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배달대행 주문 수행건수 180만 콜. 쉽지 않은 수치다. 배달콜수 기준으로 업계 2위(월 360만 콜)로 꼽히는 배달대행업체 ‘바로고’가 2014년 창업 이후 2년이 넘어간 2016년에야 100만콜을 돌파했다는 것을 기억하자. 오투오시스는 그 숫자를 배달대행업을 시작하고 불과 1년 만에 만든 업체다. 2017년 11월 배댈대행업체 ‘공유다(업체명: 더만나딜리)’를 설립했고, 2018년 12월 기준 188만 콜을 돌파했다.

물론 2016년과 2018년의 배달시장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시장 파이가 훨씬 커졌다. 배달의민족만 하더라도 2016년 750만건 수행했던 월주문이 2018년 말에는 2700만건이 넘어서지 않았나. 배달대행은 배달 주문에 당연히 따라오는 서비스이기에, 이쪽 시장도 함께 커졌다. 하지만 오투오시스가 만든 1년만에 180만이라는 숫자를 단순 기간만 놓고 치환한다면 생각대로도, 바로고도, 메쉬코리아도 만들지 못했던 수치였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이 이 업체의 빠른 성장을 만들었을까.

오투오시스의 배달대행 수행건수(자료: 오투오시스)

오투오시스가 빠른 성장의 비결로 꼽은 것은 ‘공유망’이다. 공유망이란 쉽게 말해 같은 프로그램을 쓰는 여러 배달대행업체들이 모여 ‘주문’과 ‘배달기사’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국내 퀵서비스 1위 프로그램 업체 ‘인성데이타’가 핵심성장 요인으로 꼽은 그 공유망과 유사하고, 인성데이타의 자회사인 콜수 기준 업계 1위 배달대행업체 ‘생각대로’가 밀고 있는 그거 맞다. [참고기사: 갑툭 500만콜? 배달대행판에 등장한 지하의 강자 인성데이타]

오투오시스는 2018년 4월부터 공유망 기반 주문 공유를 시작했다. ‘공유다연합’의 탄생이다. 이후 현시점 공유다를 시작으로 런(RUN), 이어드림, 로드파일럿, 날라가 등 5개 배달대행업체가 공유망에 합류했다. 앞으로 합류예정인 배달대행업체인 ‘배달상회’를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6개로 늘어난다.

공유다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의 숫자를 단순히 6개로 보면 곤란하다. 공유다연합에 들어온 배달대행업체에는 전국 지역구에 있는 수십개의 배달대행지사(총판)가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하나하나가 개인사업자인 배달대행지사를 합친다면, 실상 공유다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의 숫자는 전국에 수백개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잠깐 배달대행업체의 구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배달대행본사(플랫폼사)는 지사를 모집, 관리하고, 큰 규모의 물량을 영업하고, 프로그램을 공급한다. 배달대행지사는 지역 가맹점(상점 및 음식점)을 영업하고, 지역에서 배달기사 모집 및 운영을 맡는다. 생각대로와 바로고, 메쉬코리아 등 어느 정도 큰 규모로 성장한 업체들은 모두 이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어찌 보면 배달대행본사와 배달대행지사, 배달기사의 삼각관계는 택배업체 본사와 택배 대리점, 택배기사의 삼각관계와 닮아있다.

오투오시스가 경쟁 배달대행업체와 다른 것은 ‘공유다연합’에 속한 배달대행지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 주체가 각 업체가 아닌 ‘오투오시스’인데 있다. 오투오시스가 프로그램 개발사로 5개 배달대행업체(공유다, 런, 이어드림, 로드파일럿, 날라가)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배달대행업체들은 그 프로그램을 가지고 지사를 모집한다.

왜 공유망인가?

오투오시스는 ‘공유망’이 배달기사와 배달대행업체, 가맹점이 모두 이익을 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기존 시장에서 배달대행업체는 피크타임의 배달기사 부족으로 음식점의 주문 요청을 받았음에 불구하고 즉시 처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왕왕 있었다. 고객 입장에서 30분이면 와야 될 것 같은 짜장면이 1시간이 넘도록 안 온다면, 당연히 음식점에 불만을 토로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음식점이 “사실 저희가 배달대행이라는 것을 쓰는데요… 주문픽업이 많이 늦네요”라고 이야기한다면 고객이 참 잘 이해해줄까. 그 중에는 다시는 해당 음식점에 주문을 하지 않을 고객도 있을 것이다.

