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에 잠들어서 9시에 일어난다고 했을 때, 다시 물었다. “저녁 9시요?”

세상 없이 점잖던 표정의 김환철 문피아 대표가 그때 처음 살짝 웃었다. 그리고는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래도 오전 10시 반에 일어나기도 하고, 저녁 땐 잠깐씩 낮잠도 자요”라고 답했다. 인터뷰를 다니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을 많이 봤지만, 김환철 대표는 그중에서도 가장 바쁘게 사는 것처럼 느껴졌다.

김 대표는 독자들에게  ‘금강’이라는 필명으로 더 알려졌다. 1981년 무협소설 ‘금검경혼’으로 데뷔해 국내 창작 장르 소설가의 1세대로 꼽힌다. 대표작인 ‘발해의 혼’은 지금까지 총 35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작가로 잘 나가면서, 불투명한 정산 체계를 없애겠다는 취지로 장르소설 전문 사이트 ‘문피아’를 만들었는데, 대박이 났다.

장르소설은 웹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그간 일반 문학에 비해 무시 받아왔는데, 최근 출판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웹소설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포털도 모두 웹소설에 뛰어들었고 문피아나 조아라, 북팔 같은 기존 강자도 살아있다. 출판사인 위즈덤하우스가 운영하는 저스툰도 성장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지난해 웹소설 시장의 규모는 3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의 원작 IP로 잠재력도 큰데다 수출도 이뤄진다.

문피아는 그중에서도 웹소설 플랫폼의 시초 같은 곳이다. 장르 소설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유명하다. 5월 기준, 20만명의 유료 회원이 가입되어 있고 누적 4만7000명의 작가가 작품을 올렸다. 포털이 장악한 것 같은 웹소설 시장에서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내며 여전한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최대 웹소설 플랫폼이자 텐센트의 자회사인 ‘CLL(China Literature Limited)’과 엔씨소프트로부터 250억원의 투자를 받고, 인기 웹소설을 드라마나 영화화하거나 수출하는 등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연내 상장도 준비한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정 중에, 김 대표는 작가 양성을 위한 공모전과 아카데미를 직접 챙긴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문피아에서 그를 만나 문피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환철 문피아 대표

 

한국 장르소설 1세대다. 웹소설의 전신이 장르문학인데, 국내서는 어떻게 장르문학이 태동했나?

1950년대 광복 때부터 시작했다. 그때는 중국소설을 번역했는데 유의미한 최초 번역자가 김광주 씨라는 분이다. 이분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김훈(언론인이자 소설가) 씨 아버님이다. 그분이 처음 무협소설을 소개했고, 아들도 문학의 길로 갔다. 국내 창작물은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1980년대에 나왔다.

금강이라는 필명으로 1980년대 데뷔했는데

1981년에 우연히 데뷔했다. 써보지 않겠냐는 권유가 와서 (원고를) 보냈더니, 계약하자고 해서 시작했다.

장르소설에서 웹소설로 흐름이 옮겨진 것은 언제인가?

웹소설은 2013년에 처음 시작했다. 그동안은 인터넷 소설이라고 불렀다. 인터넷에 연재하는 소설이라고 해서 명칭 통일을 안 했었다. 문피아가 유료화하고 네이버도 유료화하면서 만화를 웹툰이라고 했던 것처럼 웹에서 보는 소설을 웹소설이라고 부르자고 해서 그때부터 시작됐다. 2013년을 기점으로, 용어도 정리됐고 유료화라는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졌다.

금강 작가로 한참 활동할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작가들의 창작 환경이 많이 달라졌나?

작가가 벌 수 있는 금액의 차이가 아주 많이 나게 됐다. 그렇게 많이 나니 당연히 환경이 좋아졌다. 나쁜 환경이란 말 자체가 정산 자체가 투명하지 않다는 말과 동일하다. (정산을 속이는 것은) 일반 문학도 똑같지 않나. 문피아나 대기업(포털)의 경우 그런 걸 속이지 않으니까. 투명해지면서 좋아졌다.

