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Ford)로 대표되는 자동차기업과 우버(UBER)로 대표되는 플랫폼기업이 ‘모빌리티’에서 만났다. 두 주체가 모빌리티를 만드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자동차기업의 무기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 그 자체다. 플랫폼기업의 무기는 ‘데이터를 다루는 힘’이다. 두 주체는 서로에게 부족한 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 포드, GM, 다임러 등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들이 모빌리티 플랫폼 스타트업들과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는 배경이다.

현대차와 아우디가 11일 CES아시아2019 기조연설(Keynote)을 통해 모빌리티를 향한 미래전략 방향을 발표했다. 두 기업의 모빌리티를 향한 청사진에는 ‘개방(Open)’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완성차 제조업체가 생각하는 공통 기조는 “혼자서는 혁신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미래전략 ‘개방형 혁신’

현대차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추진하며 외부업체와 협력을 통해서만 혁신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윤경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은 “자동차산업은 엄청나게 빠르게 바뀌고 있고, 우리는 외부에 있는 혁신가들과 협업을 통해서만 혁신을 만들 수 있다”며 “현대차는 개방형 혁신을 위해 각각의 영역을 혁신하고 있는 4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경림 부사장은 현대차의 개방형 혁신 방안인 Clean Mobility, Freedom of Mobility, Connected Mobility 영역에서 협업하는 중국 파트너로 각각 임모터(Immotor), 퀀덩(Kuandeng), 유비아이AI(UBiAI)를 소개했다. 각 기업의 대표자들은 CES아시아2019 키노트 무대에 함께 올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자동차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방향으로 ‘깨끗한 모빌리티(Clean Mobility)’, ‘모빌리티의 자유(Freedom of Mobility)’, ‘커넥티드 모빌리티(Connected Mobility)’를 추진한다. 모든 영역에선 스타트업과 대기업, 연구기관을 막론한 외부 파트너와의 산발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깨끗한 모빌리티’란 기존 화석연료 자동차를 ‘수소’, ‘전기’ 등 친환경 대체연료 자동차로 전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가 깨끗한 모빌리티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임모터(Immotor)’가 있다. 임모터는 ‘전기 배터리 교환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데이터 플랫폼 업체다. 전기차를 활용한 라스트마일 물류 배송인들의 이동 경로와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여 최적의 충전장소까지 연결해주는 것이 임모터의 핵심 기술이다. 다니엘 황(Daniel Huang) 임모터 대표는 “임모터는 현대차의 퍼스널 모빌리티가 중국에서 원활히 움직일 수 있도록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빌리티의 자유’에서도 협업은 이루어진다. 윤 부사장에 따르면 모빌리티의 자유란 누구나, 언제나, 어디에서나 모빌리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빌리티의 자유를 만드는 핵심기술은 ‘자율주행’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고자 스타트업 오로라(Aurora)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밖에 현대차는 중국 1위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Baidu)의 자율주행 프로젝트 ‘아폴로(Apollo)’에 참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연결된 모빌리티’란 궁극적으로 자동차를 데이터센터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동차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모빌리티 플랫폼 올라(Ola), 그랩(Grab)과 협력하여 오픈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라, 그랩 각 기업에 3억달러(약 3400억원), 2억7500만달러(약 2700억원)을 투자했다.

아우디의 미래전략 ‘오픈 플랫폼’

아우디의 모빌리티는 기존 운전 경험을 ‘디지털 모험(Digital Adventure)’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디지털 모험으로 전환을 만드는 대표적인 수단이 아우디가 자회사인 ‘AEV(Audi Electronics Venture)’와 공동 설립한 VR 스타트업 ‘홀로라이드(Holoride)’다.

아우디에 따르면 아우디의 로고인 4개의 원형은 각각  ‘Audi Connect’, ‘V2X(Vehicle to Everything)’, ‘Holoride’, ‘AI:ME’를 의미한다. 각각이 아우디의 모빌리티를 만들기 위한 핵심사업이 된다.

홀로라이드는 차량 뒷좌석을 완벽한 가상의 공간으로 구현한다. 단순히 VR을 활용해 360도 가상의 공간을 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차량의 움직임과 연동돼 현장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우디에 따르면 홀로라이드를 통해 뒷좌석에 앉은 사람은 마치 자동차가 요트가 되고, 우주선이 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우디는 홀로라이드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개방형 플랫폼(Open Platform)’을 추진한다. 홀로라이드 VR 콘텐츠의 확산을 위해 외부 게임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키트를 제공한다. 나아가 아우디뿐만 아니라 외부 완성차업체까지 홀로라이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생태계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우디는 라이드헤일링 영역에서 활동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 또한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우디에 따르면 모빌리티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차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 업체가 보유한 차량의 군단(Fleet)을 잠재적인 판매채널로 활용할 수도 있다.



토마스 오시안스키(Thomas Owsianski) 아우디차이나 사장은 “아우디의 다음 세대를 만드는 것은 오픈 플랫폼”이라며 “창조적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우리의 플랫폼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