공유망은 이런 상황에서 힘을 발한다. 배달기사가 부족하여 당장 급한 주문을 처리하지 못하는 배달대행업체는 해당 주문을 ‘공유망’에 올린다. 공유망에 속한 타 배달대행업체들은 해당 주문을 잡아 직접 영업하지 않은 다른 음식점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음은 물론, 부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주문을 공유한 배달대행업체는 그들의 고객이 되는 가맹점의 분노를 피할 수 있으며, 주문 공유를 통해 별도의 수수료를 취득할 수 있다. 반대의 상황에서 주문을 공유하고, 받는 주체가 바뀔 수도 있다.

오투오시스에 따르면 실제 공유망의 성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먼저, 배달기사는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함으로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배달기사의 콜당 운행거리가 줄어들고, 여러 주문의 묶음배송이 가능해져 배송동선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초기 오투오시스가 ‘공유다’ 하나로 배달대행 서비스를 운영했던 시기 배달기사의 일평균 운행수익은 14만9800원, 1km당 운행수익은 2744원이었다. 이 수치가 공유다연합을 결성한 2018년 9월 기준으로 일평균 운행수익 16만9628원, 1km당 운행수익 3024원으로 늘었다.

공유망을 사용한 이후 배달기사의 수익개선과 업무효율 상승통계(자료: 오투오시스)

음식점의 배달대행 서비스 만족도도 크게 늘어났다. 음식점의 서비스 만족도란 곧 ‘배달속도’에서 갈리는데 그 부분이 두 배 가까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오투오시스에 따르면 17년 11월 배달접수부터 배달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39분이었는데, 18년 9월 기준 평균 24분을 기록했다. 가맹점의 만족도가 늘어나니 배달대행지사의 영업 속도에도 탄력이 붙었다. 오투오시스가 공유망을 통해 빠른 시간내에 콜수를 늘릴 수 있었다고 말한 이유다.

공유망이 배달대행업체, 배달기사, 음식점(가맹점)에 미친 영향(자료: 오투오시스)

공유망의 탄생, 개미의 반란

그렇다면 오투오시스는 어떻게 서로 다른 배달대행업체들을 설득하여 공유망으로 끌어당겼을까. 현재 배달대행시장은 춘추전국시대로 지역별로 강세를 보이는 플랫폼이 다르다. 같은 서울이라도 어디에선 생각대로가, 어디에선 바로고가, 어디에선 메쉬코리아가 시장 점유율의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다. 예컨대 바로고 같은 경우는 서울 은평구에서는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구로구에서는 10%가 채 안된다고 한다. 구로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배달대행업체는 오투오시스다.

이런 상황에서 오투오시스는 지역의 1위 업체가 아닌 2~3위 이하의 여러 배달대행업체를 공유망에 포섭했다고 한다. 중하위권 업체들을 공유망을 통해 하나로 묶는다면, 시장 1위 배달대행업체를 뛰어넘는 점유율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오투오시스의 계산이었다. 평소 시장 1위 업체 등쌀에 치여 살던 2~3위 이하 군소 업체들에게 있어선 그것이 공유망에 합류할 수 있는 하나의 동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조양현 오투오시스 대표는 “지역구에서 50% 수준의 점유율을 만든다면 품질 측면에서 경쟁사와 게임이 안 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며 “오투오시스는 공유망을 통해 전국 180여개 배달대행사 지역구 중 21개 지역에서 점유율 1위를 만들 수 있었고, 그 중 서울 구로구를 포함한 7개 지역은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투오시스가 50% 이상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7개 지역(자료: 오투오시스)

그래서 뭐 먹고 사나요?

공유망을 통한 배달대행 생태계의 아름다운 공동성장까진 좋다. 그렇다면 오투오시스는 과연 무엇을 먹고 살까. 배달대행업체들이 서로 피를 쏟으면서 경쟁하고 있는 형국 속에서, 과연 유의미한 수익을 내고 있을까. 돈을 벌어야 투자가 일어나고, 그래야 상생도 지속된다.

현재 오투오시스의 수익모델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수익모델은 공유다연합에 속한 배달대행업체로부터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는 것이다. 예컨대 공유다연합에 속한 배달대행지사가 지역 음식점에 건당 3000원의 비용을 받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준다고 가정해보자. 이 3000원 중 2800원은 배달기사의 수익이 되고, 나머지 200원은 배달대행지사의 몫이 된다. 배달대행지사는 이 200원 중 50~100원을 배달대행본사에게 준다. 배달대행본사는 그렇게 받은 50~100원 중 30원을 오투오시스에 프로그램 사용료로 넘긴다.

오투오시스의 배달대행 플랫폼 수익모델 도식(자료: 오투오시스)

두 번째 수익모델은 오투오시스가 배달대행을 하기 전부터 운영하고 있던 것으로, 가맹점에 매장POS(Point of Sales) 시스템 만나MCS를 공급하는 것이다. 오투오시스가 내세우는 만나MCS의 특장점은 배달 플랫폼으로부터 받은 주문 데이터를 배달대행 시스템까지 자동 연동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투오시스는 이를 통해 기존 50초 가까이 걸리던 배달 플랫폼으로부터 주문 정보를 받고 해당 내용을 타이핑하여 배달대행 시스템에 전달하던 과정을 2초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만나MCS의 월사용료는 3만원이다.