웹소설 시장 규모가 공식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데, 추정치가 있을까?

작년에 3500억원 정도로 추정한다.

그 중 문피아는 얼마나 차지하나? 그리고 유의미한 매출을 내는 플랫폼은 어디어디 있나?

문피아가 그중 350억원 정도를 했다. 여러 곳이 있지만 (유의미한 곳은) 세 군데다.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문피아. 연재라는 시스템을 놓고 봤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 연재가 아닌 e북(단행본)을 놓고 본다면 리디북스가 있다. 거기가 e북 판매로는 일등이니까.

올해 문피아의 예상 매출액은 얼마인가?

원래는 490억원 정도로 잡았었다. 웹툰이나 기타 다른 사업을 벌리고 있는 것이 있는데 활성화가 조금 늦어져서 올해 420억원 규모가 될 걸로 보고 있다.

성장세가 대단하다. 그런데 문피아는 충성독자가 많지만 카카오페이지 등 포털 플랫폼에 비해 신규 독자 유입이 약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약한 건 사실이다. 현대사회는 인구가 모든걸 좌우한다. 인구가 많은 곳이 실제로 승자가 된다. 문피아는 그 자체로 보면 그쪽(포털)보다 인구가 적으니 약하지만, 회원수당 매출은 양쪽 통틀어 가장 많이 난다.

이용자 수는 적어도 1인당 쓰는 돈은 더 많다는 뜻인데

더블, 이런 식이 아니라 몇몇 더블이 난다. 충성 고객이 훨씬 많다.

그런데 그 이용자들도 나이를 먹지 않나?

새로운 고객이 들어오지 않나?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다.

문피아=판무(판타지 무협)라는 공식이 있다. 다른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은 문피아를 많이 찾을 것 같지 않은데

‘세상의 모든 글’이라는 게 문피아의 뜻이다. 문피아는 글을 보는 사람이라면 무엇이든지 볼 수 있는 곳이다. 무협 판타지가 강세라는 것은 편견이다. 굳이 이야기한다면, 문피아에서 무협 판타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다. 현대물, 전문가물, 스포츠물, 드라마 등등 그만큼 장르가 굉장히 많이 나뉘어져 있으므로 볼 게 많다.

그래도 로맨스는 약한데. 최근 시장에서 로맨스가 인기가 많은데 그 부분이 아쉬워 보인다

사실이기 때문에…. 우리가 ‘허니문(문피아에서 운영하는 로맨스 전문 플랫폼)’을 따로 만들었고 아직까지는 (성과가) 유의미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공모전을 기획해서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다른 방향이라면?

아직은 내놓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조금 더 지원하고, 옳은 방향을 찾아서 작가를 많이 섭외하고 개발하고 해외로 내보내고 기타 드라마나 영화, 웹툰을 만들어서 이상을 정립하는 형태로 (방향을) 잡고 있다.

문피아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매각을 했다

얼마를 더 벌겠다기 보다는, 내가 하고픈 일에 더 신경 쓰고 싶었다. 작가들이 좋은 환경에서 작품을 쓰게 하기 위해서 문피아를 만들었고, 다행히 잘 돼서 저도 돈을 벌었는데 시스템이 커지면서 (내가) 할 일이 굉장히 많아졌다. 이중생활이 됐다. 낮에는 회사 일을 보고, 집에 가면 밤에는 작가들과 이야기 하고 글을 봐주고 글을 쓰고 이런 상태였다. 늘어난 업무를 도저히 감당할 상태가 아니었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일반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누가 일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제안이 들어와서 그렇게 (지분 일부를 매각) 했고, 공동대표로 운영하게 됐다.  돈을 대고 들어오는 사람이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보는 일반적인 매각이 아니고, 투자를 많이 받은 형태다.

매각 이후 추가로 투자 유치를 한 이유가 있나?

