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두 개의 아마존이 있다. 하나는 AWS(Amazon Web Service). 서버를 판다. 두 번째는 AGS(Amazon Global Selling). 글로벌 셀러를 모은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아마존은 한국에서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허나 한국에 대한 아마존의 관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시장은 모르겠지만,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은 확실하다.

실제 AGS는 열을 올리며 아마존을 통해 해외에 상품을 판매할 한국 셀러들을 모으고 있다. 어제(24일)는 경기도 소재 기업 상품의 해외진출을 돕겠다고 발표하더니, 오늘(25일)은 케이뷰티서밋이라는 것을 열고, 국내 뷰티 브랜드 셀러들에게 그들의 가치를 피력했다.

악수하는 박준모 아마존글로벌셀링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아마존이 글로벌셀러 군단을 양성하여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고민을 해결해줄지 모를 일이다.

해외판매? 아마존으로 하면 좋은 이유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국경을 넘어선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된 시대다. 한국 셀러가 해외 판매를 원한다면 선택지는 많다. 그럼에도 왜 굳이 아마존이라는 판매 채널을 선택해야 될까. 아마존의 홍보 포인트가 몇 개 있다.

첫 번째는 아마존 그 자체다. 아마존은 전 세계 185개국에 3억 명 이상의 활성화 고객과 100만 이상의 기업고객을 보유한 명실상부 세계 최강 마켓플레이스다. 아마존은 현재 북미, 일본, 유럽, 인도 등 전 세계 13개국에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미국, 일본, 유럽 5개국에서는 공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게 아마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의 글로벌 셀러들은 아마존이 이미 전세계에서 확보한 충성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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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수 AGS 매니저가 첼로테크포럼에서 발표한 미국, 유럽, 일본에서 잘나가고 있는 아마존 마켓플레이스 통계.

두 번째는 아마존의 ‘물류’다. 아마존은 FBA(Fulfillment By Amazon)라 불리는 물류대행(3PL) 서비스를 운영한다. 셀러가 판매하길 원하는 국가의 아마존 물류센터(Fulfillment Center)까지 상품 입고만 한다면 이후 고객 배송까지 모든 물류는 아마존이 대행한다. 아마존은 셀러들에게 재고관리와 마케팅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제공한다. 아마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FBA를 이용하는 셀러는 그저 좋은 상품을 찾고, 효과적으로 판매하는 데에만 집중하면 된다. 귀찮은 물류는 아마존에게 맡기면 그만이다.

정길수 아마존글로벌셀링 전략사업개발 담당 매니저는 “글로벌 셀러들이 해외 배송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한다”며 “FBA는 셀러가 아마존에 벌크단위로 물건을 보내주기만 한다면, 이후 그 물건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피킹, 포장, 배송하는 과정은 전부 아마존이 처리해주는 서비스”라 말했다. 현재 한국 아마존 셀러의 FBA 이용 비중은 80%에 달한다는 게 정 매니저의 설명이다.

신우석 베인앤컴퍼니 소비재유통 컨설팅 담당 상무는 “아마존은 미국 전역에 120개가 넘는 풀필먼트센터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운영을 만든다. 이는 중소업체들이 자체 투자해서 만들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FBA는 아마존의 풀필먼트 인프라를 중소업체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비용으로 풀어주는 것이다. 3자 사업자는 자기가 사용한 만큼 아마존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아마존의 강대한 물류망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아서하는 물류에 구멍이 있다

앞서 아마존의 자랑거리인 FBA에서 빠진 것이 있다. FBA가 글로벌 셀러의 ‘모든 물류’를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현지 아마존 물류센터까지의 물류는 셀러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

아마존이 FBA 입고과정을 가이드해주긴 한다. 허나 디테일까지 떠먹여주진 않는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셀러들은 정말 ‘알아서’ 한다. 우체국에 가서 EMS로 물건을 보내기도 하고, 아마존까지 배송대행을 해주는 업체나 특송업체, 포워더를 쓰기도 한다. 그렇게 물건을 보냈는데 해외로 배송된 상품의 통관이 되지 않는 일이 생긴다. 예기치 못했던 세금을 내야 한다. 상품이 현지 장치장에 묶여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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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셀러를 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관련 지식이 없어서 세금폭탄을 맞는 셀러들이 많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누구에게 뭐라 항의도 못한다”며 “만약 정말 아마존 풀필먼트센터까지 상품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든지 이용할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셀러를 하면서 그런 물류업체를 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크로스보더 물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통관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대부분 셀러가 ‘완벽한 서류’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예컨대 셀러가 면세 범위를 초과한 가격의 상품을 보냈는데, 면세 범위 내의 가격으로 낮춰서 허위 신고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예로 해당 국가에 반입되는 상품이 아닌데, 반입되는 상품으로 서류를 작성하여 신고하는 셀러도 있다. 이런 상품이 세관에서 적발되면 문제가 안 생기는 게 이상하다.

크로스보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업체의 대표는 “셀러들이 ‘정상적으로’ 수출통관을 진행한다면 통관에서 물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류업체 입장에선 일일이 셀러가 보낸 모든 상품을 까뒤집을 수는 없으니 통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100% 통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삼성SDS가 구멍을 메운다?

아마존의 물류 구멍을 해결하고자 삼성SDS가 나섰다. 삼성SDS는 25일 첼로테크페어2018에서 이커머스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의 신규 서비스를 발표했다. 한국에서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까지의 물류를 삼성SDS가 대신해주는 개념이다.

아마존 셀러는 첼로스퀘어 물류센터까지 상품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만약 셀러가 보내는 물량이 많다면 삼성SDS가 픽업까지 대신해준다. 이후 통관을 포함한 아마존 물류센터까지의 물류는 삼성SDS가 책임진다. 첼로스퀘어는 오픈API를 통해 아마존 풀필먼트 시스템과 연동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장인수 삼성SDS 첼로솔루션 총괄상무는 “아마존 API 연계를 통해 주문처리, 재고관리, FBA 입출고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첼로스퀘어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성우 삼성SDS 신사업개발그룹장은 “삼성SDS는 전 세계 9위 물동량, 2,000여개의 파트너를 가진 물류업체로 첼로스퀘어 이용자에게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저렴하고, 편하고, 믿을 수 있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클라우드 기반 오픈 API 제공으로 엑셀이 필요 없는 환경을 만들고, 주문과 청구정보를 자동으로 검증하는 투명한 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첼로스퀘어의 강점”이라 말했다.

그러나 삼성SDS의 첼로스퀘어도 앞서 언급한 통관에서 발생하는 물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애초에 삼성SDS는 실단 물류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아니다. 여러 물류사업자들의 서비스를 중개하는 미들웨어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번에 첼로스퀘어에 새로 붙인 아마존까지의 물류 서비스도 삼성SDS의 파트너 물류업체가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첼로스퀘어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 파트너사 관계자는 “삼성SDS는 기존 외부업체의 물류를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사업자이기 때문에, 실단에서는 (통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다만 첼로스퀘어 같은 미들웨어는 셀러들에게 아마존에 특화된 UI 같은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여러 셀러의 물량을 모아 DHL, UPS와 같은 특송업체와 계약하여 소형셀러가 특송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첼로테크페어 행사장에서 한 글로벌 셀러는 삼성SDS 관계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첼로스퀘어를 쓰면 통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건가요?”

삼성SDS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아시다시피, 우리도 도깨비 방망이는 아닙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