만나MCS의 구동화면. 대시보드를 통해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카카오 주문하기 등 배달 플랫폼의 지역별 주문 유입 등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음식점주는 이를 통해 지역별로 다른 배달 플랫폼의 광고 효과를 수치로 검증하고 취사선택할 수 있다.

오투오시스의 세 번째 수익 모델은 생각대로, 바로고, 메쉬코리아 등 주요 배달대행업체들이 이미 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 등 대규모 B2B 물량 영업이다. 예를 들어 배달대행지사가 프랜차이즈 지역 가맹점 하나를 영업한다면, 오투오시스는 프랜차이즈 본사에 직접 영업하여 여러 개의 음식 가맹점의 주문을 한 번에 가지고 올 수 있다. 해당 물량을 오투오시스 공유망에 속한 배달대행업체들에게 분배한다면, 배달대행업체는 부가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오투오시스는 이렇게 직접 영업한 B2B 물량에 대해서는 배달대행지사가 영업한 물량보다 3배 이상 많은 건당 약 1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오투오시스는 BBQ(제너시스), 치킨마루, 커피에반하다 등 프랜차이즈 업체를 B2B고객사로 두고 있다.

비장의 수익모델 온라인 편의점

아직 오투오시스는 배가 고프다. 19년 1월 기준 10억원 이상의 월매출을 기록했지만, 아직 BEP(손익분기점)를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투오시스가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마지막 수익모델이 있으니 편의점 심부름 서비스 ‘부르심’이다. 부르심은 쉽게 말해 요즘 배달의민족이 하고 있는 ‘배민마켓’, 요기요가 CU와 제휴해서 하려고 하는 것과 같은 ‘편의점 상품 배달 서비스’다.

조 대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진영이 양분한 음식배달 플랫폼판과 달리 편의점 배달 시장에는 아직 기회가 많다”며 “오투오시스를 창업하기 전에 전라도 광주 지역에 60억원을 투자해서 편의점 배달 모델을 운영해본 적이 있다. 사람들이 편의점 배달 서비스 개념을 잘 몰라서 그것을 알리는 데 광고비가 엄청 들어가 결국 실패했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오투오시스가 구로구에 오픈한 온라인 배달 편의점 마마트

오투오시스의 온라인 편의점 모델이 다른 업체와 다른 점은 직접 편의점을 만든다는 데 있다. 오투오시스는 지난 1월 서울 구로구에 편의점 ‘마마트’ 1, 2호 직영점을 열었고, 점차 가맹모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마마트는 오프라인 판매도 같이 하는데, 핵심은 ‘온라인’에 있다. 오프라인 판매 매출은 하루 80만원을 목표로 최소화하고, 배달 매출을 400만원을 목표로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과거 전라도 광주에서 운영했던 편의점 배달모델을 통해 하루 400건 이상의 주문을 온라인으로 수행해 본 경험이 있다”며 “당시 편의점 배달 객단가는 약 1만원인데, 지금 시점에서는 1만8000원 이상의 객단가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밝혔다.

오투오시스가 편의점 배달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은 결국 공유다연합에 속한 배달대행업체에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편의점 상품과 배달음식의 피크타임이 다르기에 배달기사의 유휴시간을 활용해서 더 많은 수익을 만들 수 있고, 자연히 배달대행업체의 수익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저녁 7시부터 10시 사이에 주문이 몰리는 음식배달처럼 편의점 배달도 밤 9시부터 11시 사이 주문이 많은 편이지만, 대체로 모든 시간대에 주문이 고르게 발생한다는 특이점이 있다”며 “음식배달 주문은 거의 나오지 않는 아침 출근시간 이전, 아침과 점심 사이의 편의점 배달 주문수령을 통해 공유다연합의 배달기사들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오투오시스는 현재 공유다연합에 속한 배달대행업체들의 배달망을 활용해 ‘부르심 편의점 배달 2000원 할인쿠폰’를 음식배달 봉투에 넣어서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광고비는 배달대행업체와 오투오시스가 반반 부담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자연스럽게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대해 알게 되고, 부르심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게 오투오시스의 예측이다.

장차 오투오시스가 생각하는 진정한 경쟁력은 매장POS의 만나MCS, 배달대행의 공유다연합, 편의점 배달의 부르심, 3대 플랫폼이 완성됐을 때 나타난다. 고객주문 수령부터 중간 물류거점, 최종 고객 전달까지 상품과 데이터가 끊이지 않고 일관되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