돈때문은 아니다. 문피아를 시작한 이후로 적자가 한 번도 없었으니까. 중국에서 받은 거는 중국 진출을 위한 거고, 엔씨소프트에서 받은 것은 게임으로 진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텐센트에서는 왜 문피아에 투자했다고 하던가?

그건 거기에 물어봐야지(웃음). 투자 운영이라는 부분에서는 다른 건 안본다. 성장 가능성. 그게 없다고 보면 투자하면 손해 볼 거니까. 손해 볼 리 없다고 봤을 거고, 한국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반대로 문피아 역시 중국 진출을 하려 했을텐데, 아직 사드로 인한 한한령(限韓令)의 여파가 크지 않나? 중국 진출이 가능한가?

게임보다 더 (상황이) 나쁘다. 아예 막혀 있다. 드라마나 영화 이쪽이 100% 막혀 있다. 그래서 생각과는 달리 중국으로 직접 진출은 못 하고 합작해서 만든 영문 사이트로 가고 있다.

중국 외 지역의 진출은 어떤가?

미국으로도 가고 태국으로도 간다. 그 외에 일본, 인도네시아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러시아에도 몇개 이야기 하고 있고.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인데

원래는 9~10월이었는데 조금 늦어질 거 같다. 금년 내에는 하려고 하고 있다. (웹소설) 플랫폼으로 상장은 처음 하는거라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투자하고 들어온 분들은 엑시트하고 나가야 하므로 상장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봤다.

문피아의 경쟁력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요즘처럼 플랫폼의 힘이 센 시대에는 유명해지면 더 큰 포털로 가려는 작가들이 많을 것 같은데, 속상하지 않나?

속상한 것도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몇 명이 빠져나간다고 해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들어오니까. 작가가 지난해 4만명이었다가 4만7000명으로 늘어났다. 그 작가들이 커나가니까.

작가만 큰 플랫폼으로 가는게 아니다. 독자도 그럴텐데

그렇지 않도록 독자들을 묶어 놓고 끌어들이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

어떤 장치인가?

더 좋은 글이 있으니까. 딴데서 보기 어려운 글들이 여기에 있다.

더 좋은 작가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그렇다. 그런데 작가들에게 의리로 여기 남아 있으라고 할 순 없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니까. 그럴만한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오랫동안 가져왔던 노하우나 믿음 같은 것과 엮여서, ‘시작은 문피아에서 해야 한다’는 공식이 만들어진 상태다.

문피아 출신은 웹소설 업계에서 더 인정 받는다는 말인가?

여기에서 유명해지면 실제로 인정받는다. 네이버든 카카오든 무조건 대우를 받고 갈 수 있다. 검증된 작가라서다

창작과비평이나 문학과지성의 동인 시스템 같다

옛날로 보면 신춘문예로 등단해서 나아가는 그런 것과 같은 거다. 문피아는 등용문이 되는 거다.

올 초 엄청나게 인기를 끈 전지적독자시점같은 소설은 문피아에서 선연재를 하고 카카오페이지에는 조금 늦게 작품이 들어가더라. 그러다보니 미리보기를 하고픈 독자들이 카카오페이지에서 역으로 문피아에 들어오는 케이스도 있던데

답답해서 못 기다리는 사람들은 독자로 들어온다. 작가도 들어오고. 여기는 진검승부를 하는 곳이다. 카카오나 네이버의 경우에는 자신의 능력으로 뜬다고 말하기 어렵다. 출판사나 플랫폼에서 배너를 띄우고 마케팅을 해야만 가는 거다. 문피아의 경우는 본인의 능력으로 뜰 수가 있다.

작품 수가 늘어나면 모두가 노출이 되기 어려운데, 어떻게 광고나 배너 없이 작품만으로 뜰 수 있나

독자들이 다 읽어본다. 월간 몇 천 편이 올라오는데 그걸 다 읽어보며서 서로 추천을 한다. 재미있는 글은 결국 독자의 눈에 발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촘촘하게 만들어 놨다.

