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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11일부터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베타)을 선보였다. 네이버 킬러 콘텐츠인 뉴스를 메인화면에서 뺀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이제 네이버뉴스는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서 오른쪽으로 한번 스와이프 해야 볼 수 있다.

네이버 창립 이후 최대 규모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다. 네이버 모바일 앱 이용자는 3000만명에 달하는데, 이 많은 사람들을 완전히 새로운 UI에 적응시키겠다는 생각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엄청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네이버는 왜 이와 같은 위험성을 감수하고 뉴스를 모바일 메인에서 뺐을까?

네이버의 새로운 모바일 메인 화면

1. 독이 든 성배 ‘뉴스’

뉴스는 네이버 모바일의 킬러 콘텐츠다. 뉴스를 보기 위해 네이버 모바일 앱을 실행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PC웹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네이버는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는데, 뉴스라는 킬러 콘텐츠를 적절히 활용해 모바일에 안착했다.

그러나 뉴스는 독이 든 성배와 같았다. 뉴스 유통 서비스를 독점하게 됨에 따라 위협요소도 커졌다. 정치적인 시비가 끊이질 않았고, 언론과의 관계도 나빠졌다. 네이버뉴스 편집자의 선택에 따라 여론이 출렁일 수 있다는 건 회사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7개의 뉴스(2개의 사진뉴스 포함)와 20개의 실시간급상승검색어가 첫 화면에서 3000만명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현상에서 고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거의 전국민이 네이버가 선택한 7개의 기사를 보게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의미다. 실제로 드루킹의 뉴스댓글 공감수 조작사건도 전국민이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보는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네이버뉴스에 너무 집중하지 않기를 바랐고, 이것이 모바일 메인에서 뉴스를 삭제한 계기가 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2. 네이버, 뉴스 편집을 포기하다

이번 개편에서 뉴스에 또다른 변화가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뉴스편집을 포기했다. 네이버 메인에서 오른쪽으로 한번 스와이프하면 뉴스판 두 개가 나오는데, 하나는 이용자들이 선택한 언론사의 기사들이며, 또 하나는 인공지능 추천엔진이 이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고른 기사들이다. 네이버 뉴스 편집자는 더이상 모바일 화면의 뉴스를 편집하지 않는다.

사실 결정적 사건이 하나 있었다. 2016년 10월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네이버 스포츠 담당 간부에게 “연맹 비판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재배치해 달라”고 요청했고, 네이버스포츠 팀이 이를 받아들인 일이 세상에 드러났다. 비록 스포츠 섹션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정치 뉴스도 정권 등의 입김에 따라 언제든 편집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는 네이버뉴스 편집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사건이었다. 네이버는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다. 결국 이해진 창업자가 지난해 국정감사에 나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했다. 이 사건 이후 네이버는 휴먼 리스크를 깨달았다. 뉴스 편집자의 자의적 판단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무너진 신뢰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길이었다.

3. 10~20대를 잡아라!

사실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를 뺀 것은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계산도 있다. 뉴스는 3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콘텐츠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올드’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하다. 10~20대에서 네이버 이용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네이버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네이버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뉴스를 메인페이지에서 빼고 ‘그린닷’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UI를 도입했다. 그린닷은 네이버 앱 하단에 있는 원형 모양의 버튼으로, 이용자의 상황에 맞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

김광현 네이버 서치앤클로버 리더

김광현 네이버 서치앤클로버 리더는 이에 대해 “저도 처음엔 새로운 모바일 메인이 어색한 느낌이 있었는데, 뉴스를 소비하지 않는 계층에서는 깨끗하고 좋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성숙 대표도 “그린닷 초안은 올해 2~3월부터 얘기가 시작됐고, 10대~20대 유저들의 이용률이 급락 등의 상황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그린닷을 통해 뉴스 이외도 다른 자사의 서비스를 전 연령층에 쉽게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