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닷컴이 2016년부터 시작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 ‘징둥플러스(JD Plus)’와 아마존이 2005년 시작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프라임’은 닮아있다. 뻔한 이야기부터 먼저 해보자면 양사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는 ‘충성고객’ 확보를 목표로 한다. 여타 이커머스 업체의 멤버십 서비스가 그렇듯, 소비자의 반복구매를 만들고, 경쟁 이커머스업체로 이탈을 막고, 플랫폼 생태계에 묶어두는 것이 목적이다.

여타 이커머스 업체의 유료 멤버십과 양사의 멤버십에 차이점이 있다면 양사의 멤버십에는 모두 ‘물류’, 정확하게 말하면 빠른 무료 배송이 혜택으로 녹아있다는 점이다. 양사가 빠른 배송 속도를 멤버십 서비스에 포함시킬 수 있는 이유는 양사가 물류센터에 재고를 보관해두고 판매하는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징둥 양사는 모두 공급자(Vendor)에게 매입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운영을 시작한 업체다. 징둥이 중개 판매를 하고 있는 경쟁업체인 알리바바와의 차별점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품’을 팔고 있다고 강조할 수 있는 이유가 이 ‘직매입’에 있다. 물론 아마존은 직매입 판배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2018년 기준으로 3P 판매자의 중개판매 형태인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의 비중이 58%로 직매입 판매를 초과했다. 하지만 3P 판매자의 재고를 아마존 물류센터에 미리 보관하는 방식(Fulfillment By Amazon)을 비즈니스 모델에 추가하여 빠른 배송을 만들고 있다.

양사는 재고를 보유하고 판매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물류센터’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아마존은 현재 전 세계에 175개의 풀필먼트센터(Fulfillment Center)를 가지고 있으며, 물류센터 자동화에 큰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멀게는 키바 시스템즈(Kiva Systems), 가깝게는 캔버스 테크놀로지(Canvas Technology)가 아마존이 자동화 기술 확보를 위해 인수한 기업들이다.

징둥 역시 중국 전역에 500개 이상의 물류센터, 110여개의 글로벌 물류센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징둥은 상하이를 시작으로 ‘아시아 1호’라는 이름의 전자동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있다. 아시아 1호는 상품 입고부터 출고까지 물류센터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완전 무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격을 잡아먹는 혜택, 물류와 콘텐츠

양사의 유료 멤버십 가입비는 징둥플러스가 연간 149위안(한화 약 2만5000원), 아마존프라임은 연간 119달러(약 13만5000원)다. 그리고 양사는 모두 멤버십 회원에게 가입비 이상의 가치를 준다고 강조한다. 징둥은 소비자들이 징둥플러스를 선택하는 이유로 ‘가격 대비 좋은 혜택’을 꼽는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아마존 관계자는 “아마존프라임은 단순히 2일 무료배송뿐만 아니라 비디오 스트리밍, 음악, 클라우드 서비스, 전자책과 같은 콘텐츠를 포함한다”며 “아마존 고객은 연간 119달러에 달하는 구독료를 내지만 실상 그 이상의 혜택을 가져간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JP모건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아마존프라임 멤버십은 회원에게 가입비를 압도적으로 초과하는 연간 784달러의 가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폴인이 주최한 행사에서 송재승 아마존글로벌셀링 비즈니스개발팀장이 언급한 아마존프라임이 제공하는 혜택들. 한국 셀러의 아마존 입점 판매를 유도하고 있는 아마존글로벌셀링은 특히나 아마존프라임을 강조한다. 셀러가 아마존프라임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FBA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팀장에 따르면 셀러가 FBA를 쓰지 않으면 1억명의 아마존프라임 회원에게 상품 검색조차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 한국 셀러의 아마존 판매 매출의 93% 이상이 FBA를 통해 발생했다고 한다.

양사의 멤버십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본 혜택은 앞서 언급한 빠른 무료 배송이다. 아마존은 아마존프라임 회원에게 무제한 무료 2일배송, 1만개 이상의 도시에서는 당일배송과 2시간배송(프라임나우) 혜택을 제공한다. 징둥플러스는 기본 익일배송과 지역에 따른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이 멤버십 회원에게 무제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징둥플러스는 멤버십 고객에게 연 60회의 무료배송 쿠폰을 지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징둥플러스가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하는 혜택들. 징둥은 빠른 무료 배송에 더해 외부업체와 제휴를 통해 콘텐츠, 금융 서비스까지 멤버십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빠른 배송에 더해 양사의 멤버십에 부가 서비스로 끼얹어지는 것이 ‘콘텐츠’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비디오 스트리밍,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멤버십 혜택에 녹여냈다. 아마존은 별도로 아마존 뮤직을 통해 200만개 이상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Echo)로 원활하게 음악을 들으려면 당연히 아마존프라임 회원에 가입돼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2014년 게임방송 전문 플랫폼 트위치(Twitch)를 9억7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아마존프라임 멤버십에는 트위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가 녹아들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아마존은 외부업체 인수합병 등을 통해 직접 콘텐츠 서비스를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징둥은 외부 콘텐츠 플랫폼 업체와 제휴를 통해 멤버십 서비스에 혜택을 녹여낸다는 점이다. 징둥은 멤버십 고객에게 중국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iQiYI)의 VIP 멤버십을 제공하고, 전자책은 지식플랫폼 즈후(Zhihu)와 제휴하여 6000여개의 전자책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징둥은 멤버십 서비스에 월마트 계열의 대형 할인매장인 샘스클럽(Sam’s Club) 멤버십, 공항 VIP 라운지 이용 등의 혜택을 제휴를 통해 녹여냈다. 천훼이 멍 징둥플러스 책임자는 “징둥플러스의 혜택은 기존 전자상거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과 금융 서비스로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혜택 ‘적립금’, 충성고객은 만들어지는가