작가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를 열었다. 스타 작가에, 무료 수강으로 진행되서 꽤 화제가 됐다고 들었다. 올해 처음 여나?

실제로 문피아에서 만든 거는 처음이다. 내가 처음 아카데미에서 가르친 건 30년이 됐다. 2011년부터는 정식으로 아카데미란 이름으로 가르쳤지만, 중단이 됐었다. 그때는 콘텐츠진흥원이나 대중문화작가협회에서 했던 거고, 여기에서 시작한거는 올해가 처음이다.

아카데미를 연 이유가 있나?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아카데미란 이름으로 학원을 만들어 장난 치는 걸 너무 많이 봐왔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잘못 버릇을 들이면 못 고친다.  그걸 고치려면 대단한 의지를 가지고 리빌딩을 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한다. 지금 강사라고 하는 이들이 대부분 현역으로 글을 쓸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옛날에 글 쓰고 어쩌고 한 걸로 가르치는 건데,  자기 글로 실전에서 이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인을 가르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그리고 또 하나는, 돈을 받고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들을 묘하게 얽어놓아서 노예계약 비슷하게 만들어 자기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가로, 도제 비슷한 형태로 만든다. 곤란한 상황에서, 힘들어도 해보자고 생각했다.

아카데미를 수강하러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몰렸다고 들었다

(수강 희망생이 넘쳐서) 면접까지 봤다. 포트폴리오도 받았다. 바쁘지만 굳이 아카데미를 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작가를 만들기 위해서다.

제대로 된 작가란 어떤 사람인가?

제대로 된 글을 쓰는 사람. 독자가 원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고, 내가 원하는 걸 독자가 원하도록 만드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독자가 원하는 글만 쓰면 자신은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작가가 소모돼서 오래 못 버틴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글을 쓰면 신이 난다. 독자가 좋아해주면 더 신이 난다.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

교육비를 안 받는데

언제까지 안 받을진 모르겠다(웃음).

웹소설 작가를 육성하는 학원들에서는 금강 작가 욕을 많이 하겠다(웃음).

그런 사람들이 욕을 할 수밖에 없다. 뭘 하려고 하면 못 하게 바로 잡아버리니까.

적이 많으시겠다

적이 많다. 2013년에 소설 한 회당 100원이라는 걸 도입한 것도 문피아가 처음이다. 편 당 결제를 시작할 때 모든 작가들이 비웃었다. 출판사도 그랬다. 자기들끼리 내기를 하고 6개월 내에 망하지 않으면 장을 지진다고도 했다. 독자들은 그때 당시에는 대여점에서 한권에 900원씩 빌려보던 때였다. 웹에서 편 당 돈을 내고 보면 한 권 분량이 2500원 정도가 되니까 더 비쌌다. 2년 반 동안 독자들한테도 욕을 먹었다.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 100원을 고수한 이유가 있나?

독자가 이 돈 조차 낼 수 없는 글을 쓰면 (작가의) 미래가 없을 것 같았다. 어렵다고 피해가고 도망가면서 언제까지 그늘 속에 살거냐, 제대로 된 글을 써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고 살자고 가르치고 끌고 갔다.

금강 작가가 문피아에서 운영을 맡고 있는 부분은 돈을 번다기 보다는 쓰는 일인데 투자사들은 안 좋아할 것 같다

그냥 돈을 쓰면 의미가 없는거다. 장기적으로 보면 쓴 돈이 돌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큰 문제는 없었다.

