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AI 시대를 대비한 인공지능 융합은?

지난 2012년 글로벌 이미지 인식 경진대회인 ILSVRC(Imagenet 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 이하 이미지넷)에서 토론토 대학이 84%라는 놀라운 정답률을 기록하고,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에서 이긴 이후 인공지능(AI)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딥러닝의 등장이 이같은 AI 혁신을 이끌었다.

그러나 딥러닝도 약점은 있다. 딥러닝을 위해서는 대규모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 데이터에는 사람이 일일이 정답 라벨을 붙여야하는 경우가 많다. 분야마다 특화해서 개발해야 하며, 학습 후 내놓은 결과를 설명하지 못할 때도 많다. 편향된 데이터로 인해 결과가 오염되는 사례도 자주 나타난다. 아마존이 최근 인공지능 기반의 채용 시스템을 마련했는데, 여성보다 남성 지원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 폐기됐다.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딥러닝 이후의 AI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18일 대한전자공학회는 서울대학교 글로벌컨벤션프라자에서 ‘포스트(Post)-AI를 대비한 인공지능 융합 심포니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학계와 산업계에서 포스트-AI를 대비한 연구결과들이 발표됐다.

심포짐엄의 문을 연 것은 카이스트 신진우 교수였다. 신 교수는 딥러닝 알고리즘이 많은 파라미터를 요구해 처리 속도가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KAIST 신진우 교수

신 교수는 하나의 모델을 다양한 리소스에 적용하는 방법 ‘애니타임 신경 예측’을 제시했다. 필요한 리소스가 부족하더라도 그 상황에 맞는 결과를 내놓는 방안이었다. 신 교수는 이 연구를 동영상 전송에 응용했다. 동영상 전송을 위해 네트워크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품질이 높은 영상을 전송하는 것이 목표다. 신 교수 연구팀은 심층신경망(DNN) 분석에 클라이언트의 GPU 파워를 활용하되, 전체 DNN을 다 보내기 전에 주어진 리소스에서 영상의 품질을 개선토록 했다. 신 교수는 “DNN을 조금만 받아도 이익이고, 더 많이 받으면 이익이 커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동영상을 전송하면, 영상을 전송받으면서 화질이 점차 좋아진다.

네이버에서 AI 플랫폼 클로바 개발을 이끌고 있는 강인호 박사는 AI 기술을 응용해 네이버가 펼치고 있는 서비스와 비전을 소개했다.

네이버 강인호 박사

강 박사는 “산업계는 AI를 바라보는 접근이 학계와는 조금 다르다”고 운을 뗐다. 강 박사에 따르면, 산업계에서는 AI를 복잡한 이론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AI란 뭔가 좀 똑똑한 것”이다. AI라는 의미를 ‘스마트’와 비슷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 이용자를 잘 알아가고, 점점 더 이용자의 상황에 맞는 정보를 알아가는 것이 AI로 생각한다.

강 박사는 네이버 AI의 목표에 대해 질문자가 두루뭉술하게 질문을 해도 정확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식인에 아래와 같은 질문이 있다.

“팝송 제목 알려주세요. 앨범 재킷 사진이 기억나는데 전체적으로 붉은색 느낌이고 외국 여성 분이 눈 내리깔고 있었고, 흑인분이었던 것 같고. 노래시작은 여자목소리로 ‘으허으흠 불마스토리 으흐흠 저스트 어쩌고. 엄청 유명한 노래인제 제목을 모르겠어요. 노래 뒤에 랩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질문에 다른 이용자는 리한나 5집 앨범에 수록된 Love The Way You Lie라는 곡이라고 답을 달았다. 질문자는 이 답변을 채택했다. 과연 인공지능은 이런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을까?

강 박사는 네이버가 이런 기술에 상당한 진보를 이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해커와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라는 질문을 하면 ‘더 시그널’이라는 답을 AI가 내놓는다.

강 박사는 “네이버 클로버는 네이버의 검색 데이터와 라인의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면서 “지식iN에서 답변을 하는 AI 봇인 지식i가 지식iN내 최고등급인 ‘절대신’에 올랐다”

자랑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홍태화 수석은 모바일 카메라에 탑재된 빅스비 비전을 소개하고, 모바일 환경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향후 어떤 전망을 갖고 있는지 다뤘다. 모바일 프로세서의 딥러닝 가속 프레임워크가 도입되면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의 AI 학습이 가능해졌다고 홍 수석은 전했다.

한국뇌연구원 김진섭 박사는 전자현미경으로 촬영된 고해상도 대용량 신경 영상을 합성곱 신경망 인공지능과 신경회로의 구조를 파악하고 신경연산 기전을 밝혀낸 연구를 소개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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