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봇 전문기업 ‘꿈많은 청년들’의 정민석 최고기술책임자(CTO)의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올해 하반기 들어서 구글이 한국에 ‘구글 홈’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하면서 구글 홈과 보급형 버전인 ‘구글 홈 미니’가 한국에 엄청나게 많이 풀렸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구글 홈 미니는 하이마트에서 2만원대에도 구입이 가능했었다. 그래서 하이마트에서 구글 홈 대란이 날 정도였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챗봇, 그리고 ‘어시스턴트’ 붐을 기업들이 기회로 삼아서 새로운 시장을 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구글 홈. 사진 출처=필립스 홈페이지

인공지능 스피커가 하는 주된 업무 중 하나는 인간과 기계를 연결하는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는 챗봇이다. 챗봇은 사람의 언어를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중간에서 연결하고, 다시 기계가 내놓은 결과값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내놓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물론 현실은 인공지능 스피커의 주된 임무가 5분 알림, 다음날 아침 기상 미션 , 그리고 음악 재생에 머물러 있다. 챗봇이 연결된 사물인터넷 기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챗봇이 연결할 API 가 필요한데, 현실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챗봇을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 입장에서 보면, 항상 그 API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보자.

챗봇을 이용해서 “오케이, 구글!(OK, Google!) 집안 온도를 25도로 올려줘.”라고 말하고 싶다고 치자. 우선 보일러가 챗봇(구글 홈)과 연결돼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보일러에 API가 없다.

전등은? 에어컨은? 공기청정기는?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해당 부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기왕 이야기를 시작한 것, API와 관련한 생태계를 한 번 살펴보자. 현재 한국에서 소위 ‘백색 가전’이라 불리는 것은 주로 삼성, LG 그리고 샤오미가 장악하고 있다. 샤오미라고 하면 사람들이 의아해 할 수도 있는데, 한번 주위를 둘러보자. 집집 마다 샤오미 가전 제품이 요즘 얼마나 있는지를. 하이얼이나 소니 제품은 없어도 샤오미 제품은 하나 둘씩 있다.

샤오미 이야기를 하는것은 API 관련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이나 LG는 주로 가전제품을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올리는 회사들이다. 일반 가전제품과 하 이엔드급 제품을 만드는데 삼성의 경우 빅스비, LG의 경우 씽큐(ThinkQ)라는 AI 기능을 넣은 제품을 매우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반대로 샤오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앱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 매우 다양하고 저렴하게 판매중이다.

쉽게 말하면 삼성이나 LG는 앱으로 제품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능을 높은 가격 유지 수단으로 접근하는 반면, 샤오미는 앱으로 컨트롤 하는 것 자체를 핵심 기능으로 보고 그 위에 제품을 얹는다는 느낌으로 접근한다. 덕분에 샤오미의 앱을 이용해 컨트롤 하는 생태계는 점점 커지고 있는것이다.

챗봇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느끼는 점일 수도 있는데, API 접근이 수월하게 만들면 좋을 제품이 무궁무진할 것 같다. 예를들면 작은 미세먼지 측정기나 일산화탄소(CO) 측정기를 API로 접근이 가능하게 만들면 좋을듯 하다. 그 외에도 사실 API가 있었으면 하는 제품은 많다.

요즘 유행하는 제품을 살펴보면 작은 박스형태의 단말 장치를 이용해 해당 장치에서 구형 적외선 리모콘 장비 – 예를들면 일반적인 TV나 에어컨 등 -를 연결, 앱으로 그 단말기에 접속하게 하고 그 단말이 기존 장비를 컨트롤하게 하는 것이 많아졌다.

출처=mbox 홈페이지

일종의 틈새 시장인데, API 생태계가 성숙해져서 위에서 말한대로 완벽하게 되는 날이 올때까지는 이러한 회사들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하고, 출현할 수 있다.

그러나, 가전제품을 통제하는 부분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중간 틈새 시장이 가능하지만, 그걸로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센서가 통제하는 부분들이다. 예를들면, 실내 공기 오염이라던가 하는 부분은 다양한 센서들이 무선으로 정보를 보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이러한 장비들의 보급이 많이 더딘것 같다. 더 많은 좋은 장비들이 시장에 출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점점 더 많은 업체들이 API와 생태계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정민석(harrison jung)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