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타다에 힘쏟는 이재웅은 무슨 생각일까

“10년 뒤에 우리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전제로 놓고 거기에서 플러스섬(plus sum)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해야 한다.”

이재웅 쏘카 대표 겸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이코노미 포럼(DEF) 2018’에 참석, 지금의 승차공유 서비스와 택시 업계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전제를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한 ‘플러스섬’은, 이익의 총합을 증가시켜야만 사회가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연 8조원 규모의 국내 택시 시장을, 다른 혁신 서비스가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사회적으로 의미가 없다. 승차공유든 다른 서비스든 간에, 기존 택시 산업이 가져온 것 이상의 환경, 사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에게는 보상을 주고, 이득을 얻는 이에게는 세금을 부과해 갈등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 그는 현재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DEF 2018은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혁신창업 생태계 발전을 강구하기 위해 공동 주최한 것으로, 첫 포럼의 주제를 ‘플랫폼 경제’로 잡았다. 이 대표는 플랫폼은 혁신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축의 하나로 설명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승차공유 서비스를 꼽았다.

혁신의 방향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꼽았다. 환경, 사회, 경제적 효과라는 삼박자를 고려해야 지속가능한 혁신이 가능한데 이것이 바로 제로섬(zero sum)이 아닌 플러스섬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풀러스섬은 파괴적, 창조적 혁신이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파괴적, 창조적 혁신이란 기존 시스템을 더 낫게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다. 기존 시스템을 파괴하면서 새로 바꿔나가는 혁신 만이 세계 플랫폼 비즈니스를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우버니 에어비앤비의 경우는 1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플랫폼들이다.

이런 플랫폼이 나오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대표는 사회 구성원들이 지금까지의 모델이 앞으로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야 하고, 훨씬 더 그럴듯한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해서는 시민사회, 정부, 노동계 등을 모두 포함해서 광범위한 협력이 일어나야 한다”며 “같이 이야기 하고 협력하고 참여하지 않는 한, 누구 하나의 혁신 만으로는 사회 전체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가 생각보다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투자은행 UBS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판매되는 자동차의 12%가 무인자동 택시를 위한 것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 일년 자동차 판매량이 150만대인데 이중 12%가 전체 운행 택시의 규모와 같은 18만대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전체 택시의 양만큼 자율주행 택시로 갈 수 있다는 예측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래를 위한 규칙을 만들어낼 주체로 정부의 역할도 주문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과거의 규칙, 과거의 법, 과거의 사회 제도에 발목 잡혀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고 언급하며, 정부가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지만 그걸 바탕으로 기업이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가 혁신하는 기업에게 기존의 시스템과 협의해오라고 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접근”이라며 “정부가 앞장서서 미래의 규칙을 만든다고 하면 기업이 혁신을 안 만들리 없고, 기업이 조금 더 환경-사회-경제적으로 의미있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DEF 2018에 참여, 그동안 카카오의 이동 플랫폼이 이뤄낸 일상의 변화를 말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 택시가 시작된 이래 총 35억건의 이동이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다.

정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택시 론칭 이후 이용자가 택시 기사가 보다 쉽게 수요를 발견할 수 있게 되고, 이용자도 더 쉽게 택시를 부를 수 있게 되면서 더 많은 택시 이용이 이뤄졌다.  정 대표는 카카오 택시 도입 이후 택시 기사의 평균 수익이 37% 증가했고, 공차 시간 역시 17%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문화적 변화로는 택시 기사에 대한 평판과 대우가 좋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예컨대 이용자가 카카오 택시에 전화를 걸때 나오는 안내 멘트로 ‘카카오 택시 기사님께 연결 중입니다”를 채택함으로써 택시 기사에 대한 호칭을 ‘기사님’으로 통일시켰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도로 상황이 ‘나홀로 차량이 82.5%’라는 것을 언급하면서, 카풀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가 도입됐을 때 예상할 수 있는 가치 창출을 설명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차를 공유하면 도로의 넓이나 교통 체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남은 공간을 새로운 가치로 환원해서 새롭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큰 변화를 보고 있는 시점에서 보다 빠르게 플랫폼 혁신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대표는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전에 ‘이런 문제가 있을 거야’라고 먼저 재단해 가로 막는 것이 아니라 규제 샌드박스든 뭐든 대책을 만들어 다양성을 시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자원은 혁신을 하고자 하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고 이들이 지치지 않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스마트모빌리티포럼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공동성명을 내고 “디지털 모빌리티 기업들은 기존 산업이 느끼는 불안함에 충분히 공감하며 언제든지 상생을 위한 논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불법으로 간주돼 교착상태에 처한 상황에서, 카풀 전면 금지는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디지털 모빌리티 서비스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교통의 경직된 가격구조와 공급자 중심의 획일화된 서비스를 탄력적인 가격구조와 소비자 중심의 저렴하고 맞춤형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성명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 특성 상 기존 산업과의 상생이 필수적이다. 택시업계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숙제”라며 “거대한 변화 앞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겐 더 이상 미래가 없기 때문에 디지털 모빌리티 산업이 기존 산업과 신산업 모두를 살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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