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석의 입장] 네이버랩스와 쏘카 제휴의 의미

지난 14일 네이버랩스와 쏘카가 전략적제휴(MOU)를 맺는다는 발표를 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매일 쏟아지는 제휴와 파트너십 소식 중 하나지만, 이번 제휴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쏘카 이재웅 대표와 네이버랩스 송창현 대표

쏘카는 모빌리티 혁신을 꿈꾸는 스타트업이다. 차량공유(Car Sharing) 서비스인 ‘쏘카’와 승차공유(Ride Sharing) 서비스인 ‘타다’를 이끌고 있다. 쏘카는 1만1000여 대 차량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인공지능과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등을 연구하는 네이버의 자회사다. 네이버랩스가 자체적으로 평가한 바에 따르면,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연구가 진행됐다고 한다. 레벨4는 완성직전의 단계로, 레벨5가 되면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일단 자율주행기반의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와 실제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다이나믹 지도를 개발에 협력할 방침이다. 여기서 끝날까? 차량(승차)공유 업체와 자율주행기술업체의 제휴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율주행기반의 차량(승차) 공유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쏘카는 실제 도로 위에서 달리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네이버가 이용하면 자율주행 기술 완성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장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직 기술이 더 발전해야 한다. 그렇다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막연한 미래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블룸버그 13일 보도에 따르면,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는 구글의 계열사인 웨이모는 다음달 초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자율주행차량 유상운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일종의 자율주행차 택시나 물류트럭이 다음 달 실제로 나온다는 것이다. 웨이모는 지난해부터 인근 주민을 상대로 자율주행차를 무료 체험할 수 있는 ‘얼리 라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400여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공식 발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웨이모의 자율주행 유상운송 서비스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실제 사업화에 나선다는 것은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나타낸다. 앞으로 많은 논란과 갈등,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이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단계에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자율주행차를 만나게 될 것이다. 구글이 국내에 기술을 들고 들어올 수도 있고, 네이버랩스와 같은 국내기업이 완성할 수도 있다. 웨이모의 유상운송 서비스처럼 네이버랩스와 제휴를 맺은 쏘카가 자율주행 기반의 유상운송 서비스를 펼칠 수도 있다.

지금 국회나 정부는 카풀을 서비스를 허용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많은 이익집단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에 정부나 국회가 이 문제를 쉽게 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 순간 막연한 미래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와 있을 것이고, 정부나 국회, 산업계는 아무런 준비 없이 그 파도에 휩쓸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국회나 정부 등이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현재의 법과 제도가 상정해두고 있는 프레임을 벗어난 기술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카풀 허용을 둘러싼 논쟁은 마치 시티폰을 허용하느냐 마느냐와 같은 무의마한 논쟁이 될 수도 있다. 휴대폰 기술이 발전하면서 잠깐 등장했다 사라진 시티폰처럼, 자율주행 기술이 등장하면 카풀이나 승차공유, 택시조차 사라질 수 있다.

이 시대가 언제 올 것인지는 불명확하지만, 현실화 될 미래라는 것은 분명하다. 웨이모의 행보를 보면,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

과연 우리가 지금 카풀 허용 여부를 가지고 시간을 낭비할 때인가?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