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0원 이상의 상품을 구매해야 이용이 가능했던 쿠팡 로켓배송의 가격제한이 언젠가부터 풀렸다. 기자가 25일 쿠팡에서 로켓배송 품목인 9740원 짜리 상품을 주문해본 결과 상품결제는 물론 실제 배송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이 로켓배송 이용을 위해 필요한 19800원 이상 구매금액 제한을 푼 이유로 쿠팡의 유료 멤버십(Subscription) 서비스인 ‘로켓와우’ 이용고객 확대를 도모하고자 한 것이라는 업계의 해석이 나온다.

25일 쿠팡에서 9740원 짜리 삼겹살을 구매한 기자의 명세표(사진 왼쪽). 상품은 오늘 10시~13시 도착 예정이라는 문자를 받았고, 사진(오른쪽)과 같이 배송완료 문자를 받았다. 사실 신선식품은 당연히 새벽배송이 되겠거니 하고 문앞배송을 신청한건데, 누가 안 가져갈까 걱정이 된다.  쿠팡 CS담당자 말로는 신선식품이더라도 로켓프레시라고 명기된 상품만 새벽배송 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현재 로켓배송은 공식적으로 19800원 이상의 상품을 구매한 고객만 이용 가능하다. 과거 쿠팡은 일정 가격(9800원) 미만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배송비’를 받는 방식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제기한 ‘불법 유상운송’ 논란으로 인해 로켓배송 유상운송 서비스는 완전히 철회됐다. 그렇게 일정 가격 미만의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로켓배송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고, 현재까지 그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참고지식 :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말한다. 화물자동차 운송업을 하기 위해서는 영업용(노란색) 번호판을 별도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영업용 화물차 번호판은 정부의 수급조절 정책으로 인해 시장에 풀리지 않았고, 현재 3000만원 상당의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팡이 ‘자가용(하얀색) 번호판’을 단 차량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로켓배송의 유상운송’은 불법소지가 있다는 게 당시 한국통합물류협회의 주장이었다.

쿠팡은 지난 2016년 10월 9800원이었던 로켓배송 최소주문 금액을 19800원으로 올렸다. 이는 쿠팡에서 구매하는 고객의 ‘객단가’를 올리고, 물류 측면에서 ‘규모’를 만들어서 효율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라는 게 당시 업계의 해석이었다.

로켓와우멤버십 확대를 위한 비밀전략

이번 쿠팡의 19800원 이상 최소구매 금액 제한 해제는 쿠팡의 로켓와우 멤버십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쿠팡 내부에서는 ‘개인이 쿠팡에서 주문을 하고 결제하기까지의 경험을 3번만 해보면 쿠팡고객이 된다’는 공식이 암암리 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 19800원 가격제한에 막혀서 로켓배송을 이용하지 않았던 더 많은 사람에게 무료 익일배송의 편의를 체험하게 하고, 더 나아가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가입까지 유도하여 쿠팡 생태계에 묶어두려고 한다는 게 이번 로켓배송 이용 가격제한 해제의 속내라는 업계의 의견이 나온다.

쿠팡 관계자는 “저변확대를 위한 일시적인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19800원 이상 최소구매 금액 제한 해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서 저변확대란 더 많은 사람들이 쿠팡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쿠팡의 네이버 상품DB 입점도 같은 맥락으로 진행한 건”이라 설명했다. 쿠팡이 이번 프로모션을 대놓고 마케팅하지 않았던 이유는 특정 이벤트 기간을 노려 대량 유입되고 마케팅의 혜택만 누리고 대량으로 빠져 나가는 ‘체리피커(Cherry Picker)’ 유입을 경계했을 것이라는 유통업계 관계자의 해석이 나온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회원’은 ‘19800원 미만 구매상품의 무료배송’뿐만 아니라, ‘당일배송’, ‘신선식품 새벽배송’, ‘무료반품’ 등의 혜택을 받는다. 로켓와우는 월이용료 2900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구독(Subscription) 서비스로, 현재 90일 무료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쿠팡의 ‘비공식적이고 일시적인 프로모션’이 끝나면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쿠팡에서 19800원 미만의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이용하던 고객들이 무료배송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불편함’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쿠팡은 월 2900원의 요금을 내야하는 로켓와우 멤버십에 대해 90일 무료사용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고객은 로켓배송 이용 가격제한 해제 프로모션이 끝나더라도 추가비용 지불 없이 ‘로켓와우’ 서비스를 연장하여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고객은 기존에 받고 있던 19800원 미만 상품의 로켓배송 무료배송 서비스 이상의 서비스를 ‘로켓와우’ 가입을 통해 받을 수 있다. 로켓와우는 로켓배송 상품 100% 무료배송 외에도 ‘로켓상품 당일배송’, ‘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상품 30일 무료반품’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로켓와우 멤버십은 로그인후 ‘클릭 한 번’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사실 기자는 로켓와우 멤버십에 가입할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사진(위)에 있는 ’90일 무료체험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니 별도 확인창 없이 가입이 됐다는 메시지(사진 아래)가 떴다. 로켓와우 가입은 그야말로 원클릭으로 가능하다. 이후 기자는 로켓와우 가입을 취소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는데, 안보여서 그냥 포기했다.

그래서 로켓와우 가입할래요?”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서 육아와 연구원일을 병행하고 있는 신씨는 얼마 전부터 쿠팡의 19800원 미만 상품 구매에 대한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사실 그게 특별한 혜택인지도 몰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에게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의 존재를 알고 있었냐고 물어보니 “쿠팡에 로켓와우라는 멤버십 서비스가 있는지 몰랐고, 쿠팡에서 5900원짜리 로켓배송 상품 하나를 샀더니 별도의 제한 없이 주문이 가능하길래 그냥 계속 주문하며 쓰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19800원 미만 로켓배송 구매 신청이 안되면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에 가입할 의향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쿠팡에서 파는 상품이 다른 쇼핑몰에 비해 조금 비싼 감이 있다”며 “(멤버십 서비스 혜택에 무료배송만 있다면) 그냥 19800원 채워서 상품을 사거나 다른 쇼핑몰을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가 쿠팡 로켓와우에는 무료배송뿐만 아니라 ‘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상품 당일배송’, ‘로켓상품 30일 무료반품’ 등 다른 혜택이 포함돼 있다고 이야기하자 그는 “한 달 쿠팡 상품구매 횟수와 멤버십 이용료를 비교해서 비용이 부담되지 않으면 (로켓와우에) 가입할 것 같다”며 “현재 한 달에 쿠팡을 3~4번 쓰고 있는데, (멤버십에 가입한다면) 쿠팡에서 상품을 조금 더 많이 구매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쿠팡이 19800원 미만 상품 구매 고객에게 제공하는 무료 로켓배송 프로모션을 언제까지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은 100만명이 넘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