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쉬코리아 ‘사륜차 배송’ 확대의 의미

메쉬코리아가 도심물류 플랫폼 확장을 위해 ‘사륜차 배송’ 서비스를 본격 가동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기존 메쉬코리아가 ‘배달기사’의 휴식거점으로 전국에 구축한 ‘부릉스테이션’을 도심형 물류센터로 활용한다는 것. 둘째, ‘사륜차’를 통해 메쉬코리아가 기존 집중하던 이륜차 음식배달을 넘어서 당일배송 니즈가 있는 배달음식 외 상품까지 배송품목을 확장한다는 것.

메쉬코리아가 준비하는 도심물류 플랫폼의 기본 골자는 ‘도심형 허브앤스포크(Hub&Spoke)’다. 국내 택배업체가 전국 단위로 허브앤스포크를 활용한다면, 메쉬코리아는 지역 단위로 허브앤스포크를 활용한다. 허브앤스포크는 화주사의 물량을 픽업하여 고객에게 바로 전달하는 포인트투포인트(Point to Point) 방식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물류허브에 여러 화주사의 화물을 모아 운송수단 적재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택배업체가 대전 등지에 있는 허브터미널을 통해 ‘익일배송’을 만들어낸다면, 메쉬코리아는 시군구 단위 지역 거점을 통해 ‘당일배송’을 만들어낸다. 메쉬코리아의 당일배송 단가는 택배단가보다 비싸지만, 기존 퀵서비스보다는 저렴한 수준에 책정된다.

메쉬코리아의 물류허브로는 메쉬코리아가 배달대행 거점으로 이미 구축해둔 전국 250여개의 ‘부릉스테이션’이 활용된다. 1차적으로 고객주문이 발생하면 해당 상품이 화주사의 물류거점에서 부릉스테이션으로 집하된다. 부릉스테이션에서는 여러 지역 화주사로부터 모은 화물을 배송 지역별로 분류한다. 이렇게 분류된 여러 개의 화물을 1톤 이하 트럭, 다마스 등 사륜차를 활용하여 최종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배달기사가 화주사의 화물을 픽업해서 고객사에게 바로 전달하는 C2C 방식에 비해 여러 화물을 동시에 엮어 배송하여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이다. 메쉬코리아는 집하와 배송에 사륜차와 이륜차를 동시에 활용하며,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운영방식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이제 서울 도심에서 부릉 랩핑된 다마스와 트럭을 만날 수 있다. 아직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지만, 음식배달외 화주사의 영업물량에 맞춰서 순차적으로 규모를 확장해나간다는 메쉬코리아의 계획이다.

화주사가 부릉스테이션을 도심형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도 있다. 고객의 주문이 발생하기 이전에 부릉스테이션에 온라인으로 판매할 상품을 선입고해 보관해두는 방식이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화주사 중에는 물류센터의 공실률이 높아서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업체도 있었다”며 “물류센터 직접 운영으로 판매, 운영비용이 늘어났던 화주사의 고민을 ‘부릉스테이션’이라는 공간을 통해 해결하고, 동시에 ‘당일배송’까지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화주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당장 메쉬코리아의 모든 부릉스테이션이 ‘물류거점’으로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부릉스테이션이 기본적으로 배달기사의 휴식공간으로 설계된 만큼, 모든 거점이 물류센터로 이용되기에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메쉬코리아는 우선 직영 부릉스테이션을 중심으로 도심형 물류센터 활용을 테스트하고, 추후 수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맹점 부릉스테이션까지 확장을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배달대행 거점으로 설계된 부릉스테이션과 달리, 새롭게 여는 부릉스테이션은 물류거점 활용을 염두에 두고 큰 규모로 설계하고 있다”며 “지난해 SK네트웍스와 협업하여 주유소에 구축한 6개 부릉스테이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도 주유소와의 협업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 밝혔다.

메쉬코리아가 도심물류 플랫폼 구축을 통해 장차 만들고자 하는 것은 ‘배달품목’의 확장이다. 기존 메쉬코리아가 집중했던 이륜차 배송은 운송수단의 특성상 박스 단위 화물의 적재율을 높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사륜차 배송 확대를 통해 박스 단위 화물까지 용이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메쉬코리아측 설명이다. 향후 메쉬코리아는 음식배달을 하지 않지만, 당일배송 니즈가 있는 화주사의 영업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메쉬코리아의 이륜차를 통해 당일배송 화물을 처리하고 있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나 올리브영과 같은 화주사의 물량 역시 사륜차 활용을 통해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메쉬코리아는 보고 있다.

당장, 메쉬코리아에게 닥친 숙제는 ‘규모’ 확충이다. 도심형 허브앤스포크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사륜차를 충분히 채울 만큼의 음식외 물량을 영업할 필요가 있다. 메쉬코리아가 집중하고자 하는 1차 영업 타겟은 대형마트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대형마트들은 이미 사륜차를 통해 고객에게 마트 상품을 배송해주고 있었다”며 “그러나 배송차량의 공차율이 높다거나, 특정 고객까지의 픽업거리가 멀다거나 하는 비효율이 있었다. 이런 대형마트들의 비용, 운영부담을 메쉬코리아의 도심물류 플랫폼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이사는 “최근 새벽배송, 퀵배송 등 배송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사의 배송 효율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번 사륜차 배송 서비스를 시작으로 IT기술력과 데이터를 기반한 종합 물류 회사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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