양사의 멤버십 서비스가 제공하는 또 다른 혜택은 ‘적립금’이다. 적립금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소비자의 반복구매를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아마존프라임은 회원들에게 2%(아마존프라임 제휴 신용카드 사용시 5%)의 적립금 혜택을 제공한다. 징둥은 멤버십 회원에게 일반회원 대비 통상 10배 더 많은 적립금(징더우)을 지급한다는 설명이다.

양사가 멤버십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또다른 가치는 ‘전용딜’과 ‘특가’다. 아마존은 특가 상품 판매 페이지(라이트닝 딜)를 프라임 회원에게 30분 먼저 오픈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매년 7월에는 멤버십 회원전용 할인행사인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연다. 아마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만 3조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냈는데, 이는 직전년 미국 최대 쇼핑데이 중 하나인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에서 발생한 매출을 상회하는 수치다. 징둥은 징둥플러스 회원을 위한 전용딜을 제공하지 않지만, 회원만을 위한 단독 특가를 일반 판매가와 함께 노출한다.

징둥은 플러스 전용 특가를 일반회원가와 함께 노출시킨다. 멤버십 회원에게 적용되는 할인율은 상품에 따라 다르다.

양사가 최근 밝힌 멤버십 회원수는 징둥플러스가 1000만명 이상, 아마존프라임이 1억명 이상이다. 양사는 모두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구매력’이 높은 충성고객을 확보했다고 평가한다. 징둥에 따르면 징둥플러스 재가입률은 80%에 달하고, 멤버십 회원은 일반회원보다 높은 월평균 1000위안(약 17만원)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징둥측은 징둥 플러스의 주요 이용자로 중국 1선 또는 2선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층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들로 분석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아마존프라임 고객 1억명의 구매력은 아마존의 활성화 소비자 3억명 중에서도 특히 높다고 자평한다.

한국 이커머스 멤버십에는 없는 것

한편, 국내에도 징둥과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많다. 대표적으로 쿠팡이 올해 집중할 비즈니스로 알려진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회원은 지난 2월 기준으로 160만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클럽 멤버십 회원은 1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고 알려진 선에서 경쟁사를 의식하여 외부 데이터 노출을 꺼리고 있다. [참고 콘텐츠: 위메프 990원 특가클럽 시작,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대전’ 개막]

한국의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서비스들. 이베이코리아와 위메프, 티몬은 가입비 이상의 적립금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쿠팡은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강조한다.

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멤버십 서비스와 아마존과 징둥의 멤버십 서비스를 비교해보자면 뭔가 나사가 하나씩 빠져있는 느낌이다. 아마존과 징둥이 멤버십을 통해 제공하는 혜택을 크게 ‘물류’, ‘콘텐츠’, ‘적립금과 전용딜’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을 포함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업체는 없다. 예컨대 이베이코리아, 티몬, 위메프 등의 업체는 적립금이나 전용딜만을 멤버십 혜택으로 제공한다. 쿠팡은 ‘물류’만 멤버십 혜택에 포함돼 있다. ‘콘텐츠’를 멤버십 혜택으로 제공하는 업체는 아무도 없다. 오히려 높은 비용 부담 때문인지, 티몬, 이베이코리아에서는 유료 멤버십 혜택을 축소하는 추세가 관측되기도 한다.

쿠팡 로켓와우 해지 신청을 할 경우 노출되는 배너. 쿠팡이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가치는 당일배송, 새벽배송, 무료반품 등 모두 물류와 관련돼 있다. 로켓상품 100% 무료배송은 원래 로켓배송은 누구에게나 무료배송이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19800원의 구매액 제한 없이 무료배송할 수 있다는 것이 멤버십의 장점이긴 한데, 월 2900원인 로켓와우와 비슷한 가격에 제공되는 멤버십 서비스인 징둥플러스와 비교해보자면 상대적으로 초라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아마존바라기 쿠팡의 로켓와우 무료 이벤트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쿠팡도 아마존과 징둥처럼 직매입 기반의 로켓배송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물류센터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기업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쿠팡 로켓와우의 충성고객으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