대표적으로 돈 쓴 얘기를 해보자. 공모전을 일찍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하고 있다. 상금 규모가 꽤 큰데

공모전은 제일 먼저 했다. 문피아 전신인 고무림 시절인 2004년부터다. 유료모델이 없을 때였는데, 협찬을 받아서 했다. 공모전 수상작은 출판사와 계약하게 해주고, 출판사로부터 협찬을 받았다. 문피아를 시작하고 나서는 첫 해 매출도 모자랐고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공모전을 했다. 첫해 매출이 7억원이었는데 공모전 상금을 3억5000만원을 걸었다. 내부 반대도 심했는데 지금은 플러스가 난다. 작가들에 꼭 필요한거라고 생각했으므로 무리해도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간 장르나 웹소설은 일반 문학에 비해서 많이 소외받아왔다

사실이다. 내가 발해의 혼을 1988년에 내놓고 교보문고에서 3주 연속인가 4주 연속을 소설 부문에서 1등했다. 그런데 그게 공식적으로는 교보에 안 남아 있다. 그래서 책을 출판한 정신세계사에서 항의를 했다. 교보에서 무협이니까 못 올려준다고 하더라. 첫 달에 3만부가 나갔고 다음달에 7만부가 팔렸는데 1등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 책이 3년 동안 20만부가 팔렸고, 계속 팔려서 총 35만부가 나갔다.

지금도 그런가?

지금은 안 그렇다. 그런데 웹소설은 책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안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잘 모르겠다.

웹소설 작가들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는 건데, 그만큼 많이 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피아에서 연재하는 작가들의 수익은 어느정도나 되나?

많이 버는 분들은 연간 10억원 정도다.

전지적독자시점작가 정도면 그 정도 되나?

더 된다. 슈퍼스탄데. 문피아 외에서 버는 것도 있지 않나.

예전에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한 경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대체 왜 타 플랫폼에서 연재를 했나?

일단 그쪽에서 얘길 해왔다. 네이버에서 시작한다고 하니까 (내부) 작가들의 반발이 많았다. 수장이 거기 가면 되냐,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네이버에서 새로 시작하는 걸 어떻게 하고 있나 알고 싶었다.

염탐을 간 거 아닌가?(웃음) 문피아와 비교해서 네이버는 어떻던가?

카카오도 마찬가지인데 실제로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를 작가들에게 밝히지 않는 게 달랐다. 작가들이 독자들의 성별과 나이를 알고, 내 글을 어떤 사람이 보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의 경우 그 정보를 요청해도 안 알려준다.

문피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요즘 플랫폼하고는 좀 다르게 복잡해 보인다. 안 바꾸는 이유가 있나?

모르는게 아니고 그걸 바꾸지 않는 이유가 있는 거다. 바꿀 방도가 마땅치 않아서다. 내가 설계하고 내가 만든 거다. 후지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듣는다. 그래도 안 고치는 이유가 뭐냐면 신인들을 위해선 그 방법밖에 없다. 어지럽고 텍스트 밖에 없고 번잡스러워 보이는데 그만큼 작품명을 많이 노출해주기 위해서다. 딴 데처럼 깔끔하게 만들면 플랫폼에서 미는 것만 보여진다. 새로 쓰는 사람은 보여질 가능성이 없다. 신인은 뜰 방도가 사라지는 거다. 네이버나 카카오가 그렇게 만든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좋다. 갑질을 하기 쉽다. ‘내가 노출시켜 줄게’ 할 수 있으니까. 그거 배제하고 안 하는 이유가 작가 때문이다.

솔직히, 독자 입장에서 문피아 뷰어는 좀 불편한 것 같다

내 생각은 전혀 다르다. 뷰어는 (플랫폼) 통틀어서 문피아가 가장 좋다. 실용적인 면에서. 그렇다. 독자가 기본 설정으로만 쓰면 잘 모를 수 있는데, 설정에 들어가면 이용자가 커스터마이징해서 자기가 원하는 모든 형태로 바꿀 수 있다. 글자부터 명암, 띄어쓰기 등 모두 조정할 수 있다. 디자인 나온거를 내가 하나하나 다 손 봐가면서 만들었다.

웹소설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성장할 거라고 보나?

