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용의 물류 까대기] 한주 이슈를 물류 관점에서 분석합니다(삼성SDS 블록체인 外)

한 주간 발생한 여러 이슈를 ‘물류(Logistics)’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물류 이야기만 다루지 않습니다. IT, 유통, 제조, 금융,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흐름(Flow)과 최적화(Optimization)라는 관점에서 연결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배포한 ‘보도자료(COMPANY)’를 제시합니다. 여기에 기자의 ‘관점(VIEW)’을 더합니다. 중요한 것은 팩트가 아닌 관점입니다. 궁극적으로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관점이 더해져, 완성되는 콘텐츠가 되길 희망합니다.

■ 삼성SDS,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유럽 해운물류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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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가 네덜란드 3대 은행중 하나인 ABN AMRO, 유럽최대 물동량의 로테르담 항만공사와 블록체인 기술 기반 해운물류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강화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로테르담 항만공사의 해운물류 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 Nexledger)을 ABN AMRO의 블록체인 플랫폼(코다, Corda)과 연계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내년 2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아시아에서 출발하여 로테르담 항에 도착하는 물동량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이번 시범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수∙출입 대금 확인 등 금융거래 간소화, △수∙출입 관련 서류의 실시간 공유, △서류 위∙변조 차단 등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번 시범프로젝트는 삼성SDS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금융거래에 특화된 ABN AMRO의 블록체인 플랫폼과 연계하여 異 기종 플랫폼간 호환성을 검증하는데 특징이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3社는 향후 해외 기관과 화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며, 타社의 블록체인 플랫폼과도 연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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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의 블록체인 사업은 어제오늘일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5월 삼성SDS가 주축으로 38개 기관, 업체가 참여하여 발족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인데요. 지난 6월 발표한 삼성SDS의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 3.0에도 ‘블록체인’의 역할은 명기돼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아요. 확실히 계속 밀고 있는 분위기는 있습니다.

삼성SDS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쉽게 요약하자면, 기존 국제물류에 필요한 종이문서 없이 블록체인으로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 비용 또한 절감 가능하다. 뭐 이런 요지입니다.

사실 작년 버전에서 올해로 오면서 크게 업데이트된 것은 없어 보인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보도자료 받아보는 입장에서도 뭔가 참가업체는 늘어나는 느낌이지만 그 이상의 변화는 없어 보이고요. 결국 블록체인이 물류에서 효용성을 만들려면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더욱 많은 참가자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원체 폐쇄적인 물류업계의 특성상 그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관련하여 지난 7월 작성했던 콘텐츠를 참고용으로 남깁니다. [블록체인 물류, 정말 뜨나요?]

■ 징둥닷컴, 스마트도시 물류 시스템 구축 위한 연구소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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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닷컴이 중국의 경제개발특구인 슝안 특구에 물류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스마트 물류도시 연구소는 중국의 스마트시티 내 물류시스템을 위한 미래 자동화 기술 개발을 연구한다. 특히, 물류허브 구축, 물류 시스템 설계,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징둥닷컴 연구소는 도시 내 물류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환경 친화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우선적으로 ‘지하 물류’ 시스템을 살펴보고 지하통로와 도시를 관통하는 파이프를 연구할 계획이다.

징둥닷컴이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화물차는 도로의 3분의 1을 차지할 뿐 아니라, 도시 내 배기가스 배출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급격한 도시화가 이루어진 중국에서는 환경 문제가 대두되었고, 그로 인한 공해가 사람들의 삶과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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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징둥닷컴이 보도자료를 자주 보냅니다. 류창둥 회장의 거시기한 이슈 때문일까요… 여튼 징둥은 중국에서 가장 물류를 사랑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입니다. 중국의 징둥과 미국의 아마존, 한국의 쿠팡을 평행선에서 비교할 수 있지요. 중국의 알리바바와 미국의 이베이, 한국의 11번가를 역시 평행선으로 비교할 수 있을겁니다. 이 비교는 ‘물류’에 대한 회사의 무게감에 의거한 것인데요. 요즘 같은 ‘혼탕’ 시대에는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물류를 사랑하는 그 징둥이 이번에는 ‘지하물류’를 개척한다고 합니다. 테슬라의 일런 머스크가 지하도시를 만든다고 한게 엊그제 같은데, 요즘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미래를 본다면 우버가 한다는 하늘 택시나, 징둥의 지하물류가 맞는 방향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과연 땅을 파고 새로운 인프라를 만드는 비용이, 이미 깔려있는 공로에서 ‘화물차’ 굴리는 것에 비해 효율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것 한다니 응원은 하고 싶습니다. 혁신적이잖아요. 왠지 간지나기도 하고요. 날아라 드론아!

■ 소프트뱅크, 브라질 물류스타트업 로지에 1억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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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가 브라질 기반 물류스타트업 로지(Loggi)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상파울루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지는 오토바이 메신저(Motoboys라고 칭함)를 기반으로 물류(상품운송)와 음식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지난달 10억 달러의 가치(Valuation)를 기록한 콜롬비아 회사 래피(Rappi)와 유사한 모델이다.

소프트뱅크의 물류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에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음식배달앱인 도어대시(Doordash)에 5억 3,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브라질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모빌리티,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버의 지분을 15% 인수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파트너인 악샤이 나헤타(AKshay Naheta)는 “브라질의 물류는 분열되고 비효율적이며 과소 투자돼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로지가 시장 선두주자로 온디맨드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은 아마존이 골드만삭스와 함께 파일럿 물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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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보도자료 아닙니다.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SoftBank Invests in Brazil With $100 Million E-Commerce Bet)를 인용했습니다. 혹시 모르니 소프트뱅크 관계자님께서는 이거 보시면 보도자료 좀 보내주세요…

잊혀질 때마다 한 번씩 나오는 물류스타트업 투자건입니다. 내용도 비슷합니다. 대개는 ‘음식배달’에 얽혀있는데, 요즘에는 ‘퀵서비스’와 함께 얽힙니다. 이미 꽤 큰 싱가폴의 그랩(GRAB)이라던가,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 같은 녀석들이 같은 분류로 취급됩니다.

