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는 왜 쿠팡에 푹 빠졌을까? 지표로 보자

21일,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비전펀드가 쿠팡에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를 투자한다는 소식은 IT업계와 유통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불과 2주 전 자사가 보유한 쿠팡 지분 전량을 비전펀드에 매각했는데, 매각대금이 매입할 때보다 30% 할인된 7억달러였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소프트뱅크가 쿠팡의 가능을 낮게 보고 손절매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쿠팡은 엄청난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였다.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이후 3년 간 쌓인 누적 적자만 1조7510억원이다. 한때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쿠팡의 투자 이력

  • 2014. 5. 세콰이어캐피탈 1억 달러 규모 투자 유치
  • 2014. 12.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3억 달러 규모 투자 유치
  • 2015. 6. 소프트뱅크 10억 달러 규모 투자 유치
  • 2018. 11.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0억 달러 규모 추가 투자 유치

이런 상황에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20억달러를 추가적으로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니, 놀랄 노자가 아닐 수 없다.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에 매입가 70%로 쿠팡 지분을 넘긴 것은 추가 투자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음이 드러났다.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회장은 쿠팡을 여전히 가능성 높은 회사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손정의 회장은 이번 투자에 대해 “김범석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겉으로 보이에 쿠팡은 매년 5000억원씩 적자가 쌓이는 기업이다. 내일 당장 문을 닫아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손 회장은 왜 아직 쿠팡을 높게 평가하고 있을까?

일단 매출 성장세가 엄청나다. 

연도 

2014  

2015  

2016  

2017  

2018(추정)  

매출()  

3485 

1

1338 

1

9159 

2

6814 

5 

지난 해 매출은 2조6814억원으로 2014년보다 7.6배 성장했다. 쿠팡 측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약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 해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한다는 얘긴데, 쿠팡 정도 규모의 회사 중 이와 같은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는 없다. 

주의할 점은 쿠팡의 매출에는 허수가 있다는 것. 지난 해 기준으로 보면 쿠팡 매출은 91% 정도가 직매입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거래시 수수료 수익이 매출이 잡히는데, 쿠팡은 직매입을 하기 때문에 거래액 자체가 거의 매출로 잡힌다.  이 때문에 쿠팡의 매출을 경쟁사의 매출과 비교해 평가하긴 어렵다.

쿠팡의 실적은 수치 자체 보기보다는 성장세를 볼 필요가 있다.  올해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면 지난 해보다 두 배 성장하는 것이다. 손정의 회장은 이와같은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는 듯 보인다.

쿠팡의 최대 강점은 단연 로켓배송이다. 로켓배송은 주문에서 시작해 최종적으로 상품을 손에 받을 때까지 모든 과정의 사용자 경험(UX)을 쿠팡이 책임지겠다는 취지의 서비스다.

전국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의 연면적은 지난 10월 기준으로 축구장 151 넓이이며, 하루에 배송되는 로켓배송 상자는 약 100만개지난 9월 누적 배송량 10억개 돌파했다. 쿠팡 자체 배송량을 국내 택배업체와 비교하면 2위 수준이라고 한다.

쿠팡에서 고객이 선택할  있는 로켓배송 상품 품목수 현재 400만개로 지난 7 300만개 돌파에 이어 약 4개월만에 상품수가 100만개 증가했다. 

일반적인 온라인 커머스 업체는 온라인상에서의 UX를  혁신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류나 배송은 이커머스 업체의 바깥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고객은 온라인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주문과 결제를 해도, 상품을 받는 것은 오프라인이다. 온라인에서 아무리 최상의 경험을 한다고 해도, 배송이 늦거나 불친절한 택배기사 때문에 전체 사용자경험이 나빠질 수 있다.

반면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모든 UX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됐다. 로켓배송에 맛들이면 벗어나기 힘들다는 이용자들이 많다. 비슷한 가격이거나 또는 약간 비싸다고 해도 쿠팡에서 주문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물론, 로켓배송이라는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고,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가 늘어나는 구조가 이어졌다. 쿠팡이 매년 5000억원씩 적자가 누적되는 이유다. 쿠팡 측은 이런 대규모 적자에 대해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한다. 비즈니스에 실패해서 적자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적자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는 곧 흑자로 돌아설 계획까지 서있으며, 현재는 계획대로 되고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쿠팡은 오픈마켓과 로켓배송 이외에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도 하고 있다. 쿠팡 측이 밝힌 새로운 서비스는 아래와 같다.

로켓와우클럽

쿠팡이지난 10월에 선보인멤버십 서비스로 고객들이로켓와우클럽서비스에 가입하면 1) 로켓배송 상품은 가격 상관없이 무조건 무료 배송 2) 로켓상품 30일 이내 무료 반품 3) 아침에 주문하면 저녁에 받을 수 있는 당일배송 4)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90일간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체험 기간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유료 전환된다월회비는 서비스오픈특가로당분간 2900원에 이용 가능하다.로켓와우클럽가입자 수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런칭 1주일만에 15만명이 가입했으며조만간 가입자수가 1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켓프레시

우유달걀과일정육수산물 등 신선식품을쿠팡의새벽배송으로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7시 이전까지 받아 볼 수 있다현재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서울인천경기(대부분지역에서 가능하며 대상 지역 또한 빠르게 확대될 예정이다.

로켓상품새벽배송

신선식품을 넘어 일반 로켓배송 상품도아침 일찍받아 볼 수 있도록 새벽배송 대상 제품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현재 수백만 종의 로켓배송 상품을 자정까지 주문하면다음날 아침 7시 이전까지 받아 볼 수 있다.

당일배송

버십서비스의 일환으로 정오까지 주문하면 당일 중으로 배송이 완료되는 서비스이다현재 일부 지역에서 진행중이며 곧 전국의 절반 수준을 커버할 예정이다.  

쿠팡이츠

쿠팡이최근(11월 중순선보인식음료 사전주문 서비스이다.앱에서고객이 음료와 음식 등을 미리 주문하고 결제하여 매장에서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서울 잠실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쿠팡이 경쟁업체와 다른 점은 스스로를 ‘기술 회사’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은 전 직원 중 약 40%가 개발자다. 서울, 베이징상하이, 실리콘밸리시애틀에 R&D 센터를 두고 있다. 또 전체 서비스가 클라우드 상에서 제공된다. 쿠팡은 2017년에 전체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하룻밤 사이에 주문량이 두 배로 늘어나는 갑작스러운 증가에도 대응 가능하다.

물류 인프라도 기술력이다.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하루 주문의 1/3 정도가 몰린다고 한다. 400만개의 로켓배송 상품을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주문해도 다음날 오전 중으로 배송할 수 있다고 쿠팡 측은 자랑한다.

덤스토우(Random Stow)라는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각 상품별로 정해진 공간에 배치하던 기존의 물류시스템에서 벗어나 한정된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각 상품의 입출고 시점을 예측한 데이터와 저마다 다른 400만 종 상품의 사이즈주문된 상품을 피킹하는 인력의 동선 등을 모두 고려해 시스템이 각 상품의 배치 공간을 지정한다. 회사 측은 “언뜻 무질서해 보이는 진열대 안에는 가장 효율적으로 물류 시스템을 움직이는 쿠팡의 자체 기술력과 고도의 알고리즘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쿠팡은 그동안 고객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우리는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데이터와 물류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며고객이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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