원래 예상했던것보다 발전하긴 어렵다. 처음 시작할 때 100원으로 시작한 거와 맞물리는 이야기다. 그때 대세는 조아라에서 하던 정액제다. 정액제라고 하는게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작품을 잘 쓰든 안 쓰든 똑같이 번다는 거다. 읽은 편수로 수익을 나누기 때문이다. 내가 어마어마하게 잘 썼고, 앞에 있는 기자가 글을 어마어마하게 못 썼다고 치자(웃음). 그래도 독자 한 사람이 두개를 다 봤으면 똑같이 받아간다. 그러니까 “잘 써서 뭐해, 그 시간에 두 편 쓰는 게 낫지” 이렇게 된다. 질적인 하락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편당 가격을 매기는 걸로 갔다. 편당으로 가면, 그 편이 재미 없으면 다음에 안 보니까 작가들 입장에서는 피말리는 싸움을 하게 된다. 작가 입장에선 못할짓 시키는 것 같지만 그게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거다. 대기업(포털)이 후발주자로 들어오면서 질적인 싸움보다는 트래픽 싸움을 한다. 독자는 많이 늘려놨는데 그 독자가 돈을 쓰는게 아니다. 독자들이 돈을 내고 보는 습관이 되어 있으면 계속 돈을 내고 보는데 이제 기다리면서 돈 안 내고 보면 (앞으로도) 돈 낼 이유가 별로 없다. 돈을 쓰는 것에 주저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늘린 독자는 특정한 곳을 제외하면 돈을 안 쓰게 된다.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그래도 기다리면 무료 같은 시스템이나, 넷플릭스 같은 정액제 모델이 들어올 수밖에 없지 않나? 

들어올 수 있겠지. 그 모델이 들어온다고 하면 작가들한테는 무덤이 된다. 실제로 들어오고 있는 상태고. 그런데 그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르다. 영화나 드라마도 예술이지만, 산업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과 돈이 투자가 되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고 규모의 경제로 가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여기(웹소설)는 한 사람이 달려들어 자신의 피땀을 집어넣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한 사람이 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골든 새우깡’이라는 제품이 어마어마하게 팔리면 공장을 늘려서 두 배로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게 팔리다가 수요가 줄면 가격 할인을 한다. 거기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얼마든지 재료를 수급해서 집어넣으면 되니까. 그런데 작가의 글은 그렇지 않다. 대체가 불가능하다. 산업화가 된 것과 개인 창작품은 분명히 다르다.

정액제 플랫폼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예전에 삼성에서 밀크라는 음원 사이트를 만들고 론칭을 했다. 그리고 독자는 모두 공짜로 음악을 들었다.  그 돈을 삼성에서 냈다. 유저는 돈 안써서 좋고 많은 유저가 와서 음악을 들을테니 음원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돈을 벌어서 좋다는 거였다. 그런데 결국 음원 사이트에서 저작권자가 모두 반대해서 문을 닫았다. 그게 지금 정액제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이 왜 반대를 했냐는 거다. 독자나 유저가 돈을 쓰지 않을 거다. 그러면 시장이 망할 건데, 그게 지금에 와서 여기에 적용이 된 거다.

금강 작가 개인으로서, 그리고 문피아의 대표로서 각각 갖는 계획이 있나?

은퇴하고 글을 쓰는 것이 계획이다. 은퇴전에 가능하면 문피아의 목표이자 내 꿈인 ‘세계를 미래로 꿈을 위하여’를 이루고 싶다. 2013년 문피아를 시작할때 써서 붙여놓은 글귀다. 국내 제작물이 외국으로 가는것도 필요하다. 극한 직업이 1600만명이 들었다. 그래봤자 미국에서 상영하진 않는다. 외국에서 상영되는 기반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로 나가서 왜 마블처럼 되지 못하나. 할 수 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글을 만드는 게 현재 꿈이다. 그게 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나면 제가 안해도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을 거다. 그럼 제가 굳이 있을 필요가 없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