국내도 투자집행이 꽤 됐어요. 우아한형제들은 물류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물류를 끼고 있는 선두주자입니다. <배민라이더스>와 <배민찬>이 물류를 낀 모델입니다. 올해 네이버와 현대차가 투자를 집행하여 순수 물류스타트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메쉬코리아도 뺄 수는 없습니다. 메쉬코리아는 <배달대행> 시장에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배달말고 다른 물류도 하는데, 아무래도 사업의 핵심은 ‘배달대행’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독일계딜리버리히어로 진영도 볼만한데요. 여기에는 ‘바로고’라는 메쉬코리아와 경쟁하고 있는 배달대행 솔루션 업체와 ‘푸드플라이’라고 패스트트랙아시아가 갖고 있던 물류 품은 배달기업이 포함돼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한국에서 배달쪽 투자는 끝났습니다. 이제 누가 살아남느냐의 게임이에요. 가끔 대학교 강연 나가면 학생들에게 배달앱 창업은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미 규모를 만든 ‘플랫폼’과는 초기기업이 기술만으로 승부하기 너무나 어렵습니다. 사실 배달앱에 그렇게 훌륭한 기술이 들어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여긴 지금 ‘마케팅’ 싸움입니다. 돈이 많아야 돼요. 그리고 물류는 쉽게 건드리지 맙시다. 피 본데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배달대행 시장에 대해 더 알고싶다면 이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엄청 열심히 정리했는데 생각보다 트래픽이 덜 터지네요. [서울과 지방의 배달대행, ‘특이점’을 찾아서]

■ 우버이츠, 인천 송도 지역 서비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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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 앱 우버이츠(Uber Eats)가 오는 23일 인천시 송도 지역에 진출, 기존 서비스를 제공해 온 서울 일대에 송도 지역을 추가해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에 우버이츠 사용자들은 송도 일대 특색 있는 맛집들의 인기 메뉴들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버이츠는 국내외 기업, 국제기구 및 교육기관 유치로 인구 유입이 빠르게 증가 중인 송도에 진출, 지역 주민 및 여행객, 비즈니스 고객 등 송도를 찾는 다양한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사용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퓨전 중국요리 전문 레스토랑 피 에프 창 △수제 맥주를 특화한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멕시코 및 남미음식 전문 레스토랑 코레아노스 키친 등 다양한 레스토랑 파트너들의 다채로운 메뉴들을 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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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이츠의 지역 확장이 매섭습니다. 서울권을 거진 확충하더니 이제 송도입니다. 제가 인천 사람인데 송도는 참 강남이 되고 싶은 느낌이 나는 도시입니다. 걸어가다 보면 바다도 보이고, 개울도 보이고, 산책하는 멍뭉이도 보이고. 되게 평화롭습니다. 한 때 유령도시 느낌이 났는데, 요즘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입주해서 인천에서 잘 사는 느낌 내는 동네 중 하나에요. 연예인도 조금 살더군요.

왜 하필 우버이츠의 확장지역이 인천, 그 중에서도 ‘송도’인가. 송도는 뭔가 있어 보이는 음식점들이 많아요. 송도에서 밥 먹으면 평균 단가가 확 올라갑니다. 그리고 우버이츠는 고메식당, 그러니까 있어 보이는 음식점을 타깃하고 들어왔죠.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겐 ‘배달비’를 내고 음식을 배달시키는 것에 심리 장벽이 있습니다. 때문에 배달비 받는 음식배달 플랫폼이 지역 확장을 고려한다면, 이런 배달비를 내는데 익숙한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정론입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송도는 뭔가 강남이 되고 싶은 느낌이 나요. 그리고 강남은 맛집 배달앱을 표방했던 배달 플랫폼이 가장 사랑하는 거점 지역이죠.

또 하나. 송도는 외국인이 참 많이 삽니다. 우버이츠가 처음으로 론칭한 지역이 ‘강남’과 ‘이태원’이에요. 뜬금 이태원이죠? 여기서 제가 우버이츠 라이더를 좀 뛰어봤는데. 외국인 3번 만났습니다. 4번 배달해서 3번 외국인이면 말 다한거죠. 우버는 글로벌 통합앱을 쓰는지라, 한국인이 미국가서 우버쓰면 한국어로 쓸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미국인이 한국와서 우버 쓰면 영어로 쓸 수 있죠. 이게 장점입니다. 해외에서 이미 우버에서 익숙한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도 우버를 계속 쓸 수 있겠죠? 배달의민족이 영문판이나 태국어판을 제공해주지는 않잖아요.

마무리

오늘은 이 정도로 정리할께요. 이거 꿀 빠는 아이템인줄 알고 시작했는데, 은근 시간 걸리네요. 반응 안좋으면 금방 하다가 접을 수도 있어요.

독자 여러분과 더 많은 정보를 나누길 희망합니다. 물류기업이든, 비물류기업이든 아래 이메일로 보도자료를 보내주신다면 그 내용을 소개하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콘텐츠엔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유료 <주간 리포트>에 포함된 내용은 수록하지 않습니다. 저희도 먹고 살아야죠…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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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물류학과 학생입니다. 물류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참 편하고, 기자님의 view를 읽으면서 저도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꾸준히 글 읽겠습니다. 화이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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