라고 설명하고, 아마존 또한 B2C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한 업체다. 쿠팡은 소셜커머스라는 특이점에서 시작한 업체지만, 쿠팡의 성장고점은 B2C 이커머스 사업 ‘로켓배송’을 시작하고부터 만들어졌으니 참고하자.

티키는 베트남 전역에 9개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이 물류센터에 티키가 보유한 상품들, 혹은 티키에 상품을 판매하는 3자 셀러의 상품을 미리 ‘재고’로 확보한다. 3자 셀러 중에는 티키에 입점해서 상품을 팔고 있는 ‘글로벌 셀러’ 또한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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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얀 CBO는 “티키에는 약 30% 정도의 3자 셀러가 입점해 있는데, 셀러들의 상품을 ‘풀필먼트센터’를 통해 배송하는 것이 티키의 차별점”이라며 “티키는 풀필먼트센터뿐만 아니라 물류, SCM(Supply Chain Management) 시스템을 인하우스에서 직접 개발했다. 미국에서 아마존이 했던 것과 같은 방법”이라 말했다.

티키 물류센터 내부 모습. 티키는 물류센터를 ‘풀필먼트센터’라고 부른다. 이 또한 아마존과 쿠팡이 물류센터를 ‘풀필먼트센터’라고 부르는 것과 동일하다.(사진: 티키)

예컨대 티키는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 제공을 위한 ‘티키익스프레스딜리버리(Tike Express Delivery)’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한국과 차이점이 있다면 운송수단으로 사륜 화물차가 아닌 대부분 ‘오토바이’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나라얀 CBO에 따르면 티키의 오토바이 배송인은 하루에 통상 100개 정도의 화물을 배송한다고 한다.

배송 측면에서 한국과 또 다른 점은 베트남에서는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결제가 선호된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는 ‘배송방식’에도 변화를 만들었는데, 그게 COD(Cash On Delivery) 방식이다. COD란 배송인이 상품을 배송하면 그것을 확인한 소비자가 이후 현금 결제를 하는 것이다. COD는 베트남의 티키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정도의 국가만 제외하면 동남아시아 이커머스에는 당연히 녹아 있는 모습이다.

마치 쿠팡스러운 ‘섭스크립션’

티키는 아마존의 ‘아마존프라임’과 같은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핵심전략으로 강조한다. 티키의 멤버십 서비스의 이름은 ‘티키나우’다. 멤버십 가입 고객은 ‘티키의 모든 상품 무료배송’, ‘일부지역 2시간 배송’. ‘30일 무료교환’, ‘티키세이브 상품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티키나우의 멤버십 혜택. 티키의 유료 멤버십은 아마존보다는 오히려 쿠팡과 더 닮아있다. 아마존의 섭스크립션에는 물류뿐만 아니라 음악, 전자책, 비디오 등 콘텐츠 구독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혜택을 보면 알겠지만, 티키의 티키나우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와도 닮아 있다. 쿠팡은 로켓와우 가입고객에게 19800원 미만 구매고객에게 로켓배송 상품 무료배송, 일부지역 당일·새벽배송, 30일 무료 반품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티키나우에 포함된 ‘티키세이브 상품 10% 할인’은 기저귀, 생수 등 반복구매가 일어나는 품목을 고객이 정기 배송할 경우 추가 10%의 할인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인데, 이 또한 쿠팡의 정기배송과 비슷하다. 쿠팡은 정기배송 품목에 대해 최대 10%의 상시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티키가 티키나우 회원에게 강조하는 핵심 서비스는 2시간 배송이다. 호치민, 하노이, 다낭, 하이퐁, 나트랑 등 이커머스 소비자들이 집중된 베트남 주요도시에서 90분 안에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자체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90분 배송이 가능한 이유는 티키가 베트남에 구축한 물류센터에 ‘재고’로 상품을 보관해뒀기 때문이다. 쿠팡이 로켓와우 고객에게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티키나우가 2시간 배송 가능한 지역. 나라한 CBO에 따르면 2시간 배송 지역은 베트남 이커머스 사용자의 80%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자료: 티키)

나라얀 CBO는 “티키나우는 무료체험 이후 만족한 고객들이 유료 전환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두 달 전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는데, 티키나우에 돈을 내는 유료고객이 10배 정도 증가한 추세가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동남아시아 셀러들이 티키에도 팔고, 경쟁 마켓플레이스인 라자다, 쇼피에도 상품을 같이 판다”며 “티키의 경쟁업체 대비 강점은 우리가 직접 구축한 풀필먼트센터와 공급망 시스템을 통해 티키의 충성고객에게 빠르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가품유통 문제로 인해 온라인 판매자의 신뢰 구축이 중요한 상황에서 티키는 단연 베트남에서 가장 큰 신뢰를 얻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라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