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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도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름이 포털(portal)로 지나치게 비장하다. 학창시절에 스타크래프트하던 분이 지은 이름인 느낌이다.

 

 

외모는 두 가지다. 하나는 태블릿 아래 스피커를 단 느낌이고, 하나는 가로본능 폰 느낌이다. 실제로 가로본능처럼 회전한다. 태블릿 같은 제품은 10.1인치 포털, 가로본능은 15.6인치 포털 플러스다.

 

가로본능 폰, 지금보니 정말 이상하다(이효리 말고)

 

화면을 단 이유는 페이스북 워치와 페이스북 메신저 영상통화 때문이다. 페이스북 워치는 페이스북 내 영상 서비스를 통칭한다. 폰이나 패드에서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푸드네트워크, 스포티파이, 판도라, 아이하트라디오, 뉴지(Newsy) 등의 음악 및 라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도 실행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은 아마존 알렉사를 사용한다. 질문을 하거나 타이머를 맞추고, 쇼핑 리스트를 만들고 주문할 수도 있다.

가장 특이한 기능을 꼽자면 움직이는 카메라를 들 수 있겠다. 영상통화를 할 동안 이 제품의 카메라는 사람을 따라다닌다. 즉, 좌우로 움직이는 화면을 캐치하고 항상 사람이 중앙에 있도록 한다.

이외 별도의 기능으로 화면 밖의 사람(나와 영상통화를 하는 사람)의 얼굴에 스노우나 스냅챗의 AR 효과를 입혀 구연동화를 읊거나(Story Time), 친구와 같은 음악을 틀고 영상통화를 하는 기능(Listen Together)이 있다.

 

부모되기는 힘든 일인데 할머니되기도 힘든 것 같다

 

이 제품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로 유튜브 실행이 불가능한 것을 꼽겠다. 영상은 볼 수 있지만 유튜브는 볼 수 없다. 영상=유튜브인 세상에서 유튜브가 없다면 페이스북이 제안하는 영상을 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두 번째로, 페이스북 메신저 영상통화 경험이 스마트폰을 들고 하는 것보다 특별히 나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가족적 분위기를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이 경험은 조금 다르다. 안정적이고 큰 화면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정적이고 큰 화면으로 하는 영상통화는 집에 있는 아이패드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스피커나 마이크의 품질 면에서는 페이스북 포털이 조금 더 강점이 있을 수도 있겠다. 단순히 영상통화뿐 아니라 스튜디오가 필요 없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기기로 만들었으면 어떨까 하는 느낌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또한 여러 문제가 있다. 검색할 수 있는 가짓수가 적으며, 앞으로의 확장성을 기대할 수 없다. 구글 홈이나 홈 허브는 사용함에 따라 새로운 기능이 계속해서 늘어나지만, 페이스북 포털에 그런 가능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도시락 위에 갤럭시 탭 얹은 느낌의 구글 홈 허브

 

다만 음성으로 스마트홈 사용을 목적으로 한다면 나쁘지 않다. 구글 홈 허브는 AI 스피커에 화면과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제품으로, 구글 어시스턴트로 조작하는 스마트홈 가전들을 조정하거나, 현재 상태를 대시보드로 보여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알렉사 역시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으므로 알렉사 연동 스마트홈 가전을 사용한다면 페이스북 포털로도 제어할 수 있는 셈이다. 구글 홈 대비 알렉사 지원 스마트홈 기기는 찾아보기가 쉽다. 인터넷 서핑으로 하염없이 떠돌 필요 없이 아마존에서 검색하면 되기 때문.

 

에코 쇼는 비교적 과거의 제품 같은 느낌이다

 

페이스북 포털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는 딱 한 종류다. 아마존이 만드는 에코 쇼(229~234달러)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한국에는 아마존이 진출하지 않았으므로 한국 소비자에겐 그마저도 해당 사항이 없다. 페이스북 포털의 가격은 199달러·349달러다. 애석하게도 구글 홈 허브(7인치, 149달러)보다 비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